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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윤지온, 언뜻 보면 신예? 알고 보면 스펀지 소화력
*[신스틸러]는 강렬한 존재감으로 신(scene)을 사로잡은 스타, 혹은 라이징하고 있는 신(新) 배우들을 조명합니다.
최근 월화수목금, 무려 5일간 안방극장에 출석 도장을 찍은 배우가 있다. 풋풋한 이미지에 댕댕미까지 갖춘 윤지온이다. 윤지온은 올 한해 4개의 작품으로 시청자를 맞았다. 여기에 하반기에도 또 대작 출연을 앞두고 있다.
언뜻 보면 신예처럼 느껴지지만, 두 작품에 동시에 출연하면서도 이질감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그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작품과 캐릭터에 녹아들었다는 뜻일 터다.
◆ 데뷔 5년 차에 만난 '미스터 션샤인'…첫 주연작 '은주의 방'까지
2013년 데뷔한 윤지온은 연극, 뮤지컬 무대와 더불어 매체 연기를 통해 꾸준히 연기 경험을 쌓았다. 드라마 '기적', '우리 갑순이', '비밀의 숲' 등에서 짧은 연기를 보여준 윤지온은 2018년 '미스터 선샤인'에서 앳된 학도병으로 출연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극 중 이병헌의 의병 제자로 출연한 그는 작품 최종회에 등장해 오히려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후 '여우각시별'에서는 보안검색 요원으로 출연해 '미스터 션샤인' 에 이어 혈기왕성한 청춘 캐릭터를 소화했다.
2018년은 윤지온에겐 중요한 해다. '미스터 션샤인'으로 얼굴을 알렸고, 첫 드라마 주연작 '은주의 방'까지 만났기 때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은주의 방'에서 윤지온은 류혜영, 김재영과 삼각 러브라인을 펼쳤다. 특히, 멍뭉미 매력을 가득 발산하며 연하남으로 여성 시청자를 매료하기도 했다.
◆ '멜로가 체질', 위기를 기회로
이듬해에는 많은 이들이 인생작으로 꼽는 '멜로가 체질'에 합류했다. 그가 맡은 '이효봉' 역은 당초 배우 오승윤이 낙점된 자리였다. 하지만 오승윤이 음주운전 방조죄로 입건되면서 급하게 윤지온이 그 자치를 대체했다. 논란이 있던 자리였지만, 결과적으로 '멜로가 체질'은 윤지온에겐 득이됐다.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에 함께할 수 있었고, 전여빈, 천우희, 한지은 등 연기 스펙트럼이 넒은 배우들과의 현장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세 여성 캐릭터와 남매 케미를 발산하면서도 자유로운 청춘의 모습을 연기해 호평을 이끌었다.
◆ 장르 오가며 변신 또 변신
이후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와 '메모리스트'에서는 장르적 도전에 나섰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서는 증권사 이사이자 권력과 돈을 이용해 갑질을 일삼는 악역으로 등장했고, '메모리스트'에선 막내 형사 역으로 전작과 180도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특유의 댄디한 매력으로 'VIP'에서는 대기업 후계자로 출연했고 넷플릭스 '스위트홈'에선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무명 아티스트를 연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 '월간 집→마녀식당→지리산'…2021년 열일의 해
그런 그가 올 한 해를 열일로 꽉 채웠다. 웹드라마 '이별 유예, 일주일'에서 선과 악을 오가는 신적인 존재로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끌더니, 여름엔 무려 세 작품에 동시 출연했다. 월화드라마 '월간 집'에서는 포토 어시스턴트이자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장찬' 역을 맡아 자유로운 MZ 세대의 모습뿐만 아니라 청춘의 성장사까지 그려냈다. 극 중 정건주와 함께 절친 케미를 보여주면 대형견미 시너지를 가득 풍겼다.
수목드라마 '너는 나의 봄'에서는 '메모리스트'에 이어 다시 한번 형사 역으로 나섰다. 그는 강력계 막내 형사이자 범인을 잡기 위해 위험도 무릅쓰는 열정맨 '박호'로 분했다. 하지만 괴한에게 습격을 받은 후 트라우마가 생겼고, 이를 극복하며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단단한 눈빛과 순수한 미소 덕인지, 주로 선역을 맡았던 그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선 악한 권력자를 연기했다면,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는 사랑을 배신하는 나쁜남자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극 중 안은진의 연인으로 출연한 그는 자신의 꿈을 수년간 응원하며 지지해 준 여자친구를 배신하는 캐릭터로 시청자의 분노를 자아냈다.
그렇게 평일을 내내 시청자를 만난 윤지온은 차기작 '지리산' 촬영까지 끝내고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지리산'은 이응복 감독과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자 전지현, 주지훈 등 톱 배우들이 선택한 작품이다. 윤지온은 지리산자락 마을의 주민이자 은둔형 외톨이로 분해 또 다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낼 것으로 기대된다.
때로는 잔망스럽게, 때로는 우직하게, 작품 속 캐릭터 그 자체로 존재한 윤지온. 아직도 보여줄 모습이 많은, 라이징하고 있는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