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서강준은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이라는 물음에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이다. 내 인생 첫 꿈이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고 답했다.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더스타DB


성공이 부담스러운 건 기뻐할 새도 없이 찾아드는 ‘다음’의 무언가 때문이다.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로 청춘스타 반열에 우뚝 선 서강준은 밀려드는 스케줄 속에서 여전히 고민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잠시 뒤로 한 채, 조금은 편안한 이야기로 인터뷰의 화제를 돌렸다.

지난 2013년 데뷔 인터뷰에서 서강준(22)은 “연년생인 누나와 형제 같은 사이”라고 말했다. 그때 했던 이야기를 꺼내기가 무섭게 그는 “아직도 형제 같아요”라고 했다. 오글거리는 말이 싫은 건지 시크한 말투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누나를 배려하는 모습만은 느낄 수 있었다.

“연락도 한 달에 한 번 해요. 누나가 호주에서 유학하고 있거든요. 작년에 갔어요. (동생이 잘 돼서 누나가 좋아할 것 같아요) 좋아하기도 하는데 걱정도 많이 해요. 저는 괜찮은데 누나는 아무래도 마음이 쓰이나 봐요. ‘누구나 선플, 악플이 있다’고 신경 쓰지 말고 하나하나 담아두지도 말라고 얘기하면 ‘다행이라’고 해요.”

보고 싶을 때 못 보고, 며칠 만에 보다가 몇 달 혹은 몇 년에 한 번 보는 사이가 되면 애틋해지는 게 사람이고, 가족이 아닐까. ‘그래도 떨어져 있으면 더 애틋해지지 않느냐’고 되물었더니 서강준은 “저희는 서로 ‘잘 살고 있겠지’ 해요. 둘 다 잘 지내고 있고, 형제 같은 사이라서…”라며 소리 내 웃었다.

이어 누나가 해준 말 중에 ‘가장 따뜻한 말’은 무엇인지 물었다. “용돈 줬더니 고맙다고 할 때. 그때가 제일 다정한 순간이었어요.” 연년생 남매의 솔직담백하고 귀여운 애정 표현을 확인한 순간, 이날 자리한 모두가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영상 인터뷰를 앞두고 머리를 매만지던 서강준에게 ‘누나랑 닮았냐’고 묻자 그는 오른쪽 손으로 두 눈앞을 왔다 갔다 하며 “눈매만 닮았다”고 답했다. ‘누나도 예쁘겠다’고 하자 웃음을 머금은 서강준이 말했다. “제 친구들이 안 예쁘대요.”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어서 “내 동생이 온 줄 알았다”고 하자, 또 한 번 웃음이 인터뷰실을 가득 메웠다.


“연예계 사조직? 누굴 만나도 편했으면”
93년생 동갑내기 배우 지수와 데뷔 전 단역 생활 함께해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 ”꾸준히 좋은 작품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

서강준은 올 6월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안투라지 코리아’로 차기작의 가닥을 잡았다. 서강준은 미드 리메이크 ‘안투라지 코리아’에서 아드리언 그레니어가 맡은 톱스타 ‘빈스’ 역에 캐스팅됐다.

‘안투라지 코리아’ 라인업은 화려하다. ‘시그널’의 조진웅과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 ‘응답하라 1988’의 이동휘, ‘동주’의 박정민 등이 출연을 확정했거나 물망에 올랐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초미의 관심을 끄는 화제작이다. 서강준의 행보에 청신호가 감지된다.

서강준에게 함께 연기하게 될 조진웅의 ‘시그널’은 봤는지 묻자 “한 두 화 정도 봤는데 재밌더라고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2009)에서 유학파인데 순수한 순정남을 연기하셨는데 정말 매력적이었어요”라며 다가올 조진웅과의 만남에도 기대를 내비쳤다.

햇수로 데뷔 4년 차인 만큼 그가 속한 ‘연예계 사조직’은 없는지 궁금했다. 서강준은 “없어요. ‘정글의 법칙’을 다녀와서 정글 팀하고 회식은 했는데 그게 다예요. 밖에 많이 못 나가기도 했고, 나가도 만날 사람도 많이 없어서 주로 혼자 있어요”라고 말했다.

차기작에서 만날 이광수가 속한 사조직에 송중기, 조인성, EXO 디오 등이 있다는데 그 모임은 어떤지 묻자 서강준의 두 눈이 더욱 동그래지며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다들 너무 연예인 같으세요. 저는 누굴 만나도 편했으면 좋겠어요.”


누리꾼들은 tvN 드라마 출연 배우들이 tvN 간판 예능 ‘꽃보다 청춘’에 합류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반색하고 있다. ‘응답하라 1988’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이 ‘응팔’ 포상휴가 끝무렵 나영석PD에 의해 납치돼 아무런 준비 없이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행에 반강제로 오르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선보일 꾸밈없는 모습과 네 청년의 꿀케미에 기대감을 표한 것.

‘응팔’ 차기작인 ‘시그널’ 배우들의 ‘꽃청춘’ 행을 부탁한다는 댓글이 일부 기사에 달린 것도 이와 같은 반응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에 tvN ‘안투라지’ 행을 결정지은 서강준에게 ‘꽃보다 청춘’에 출연하게 된다면 어떤 멤버들과 함께 가고 싶은지 물었다. 고민하던 서강준에게 소속사 관계자가 ‘93년생 특집 어떠냐’고 제안하자 그는 “우와! 그거 재미있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93년생 배우가 누가 있는지’ 찾던 도중 소속사 관계자가 “박보검, 유승호, 이현우, 지수”가 있다고 알려주자, 서강준은 “유승호 씨를 필두로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다 “지수는 친구예요”라고 말했다. 영화 ‘글로리데이’의 주인공인 지수와 친구인지 재차 묻는 기자에게 그는 “데뷔하기 전에 ‘아름다운 그대에게’라는 작품을 같이 했어요”라고 확인시켜줬다.

“그때 친했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겼어요. (지수 씨도 인터뷰했었는데 좋은 배우더라고요) 네. 지수도 제 얘기를 했다고 어디서 그러던데. (진작 얘기해주지 그랬어요! 지수 씨도 두 번 인터뷰했는데 몰랐어요.) 했어요~ 아마 지수도 저 알고 있을 거예요. 그 친구도 데뷔하기 전에, 저도 판타지오에 들어가기 전에 둘 다 단역 생활할 때 같이 고정 단역을 했었어요.”

조각, 조각 떨어져 있던 얘기들을 줍다 보니 어느새 인터뷰 시간이 끝나있었다. 5년 후의 야무진 목표가 궁금해 마지막 질문으로 꺼냈다. 서강준의 입에서 데뷔 때 세웠던 그 목표를 그대로 들을 수 있었다. 눈빛도 그대로였다.

“5년 후가 아니라 10년 후에도 꾸준히 작품 하고 싶어요. 제가 존경하는 하정우, 유아인 선배님도 계속 작품 하시잖아요. 선배님들을 보면 어떤 업적을 이루기 위해 연기한다기보다, 연기를 사랑해서 좋은 작품을 선보이게 되고 그 모습을 대중이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거든요. 그렇게 되는 게 저의 가장 큰 꿈이고, 이상적인 10년 후인 것 같아요.”

[인터뷰①] 서강준 "변화가 기회고 도전이에요" 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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