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식 인터뷰 / 사진: 이은주 기자, star1@chosun.com


“섹시를 어떻게 의도합니까”
‘상류사회’에서 29살 젊은 본부장 유창수를 연기한 박형식은 툭툭 내뱉는 밉상 대사도 매력적으로 포장했다. 자세히 보고 들으면 기분 나쁜 말과 행동인데 묘하게 받아들여지게 되고 결코 미워할 수도 없다. 그게 유창수의 매력이었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단골 직업 중 하나인 ‘본부장’. 누구와도 비교될 수 있고, 어떤 캐릭터도 떠올릴 수 있는 직업이기도, 캐릭터이기도 했다. 박형식은 유동적이고 쿨 한 매력을 20대 젊은 본부장 유창수에게 입혔다. 사랑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진실되고 절실하게 다가갈 줄 아는 로맨틱함도 탑재시켰다.

일각에서는 “박형식의 유 본부장 캐릭터가 묘하게 섹시하다”는 반응이 있었다. 젊은 본부장이기 때문에 영민하고 섹시하게 연출할 수 있을 거란 의견이었다. 박형식은 “섹시를 어떻게 의도합니까”라며 박장대소했다. “제가 어떻게 섹시했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주어진 상황에 맞는 대사를 자연스럽게 하려다 보니 그런 눈빛이나 행동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제가 그렇게까지 섬세하진 못해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은 배우에게서 ‘공통점’을 찾으려는 건 드라마 폐인들의 또 다른 로망이다. 박형식은 “창수와 저의 공통점이요? 애정결핍? (웃음) ‘넌 왜 나한텐 좋단 말 안 하냐’ 이런 거요. 저도 항상 확인받고 싶어해요.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하고요. 상대방이 표현을 안 하면 괜히 받고 싶고 그런 게 있잖아요”라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유창수는 여성들의 로망을 그대로 실현해준 캐릭터였고, 창수♥지이 커플은 서로에게 향할 수밖에 없는 청춘의 불완전한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틱한 러브라인이었다. 빗속 차 안 키스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베드신 등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낸 창수♥지이 커플. 반대로 박형식의 로망을 실현해 준 장면도 있었을까.

“그런 건 없었어요. 남자가 그런 로망을 꿈꾸면 이상하잖아요.(웃음) 제 로망은 하나 있어요. 여행을 가서 첫눈에 반하는 것? 소개팅이 아니라 힐링하러 여행을 갔다가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혼자 여행을 온 여자와 첫눈에 반하는 거요.”

성준, 유이, 임지연 등 또래 배우들과 함께한 시간은 박형식에겐 큰 즐거움이 됐다. 박형식은 “성준 형은 정도 많고 장난도 많이 쳐요. 저랑 만나면 제가 25살 청년, 학생 박형식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아요. 유치한 장난도 같이 치고 그게 참 행복했어요. 유이 누나는 성격이 워낙 좋고요. 지이도 성격이 완전 털털하다 보니 저희끼리 잘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상류사회’로 자신감을 얻은 박형식은 다음 작품에도 로코로 인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제가 욕심쟁이라 하고 싶은 장르가 정말 많아요. 지금 이 타이밍에서는 로코? 장난도 치고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알콩달콩한 이야기들이요. 하고 싶은 건 많지만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기다려야 할 것도 같고요”라고 밝혔다.

‘오늘을 살자, 내일은 아무도 모르니까’ 마음에 와 닿는 ‘상류사회’ 마지막 회 대사처럼 그는 오늘에 충실할까. 아니면 미래를 꿈꿀까. “막연한 꿈을 만들어놓고 많은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하죠. 이제는 좀 섬세해 져야 할 것 같은데 너무 신경 쓰다 보면 사서 스트레스를 받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좀 러프하게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한 템포 쉬어갈 줄 아는 연기자 박형식의 꿈은 성대하지도 그렇다고 소박하지도 않다. “연기하고 노래하는 게 쉬워 보이지만, 제가 어떠한 상황에 처했을 땐 연기를 못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계속 연기하고 노래하는 게 꿈이고 앞으로의 목표예요.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고요.”

[인터뷰①] 의외의 발견, 박형식과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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