'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라운드 인터뷰 / 사진: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tvN 제공

'전미도의 발견'이라는 극찬이 쏟아진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 이어 안방극장 시청자까지 사로잡은 그다. 그런 그가 의사 가운과 안경을 벗고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마주 앉았다.

전미도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채송화를 맡았다. 채송화는 신경외과 교수이고, 병원 내에서도 인망이 높은 인물. 디스크를 앓고 있으면서도 열 시간이 넘는 수술도 정신력으로 버텨내는 강철 멘탈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뇌를 다뤄야 하기에 예민할 법도 하지만,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환자들에게 정을 쏟는다. 라운드 인터뷰에서 전미도는 작품과 현장 분위기, 남편의 반응 등을 언급하며 '채송화'와 전미도를 오가는 이야기를 펼쳤다.

Q. '채송화' 역과 찰떡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실제 전미도는 어떤 사람인가?

송화가 환자들을 대할 때 진정성이 있는 면이라든지 책임감 있게 환자를 끝까지 보는 모습 같은 믿음직스러운 의사의 모습이 배우로서 제가 작품을 대할 때와 비슷한 것 같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저를 선택해주신 분에게 실망 드리고 싶지 않아서 믿음을 주고 싶었다. 자신 있게 성실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배우로서는 나름대로 성실하다. 그런 게 송화하고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말투와 목소리를 가진 거 아닌가 생각한다. (송화가) 굉장히 활동적인 것과는 정반대다. 저는 정적이고 사색하는 걸 좋아한다. 송화처럼 캠핑 가는 건 절대 못 한다. 저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다.

Q. 극 중 '채송화'는 음치다. 실제론 탄탄한 가창력을 가졌는데 어떻게 음치 연기를 소화했나.

이우정 작가님이 '음치로 가도 재밌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더라. 노래 잘하는 사람 데려다 놓고 노래 잘하면 뻔하다고 생각했다. 매회 조정석처럼 노래했으면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완벽해 보이는 인물에게 정반대의 모습이 있다는 게 되게 매력적이라고 느껴져서 그게 또 뮤지컬 팬들한테는 재미있지 않을까. 그리고 음치인 척하면서 장난으로 놀고는 했었는데 이렇게 음치 역을 하게 됐다. 신기하다.

Q. OST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로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소감이 어떤가. 앞서 '아로하'로 음원 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정석의 반응은?

온 우주가 저를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 캐릭터 콘셉트가 음치라는 것 때문에 반전의 효과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좋게 봐주시는 것 같고, 진짜 신기하다. 드라마 오디션붙은 것처럼 놀라웠다. 동료 배우분들이 놀린다. '너가 뭔데 아이유를 이기냐'고 하더라.

제가 부른 노래가 '아로하' 만큼 알려진 노래는 아니지만, 조정석 오빠는 1위를 한 상태라서 부담이 됐다. '차트에도 진입 못 할 것 같은데'라고 걱정했는데, 그때 오빠가 '내가 촉이 좋은데 잘 될 거 같다'고 하더라. 진짜로 그 말대로 됐다.

Q. 율제병원 5인방은 사회생활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들 같다.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다. 캐릭터 리얼리티에 대해 5인방끼리 나눈 이야기가 있나.

저는 이런 사람이 많지 않을 뿐이지 아주 없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작품에서는) 그런 사람을 너무 모아 놓은 것 같긴 하다. '(시청자들이) 저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주시는 게 정답인 것 같다. 그런 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순간들이 있다. 일할 때는 완벽한 모습이지만 허점투성이다. 아직도 40세가 넘었는데 머리 잡고 싸운다든지 밥 많이 먹겠다고 빨리 먹고, 그런 부분으로 균형을 맞추면서 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Q. 율제병원 5인방 '99즈'와 케미가 대단하다. 실제 배우들은 어떤가.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거랑 실제랑 차이가 별로 없다. 촬영 끝나고도 '우리 연기 제대로 한 거 맞아?'할 정도로 온앤오프가 크게 다르지 않다. 촬영 외에도 저희끼리 만나려고 애를 많이 쓰고 그렇게 친분 쌓아가고 있다. '99즈' 다른 배우들도 실제와 비슷하다.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캐릭터의 특징을 갖고 있다. '너 지금 말하는 거 준환이 같았어' 이러면서 비슷한 면이 많다고 놀라곤 한다.

Q. 작품 속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대사가 있나.

치홍이한테 '이 일이 힘은 드는데 하다 보면 익숙해져'라는 대사가 치홍이와 처음 찍은 신이다. 서로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해서) 잘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막상 보니 위로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후배들한테 그 말이 엄청 큰 위로가 됐을 것 같다. 참 멋있는 대사 같다.

Q. 드라마 출연에 대한 실제 남편의 반응이 궁금하다.

제 남편은 생각보다 객관적으로 본다. 드라마를 원래 많이 보는 사람이 아닌데, 집에 가면 항상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더라. 남편이 준환이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준환이는 남편과 완전 다른 이미지다. 매체 연기 넘어올 때 응원도 많이 해줬다. 남편 응원 없이는 하기 힘들었고, 남편이 다 이해해줘서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서 되게 많이 힘이 되어 줬다.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전미도의 다음 목적지는 '무대'로 정해졌다. 오는 6월부터 '어쩌면 해피엔딩' 무대에 서게 된 것. 그의 목적지가 어디든, 이제는 믿음이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채송화를 보여준 것처럼 작품 속에서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설렘을, 그리고 때로는 용기를 줄 전미도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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