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작을 대표하는 네 명의 배우들. 제작보고회에서 각종 고생담을 이어졌다. 과연 누가 가장 고생했을까.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 중 이병헌은 '뺨'과 관련된 웃픈 고생담이 전해졌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 속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아파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병헌은 아파트 대표 '영탁' 역을 맡아 부녀회장 역의 김선영과 남다른 호흡을 맞췄다. 그 호흡 중 하나가 뺨을 맞은 것. 이병헌은 "따귀를 맞는 장면이었는데, 30년 동안 맞아본 것 중, 심지어 발차기보다 더 아팠다. 잠깐 1초 정도, 순간 기절이라는 것이 이런거구나 생각했다. 다행히 꿋꿋하게 견뎠다. 아마 정신이 나간 것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재난 영화 속 가장 재난이었던 지점.
'더 문'에서 도경수는 달 탐사를 떠났다가 예상치 못한 태양풍으로 홀로 까마득한 우주에 고립되는 선우 역을 맡았다. 김용화 감독은 “한여름에 수십 kg 나가는 우주복을 입고 공기와 바람 하나 안 통하는 공간에서 감정 신까지 훌륭하게 소화했다. 엄청나게 박수받을 만한 일이다”라고 도경수의 연기를 극찬했다. '신과 함께'에 이어 재회한 김용화 감독은 도경수에 대해 "제가 가까이서 자주 보는 아주 예뻐라 하는 배우"라며 남다른 신뢰를 전하기도 했다.
김혜수는 물 속에서 찾아온 공황을 '밀수' 팀을 통해 극복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물건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큰 판이 벌어지며 생긴 이야기를 담은 해양범죄활극. 김혜수는 조춘자 역을 맡아 수중 촬영에 임해야했다. 그는 '도둑들'에서 수갑을 찬 채로 차가 물에 잠기는 장면 촬영 당시 처음 공황을 느꼈다. 그리고 '밀수' 촬영 때도 공황이 찾아왔다. 김혜수는 "수중세트에서 물을 내려다보는데 공황이 오더라. 나 큰일났다 싶더라. 여기에서 그만둬야하나 생각이 들었다. 한명씩 배우들이 들어가는데 너무 잘하더라. 그걸 보면서 흥분하고 환호하다가 공황에서 벗어났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류승완 감독과 제작진의 배려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정우는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촬영한 이후, 모로코로 넘어가 약 5개월 동안 '비공식 작전' 촬영에 임했다. 해외 촬영 일정이 길어지며 음식 등 어려운 지점이 있었지만, 하정우는 사전에 공수해간 김치와 타고난 요리 실력, 주지훈의 요리 등으로 불편함 없이 지냈다. 하지만 피랍된 동료 외교관을 구하러 간 이야기에서 고된 장면이 빠질리 없었다. 김성훈 감독은 "하정우가 옥상에서 돌아보는 장면이 있는데, 샤워기에서 물을 뿜는 것처럼 '사람 몸에서 저렇게 물이 나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배우들의 고생은 스크린에 '리얼함'으로 고스란히 담겼다. 올 여름 재난 상황, 외국, 바다, 그리고 달까지 다양한 색의 작품들 속에서 명배우들의 연기 열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오는 7월 26일 개봉하는 '밀수'를 시작으로 8월 2일 '더 문'과 '비공식 작전'이 나란히 개봉하며, 8월 9일에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