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배우 설경구 / 쇼박스, 조선일보일본어판DB


배우 설경구가 훗날 자신의 늙은 모습은 "나의 독재자의 성근일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설경구. 그는 9월 7일 개봉하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읽어가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로 완벽하게 변신한다.

그는 원작과 같이 70대 노인 연기를 위해 분장에 의존하기 보다 실제로 늙어가기 위한 혹독한 트레이닝을 감행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50대 후반 쯤 생각했다. 그런데, 원 감독은 그냥 제 나이에 맞게 40대 후반으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며 "소설은 70대 후반이니 그렇게, 가깝게 가겠다고 했다. 특수분장 이야기도 나왔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이어 "과거 '나의 독재자'처럼 제 스스로를 억지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실제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 목젖이 많이 쭈글거리지 않냐. 살을 빼도 그걸 드러내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감독에게 '한번 늙어 볼게요'라고 일단 결심을 하고, 그 후로 촬영전까지 별 다른 훈련 없이 땀복만 걸치고 살을 쭉쭉 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촬영감독이 테스트 촬영을 하면서 설경구의 모습을 보고 "목이 정말 쭈글거리네요."라고 했단다. 설경구는 "'나의 독재자'의 성근이 훗날 제 늙은 모습과 흡사할 거 같다, 왜냐. 이번 병수처럼 볼품없이 깡마르게 늙고 싶지는 않다."고 웃었다.

설경구가 열연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소설가 김영하의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담았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로 <세븐데이즈> <용의자>를 만든 원신연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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