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엑시트'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재난영화'와 함께 쓰이는 수식어가 '유쾌함'이라니 이렇게 낯선 조합이 있을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영화 <엑시트>를 통해서다. 조정석과 임윤아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만큼, '유쾌한 재난영화'라는 신선함이 올여름 극장가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엑시트> 제작보고회가 열려 이상근 감독을 비롯해 조정석, 임윤아가 참석했다. 이번 작품의 연출로 나선 이상근 감독은 장편 영화에는 처음 도전하는 '신예'지만, 각본부터 연출까지 모두 맡은 실력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인정받지 못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재능이 위급 상황에서 필살기로 발현되면 어떨까"라는 신선한 물음에서 영화를 시작했고, 조정석과 임윤아가 작품의 주연으로 나서며 완성도를 높였다.

이상근 감독은 "정석 씨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니까, 장면들이 구체화가 잘 됐기 때문에 꼭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윤아 씨도 신선하면서도 케미가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꿈이 현실이 되니까 믿기지 않았다"라며 "제가 복이 많은지 같이 해주셔서 좋은 작업을 했던 것 같다"고 캐스팅에 만족감을 전했다. 이어 두 배우에게 "기대 이상을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비롯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는 것들이 보였고, 두 분이 호흡이 정말 좋아서 '같이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로, 기존의 재난영화들과는 180도 다른, 신선한 매력을 예고하고 있다. 대형 쓰레기봉투, 지하철 비치 방독면, 고무장갑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품을 활용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재난 탈출기를 예고한 것.

이상근 감독은 "기존의 재난 영화에서 보여준 구조적인 문제들에서 탈피하려고 했다"라며 "우리 영화는 재난 속에서 생존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이 중심이 된다. 그들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지 방법적인 재미와 재난에서 볼 수 없는 유머 코드를 조합해서 장르적으로 볼 수 없던 색다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라며 "소재의 차별화보다는 현실에 가져올 수 있는 재난을 떠올렸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뿌연 가스와 청년 세대를 연결하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조정석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이거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재미있었고, 기존에 볼 수 없는 새로운 소재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유쾌함에 매료됐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감독님이 궁금했고, 보고싶어져서 만나게 됐다"고 작품 참여 계기를 밝혔다. 윤아 역시 "처음에 재난영화라고 해서 무겁거나 진지하지 않을까 했는데 유쾌한 장면이 많아서 매력을 느꼈다"고 답했다.


<엑시트>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엘리트나 특수 훈련을 받은 전문 요원이 아닌, 짠내 폭발 소시민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조정석이 맡은 '용남'은 대학 시절에는 왕성한 산악부 활동으로 자타공인 '에이스'로 통했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며 백수 인생을 살아간다. 온가족이 참석하는 어머니 칠순잔치를 맞이, 첫사랑 후배인 '의주'(임윤아)가 근무 중인 연회장을 찾게 된다. 칠순 잔치 중 도심 전체가 유독 가스로 뒤덮이고, 가족을 살리기 위해 온 몸을 던진다. 의주 역시 예상치 못한 재난 상황에 주변의 소품을 활용, 클라이밍 장비를 만들어 탈출을 시도한다. "쓸데 없는 취미"라며 무시당했던 산악 동아리 경험이 긴급 상황에서 재능으로 빛을 발휘하게 되는 것.

조정석은 "용남이 정말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이 와닿았다"라며 "백수로 집안에 도움은 안 되지만,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다는 그런 마음으로 접근했다.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인간으로 취급받더라도, 내 사람을 지키겠다는 마음인 것 같다"고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소개했다. 임윤아는 "정말 다양한 상황들과 매력이 담긴 영화라서 어느 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촬영을 하지 않고, 상황마다 집중해서 촬영했던 것 같다. 그렇게 고민을 하면서 밸런스가 이어질 수 있게 조율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연기에서 신경을 쓴 부분을 언급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냐고 묻자, 조정석은 임윤아를 비롯한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저희 영화가 용남 어머니의 칠순 장면부터 시작한다. 그 장면이 행복하고 즐거웠다"라며 "앙상블이라는 것이 이런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감히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임윤아 역시 "의주의 가족이나 지인은 안 나와서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현장에서 잘 챙겨주셔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라며 "특히 고두심, 박인환 선생님이 힘들 법한 촬영인데도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셔서 그 에너지를 받고 힘을 냈던 것 같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조정석과 임윤아의 액션 연기 역시 기대해 볼 포인트 중 하나. 두 사람은 대역을 최소화하고 고공 낙하 장면부터 맨손 클라이밍까지 대다수의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이에 클라이밍 스쿨은 물론, 암벽등반까지 배우며 기본 기술을 익혔다. 조정석은 "힘든 장면이 정말 많다. 고생을 많이 했다"라며 "체력적인 준비를 했는데도 촬영하면서 서로 지치고 힘들었기 때문에 서로 응원을 많이 해줬던 것 같다"고 전했고, 윤아는 "선배님이 액션신을 제 체력에 맞춰서 해주시는 등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정말 없었으면 어떻게 연기하나 싶을 정도였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처럼 노력 끝에 탄생한 영화 <엑시트>는 각종 대작 영화가 개봉하는 시기인 '여름 성수기'에 개봉하게 됐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조정석은 "떨리는 것은 당연하고, 그 전에 했던 작품들보다 애정이 큰 영화인 것은 확실하다"라며 "성수기에 개봉을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지만, 재미가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고 답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면서 "웃음과 액션 비율이 5대 5인 것 같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웃을 수 있다"고 전해 궁금증 역시 자극했다.

이처럼 신선한 재미를 토대로, 관객들에게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을 예고하는 영화 <엑시트>는 오는 7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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