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배가본드' 이승기, 배수지가 새로운 인생 작을 예고했다.

16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는 SBS 새 금토드라마 '배가본드(VAGABOND)'(극본 장영철·정경순, 연출 유인식)의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승기, 배수지, 신성록, 문정희, 황보라가 참석했다.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배가본드'는 가족도, 소속도, 이름도 잃은 방랑자(Vagabond)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에 관한 이야기로, 미스터리와 첩보, 멜로와 휴머니즘이 치밀하고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유인식 감독은 "한 마디로 흥미진진한 드라마"라며 "다음 회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소개했다.


어느 날, 스물 다섯명의 어린이 태권도 시범단이 탄 민항 여객기가 추락되면서 '배가본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국가 측은 이를 기체 결함이라고 발표했지만, 이 사고로 11조원에 달하는 차세대 전투기 시스템 사업을 따낸 방위산업체가 있고, 이들은 현직 대통령과 긴밀한 커넥션이 있다. 이 사고로 조카를 잃게 된 '차달건'은 이를 '테러'라고 주장했고, 국정원 내 대통령의 비선조직들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이 사내를 쫓고, 방위산업체에 고용된 킬러 역시 이 남자를 제거하기 위해 나선다.

극 중 '차달건'으로 분하는 이승기는 "처음 섭외 당시 밀리터리에 심취해 있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정말 큰 작품에 캐스팅됐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벅찬 감정을 드라마에 열정으로 녹여냈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 다양한 액션 연기를 소화한 이승기는 "정말 액션 장르에 충실한 드라마다. 16부작 내내 액션 신이 나온다. 몸으로 하는 액션도 있지만, 카 스턴트 신, 총격 신 등 다양한 것이 복합적으로 나온다"라며 "여타 액션 영화 등은 훈련받거나 스페셜 요원이 등장하는데, 저희 드라마의 경우, 민간인이 조카가 추락 사고를 겪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감독님께서는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면 안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오토바이 신 등이 있었는데, 만약 조카가 사고를 당한다면 뛰어가게 되고, 오토바이를 타거나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줄 것 같지 않다고 해서, 그런 감정이 느껴지는 액션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라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배수지는 주 모로코 한국 대사관의 계약직 직원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국정원의 블랙요원인 '고해리'로 분한다. 차달건의 조카가 남긴 동영상에 있는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을 본 그는 '양심'과 '현실' 사이에서 인생을 건 중요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처음 대본을 받고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운을 뗀 배수지는 "첩보 액션 장르를 해본 적이 없어서 호기심과 설렘이 생겼다. 고해리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작품을 꼭 하고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극에서는 성격도 취향도, 일처리 방식까지 모든 것이 안 맞지만 서로를 도우며 단점을 보완하며 환상의 콤비가 되어가는 '차달건', '고해리'의 이야기가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배수지와 이승기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앞서 두 사람은 '구가의 서'를 통해 좋은 호흡을 보여준 바 있기에 이번 작품에 쏠리는 기대가 커진다. 배수지는 "6년 만에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그때 보다 더 좋은 호흡으로 훨씬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라며 "촬영 전 다 같이 모여서 액션 스쿨을 다녔고, 기본기를 열심히 다졌다. 같이 체력 단련을 하면서 더 돈독하게 액션 준비를 했다"라고 이승기는 물론,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 역시 자신했다.

또한, 극의 관전포인트로 "성장해가는 해리의 모습을 기대해달라"라고 말한 배수지는 "유인식 감독님을 비롯해 다른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극 중 해리가 성장하는 것처럼, 저도 연기적인 부분에서 고민하고 성장하는 것들이 드라마에 잘 보이면 좋겠다"라고 전해 그가 어떤 연기를 펼칠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국정원 감찰팀장 '기태웅'은 신성록이 맡는다. '정국표'(백윤식)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정원은 파벌 싸움과 알력 다툼으로 갈라지고, 진짜 요원들은 한직으로 밀려난다. 그 또한, 포지션이 위태롭던 상황 속 비행기 테러의 공범을 잡기 위해 모로코로 급파, '차달건'(이승기)과 만나게 된다. 신성록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인 것은 물론, 이야기 자체에 끌렸다"라며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요소들이 많아 작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극 중 '국정원 요원'인 만큼, 실제 국정원 직원과 만나기도 했다며 신성록은 "함께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받은 명함이 본명이 아닌 그런 경험들을 통해 일부는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라며 "사실 연기 고민을 승기 씨, 수지 씨 같은 동생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이번 캐릭터가 어려웠다. '기태웅'은 내면적이고 제 팔다리를 잘라야 하는 역할이었다. 그게 굉장히 힘들었고, 고민의 시간이 많았다. 제가 처음 생각한대로의 캐릭터면 덜 단단해보였겠지만, 유인식 감독님께서 제가 뭘 하려고 하면 잘라내서 지금의 캐릭터를 만들어주셨다. 덕분에 잔가지 없이 단단한 캐릭터가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문정희는 존엔마크사의 아시아 담당 사장이자, 무기 로비스트 '제시카 리'로 분한다. 11조원에 이르는 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위해 라이벌인 다이나믹시스템 코퍼레이션의 산하 그룹 'D.K.P'의 수장 '에드워드 박'(이경영)과 국방부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벌이는 인물. 문정희는 "비밀을 가진 로비스트 역할인데, 남자들의 세계에 들어가서 유리천장을 깨는 그런 역할이라 매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극 중 악역은 아니지만, 이승기-배수지와 대적할 수밖에 없던 사연이 있다. 입을 열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은데, 보시면 아실 것 같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여기에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 인사하고 사려 깊은 이미지로 알려졌지만, 끝을 모르는 탐욕의 소유자인 '정국표'를 맡은 백윤식, 정국표의 치명적인 단점을 교묘하게 숨겨 대통령까지 오르게 한 숨겨진 연출자인 국무총리 '홍순조'를 연기하는 문성근, 청와대의 민정수석실 비서관 '윤한기'로 분하는 김민종 등 청와대 사람들을 비롯해, 국정원 심리정보국장 '강주철'을 맡은 이기영, 국정원 7국장 '민재식'으로 분하는 정만식, 국정원 7국 직원 '공화숙'의 황보라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조연 라인업을 완성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더 커진다. 

게다가 사전 제작 기간만 약 1년에 달할 정도인 만큼, 엄청난 대작의 탄생을 예고한다. 작품의 주역으로서 이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묻자 배수지는 "모든 작품을 할 때마다 부담감이 따라오지만, 좋은 스태프 분들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1년 동안 촬영한 만큼, 잘 마칠 수 있었다"라고 답했고, 이승기는 "부담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께서 완벽한 현장을 주비해주셨다"라며 "촬영 내내 저는 제가 맡은 '차달건' 역할에만 집중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안정감을 느끼며 촬영할 수 있었다"라고 말해 완성도 높게 탄생할 '배가본드'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진다.

한편 SBS 새 금토드라마 '배가본드'는 오는 20일(금) 밤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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