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수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서은수가 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최고 시청률 45.1%)을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질투의 화신'(2016)에서 중국 연변 출신의 표나리(공효진) 새엄마 리홍단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낭만닥터 김사부'(2016), '듀얼'(2017)을 거쳐 '황금빛 내인생'까지 조·주연을 떠나 매력적인 캐릭터로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화제성을 겸비한 작품에 연달아 캐스팅된 서은수는 자신의 강점으로 "선한 인상"을 꼽았다. 서은수는 "오디션을 볼 때 '선하지만 강단 있어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이 에너지로 뭐든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뽑아주신게 아닐까요? 저도 신기해서 '왜 저를 뽑으셨어요?라고 물어보면 '사람한테 오는 에너지를 믿는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세요"라며 웃었다.

지금까지는 매 작품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 출연하게 됐다는 서은수는 딱히 오디션 노하우는 없다고 했다. 그는 "연기와 토크? 이야기를 엄청 오래 나눠요. 이 작품을 꼭 해야 한다고 간절하게 말하곤 하는데 이런 마음이 전달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브라운관뿐만 아니라 CF에서도 줄곧 등장해 '박카스녀' '듀오녀'로 불린 서은수는 "열심히 할 테니까 불러주시면 맨발로 달려갈게요"라며 열정을 불태웠다. '황금빛 내 인생' 이후 서은수의 차기작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서은수는 "저와 맞고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오기 전엔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래 찾고 싶어요. 채널을 떠나 연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 참여할 계획이에요"라며 향후 행보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2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진행한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종방 기념 서은수의 일문일답 인터뷰.


-요즘 인기를 체감하는지?
"크게 못 느꼈어요. 많이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시긴 하죠. (드라마 방영 전부터 다수의 CF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지금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긴 하는데, 제가 나오는 CF가 전광판에 크게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지하철을 못 타겠더라고요. 버스도 저 멀리서 다가오면 괜히 지나치게 되고. (이젠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나?) 머리카락을 최대한 귀신처럼 가리고 타요."

-가족들 반응은 어떤가?
"'이렇게 좋아할 일이 앞으로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아하시죠. 시청률 40%가 넘는 드라마에서 이름을 알리니까 친척들도 난리에요. 매주 저한테 사인을 부탁하시고, 부모님이 부산에 계셔서 사인을 퀵으로 보내드린 적도 있어요. 부모님이 좋아하시면 저도 좋죠."

-데뷔할 때 부모님이 반대했다고 하던데.
"부산에 있다 보니까 부모님에게 서울의 장벽이 높았고, 언니도 대기업을 다녀서 '왜 사서 고생하냐. 여기서 안정적으로 살면서 시집가지'라고 하셨어요. '황금빛 내 인생' 속 대사에도 나왔는데 저는 '한번 사는 인생 내 맘대로 살겠다'고 했죠. 어쩐지 그 대사가 착착 붙더라고요.(웃음) 부모님의 반대가 있긴 했지만 결국 제 고집을 꺾지 못하고 시켜주셨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늘 꿈꿔왔던 거라 배우 외의 삶은 생각하지도 않았죠."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남 앞에 서는걸 좋아했어요. 무용을 했는데 앞에 나가서 춤추는데 흥미를 못 느꼈죠. '어떻게 하면 연기할 수 있을까' 싶어서 댄스학원도 다녔고요. 끼는 많은데 보여줄 사람이 없어서 부모님 앞에서 보여줬죠. 연기를 녹음해서 들려주고, 자유연기도 준비했다고 하면서 발연기하고 그랬어요.(웃음) 부모님이 귀여우셨는지 연기학원을 보내주셔서 그때부터 배우의 길을 가게 됐죠."


-무언가를 할 때 집중해서 하는 스타일인가보다.
"하나에 꽂히면 이룰 때까지 끝까지 파는 스타일이에요. 부모님도 모니터링을 많이 해주시는데 지금도 기사를 보시면서 피드백을 많이 해주세요. 완전 딸바보예요."

-서은수가 본명이 아니더라?
"본명은 이정민이에요. 중성적인 이름이라서 회사에서 데뷔하기 전에 '서은수'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죠. 대표님이 이름을 받으러 작명소에 가셔서 어울리는 이름을 받아오셨어요. 제 이미지에 비슷한 걸 투표해서 만들었죠. '강은수'도 있었고 웃긴 이름이 많았어요. 대표님이 꼭 하자고 한 이름도 있었는데 갑자기 기억이 안 나네요.(웃음) 부모님은 아직도 예명이 아닌, 본명으로 부르세요."

-인터뷰도 잘하고 말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라디오나 토크예능 욕심은 없나?
"토크 예능도 나가고 싶긴 한데 조금 조심스러워요. 나가면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능 울렁증이 사라지면 바로 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라디오는 정말 하고 싶어요. 박카스 후시녹음을 하면서 재미를 느꼈는데 기회가 된다면 라디오는 무조건 하고 싶어요."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어제 나온 얘기인데 '황금빛 내 인생'이 끝났고 저는 어느정도 자유를 느낄 수 있는데 마음이 불안하고, 고민이 많아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네 눈을 보면 생각이 많아 보여'라는 말도 해주셨어요. 지금은 쉬면서 털어내야 하는 시긴데 '황금빛 내 인생'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건지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밝고 털털해 보였는데 고민이 많은가보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밝으려고 노력 중이죠. 생각도 걱정도 많은 편이에요. 남보다 안해도 될 걱정을 많이하는 편이에요. '즐겁게 살자'는 생각을 매일 하긴 하죠. 극 초반 지수처럼 밝고 통통튀지 않고, 차분한 성격이에요."


-요즘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 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저도 여배우로서 굉장히 안타깝죠. 더 이상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문제로 시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벌써 봄인데 연애는 안 하고 싶나?
"봄이 오니깐 벚꽃 연금 노래도 많이 나오고 연애하고 싶어요. 마음이 허해지는데 몰랐어요. 바쁘게 살아서 외로움을 무시했죠. '황금빛 내 인생'이 끝나니까 타격이 크게 오는 것 같아요."

-8개월 동안 이태환과 호흡을 맞추면서 설렌 적은 없나?
"초반에 꽁냥거리는 신을 찍을 땐 설렜죠. 설레지 않으면 나오지 않을 표정들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아요. 안 설렜다면 거짓말이죠. (소속사 대표님은 연애하라고 하나?) 절대 안 된다고 하시죠. 일에 집중하고 나중에 커서 하라고 하세요.(웃음)"

-막내동생으로 나온 신현수는 어떤가?
"촬영장에 가면 늘 웃는 얼굴로 있어요. 기분 좋게 하는 에너지가 있죠. 모든 신을 풍부하게 만드는 재능이 있어요. 대사에 쓰여있지 않은 것도 공부해오고, 한마디로 재치있고 센스있는 오빠예요."

-끝으로 앞으로의 목표는?
"'황금빛 내 인생'이 끝나고 관심을 받으면서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스스로 초조해지는 건 사실이에요. 요즘 불안함이 생기죠. 노력하는 한 해가 되고 싶어요. 좋은 작품과 제작진을 만날 수만 있다면 하루빨리 차기작에 들어가고 싶어요. (결정된 스케줄은 없는지?) 4월까지는 광고 등 밀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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