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캐릭터를 위해 장발에 도전해 '남자는 머리빨'이라는 말을 무용지물로 만든 스타들. 아무나 어울리기 힘든 장발을 자신만의 매력으로 완벽히 소화하며 극 몰입도를 높인 배우들이 있다. 

(왼쪽 위부터) 배용준-원빈-이준기-장동건-송중기-박보검 / 사진: 각 드라마, 영화 제공

'겨울연가'(2002)에서 귀를 덮는 장발로 부드러운 매력을 뽐냈던 배용준은 '태왕사신기'(2007)에선 더 길어진 장발을 휘날리며 고구려 장수로 완벽 변신했고, 영화 '아저씨'(2010)의 원빈은 내추럴한 펌이 더해진 장발로 '리즈 갱신'이라는 말을 자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데뷔 후 장발로 출연한 작품이 많았던 이준기에 이어 최근에는 '아스달 연대기'에서 호흡을 맞춘 장동건과 송중기까지 장발에 도전하며 장발 미모를 뽐냈다.

자칫 잘못하면 덥수룩한 머리로 비호감이 될 수 있는 장발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든 남배우들. 그중에서도 2019년 드라마 속 장발로 변신한 스타들을 소개한다.

◆ '나의나라' 양세종, "빨리 머리 자르고 싶어요"

양세종, 헤어스타일 변신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에 출연 중인 양세종은 이번 작품을 위해 1년 1개월이나 머리를 길렀다. '나의 나라'에서 이성계의 휘하로 북방을 호령했던 장수 서검의 아들 '서휘' 역을 맡았다. 서휘는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진 인물로, 나락 속에서도 굳건히 버티며 살아간다. 무사 역으로 액션을 펼치고 있는 양세종은 지난 2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머리 기르는 데 1년 1개월 정도 걸렸다"며 "밥 먹을 때와 운동할 때 많이 불편해서 팔찌로 머리를 묶고 다닌다. 작품 끝나면 바로 머리를 자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발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던 그와 달리 시청자들은 양세종의 긴 머리를 찬성하는 분위기다. 극 중 양세종이 긴 머리를 묶고 다정히 웃을 때 '청순미 만렙'을 찍은 것. 또한, 액션 신에서는 흩날리는 머리로 야성미까지 더해지니 안방극장을 환호케 할 만하다.

◆ 여자보다 더 예쁜 '조선로코-녹두전' 장동윤

장동윤, 여장남자 캐릭터 위해 장발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KBS 2TV 월화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역대급 여장'으로 안방극장을 매료하고 있는 장동윤도 있다. 작품 속 그는 과부촌에 여장을 하고 잠입한 '전녹두'로 분해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비주얼을 뽐내고 있다.

데뷔 초부터 훈훈미, 소년미, 멍뭉미로 사랑받은 그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당시, 그간의 이미지와 여장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체중 감량 후 젖살이 빠져 더 날렵해진 턱선을 자랑하게 됐고, 캐릭터 소화를 위해 적절한 목소리 톤까지 잡아내며 '여자보다 더 예쁜 여장남자'를 완성했다.

◆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정경호, 스타 작곡가 느낌 물씬

정경호, 헤어 변천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정경호는 아티스트적 감성이 물씬 풍기는 장발로 변신했다. 지난 9월 종영한 tvN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에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스타 작곡가 '하립' 역을 맡아 장발에 도전한 것. 그는 도도하고 시크한 매력을 가진 하립을 연기하기 위해 헤어스타일뿐 아니라 패션까지 화려함으로 중무장 했다. 부드러운 이미지 덕일까. 정경호의 장발 변신은 전혀 이질감이 없었고, 네티즌들 역시 '헤완얼'(헤어스타일의 완성은 얼굴)이라며 호평을 보냈다.

특히,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박성웅에 따르면 정경호는 장발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박성웅은 "하립이 스타 작곡가라 그런지 항상 머리에 촉촉하게 뭘 바르고 옷도 화려하다"며 "톱스타 역인 저보다 더 화려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 '검법남녀 시즌2' 노민우, "전역 후 머리 기르고 싶었어요"

노민우, 전역 후 장발로 복귀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노민우는 전역 후 '귀공자' 비주얼로 돌아왔다. MBC '검법남녀 시즌2'에서 의사와 살인마를 오가는 이중인격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그간의 연기 스타일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안방극장의 호평을 받았다. 그의 연기 변신을 돋보이게 한 것은 단연 장발.

최근 공개된 인터뷰에서 노민우는 "군대에서 워낙 짧은 머리로 오래 있다 보니 제대 후에는 무조건 머리를 기르고 싶었다"며 "한창 머리를 기르던 중에 감독님과 미팅을 했는데 당시 제 스타일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셨다. 덕분에 큰 변화 없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장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자발적으로 머리를 기른 노민우는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하며 공식 석상에서도 '현실판 테리우스'로 활약 중이다.

◆ 아내 유진도 반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기태영표 장발

기태영 장발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4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화려하게 안방 복귀에 성공한 기태영. 그는 복귀작 KBS 2TV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장발로 여심을 저격했다. 그가 연기한 출판사 편집장 '김우진'은 까칠하고 차가운 성격의 인물로, 극 중 '강미혜'(김하경)을 만나면서 따뜻한 남자로 변해간다.

그는 공백기 동안 기른 헤어스타일이 캐릭터 소화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종영 인터뷰에서 기태영은 "조정선 작가님께서 쉬는 시간 자연스럽게 기른 제 머리를 보고 '딱 우진 같다'고 했다"며 "그 덕에 캐릭터 표현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도 머리를 잘랐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과 장발이 좋다는 사람이 반반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가장 멋지게 보여야 할 아내 유진의 반응도 덧붙였다. 그는 "유진이 장발을 좋아했다. 콩깍지가 씌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제 다양한 모습을 좋아해 주는 것 같다"며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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