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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응답하라'①] '응답하라 1997', 정은지가 성시원이 되기까지
지난 18일 '응답하라 1997' 16화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부부가 된 성시원(정은지 분)과 윤윤제(서인국 분)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훈훈한 종영을 맞았다. "누나 진짜 성시원 같다" 종영을 얼마 앞두고 인터뷰 자리에서 정은지에게 가족들의 반응을 묻자 그녀의 12살 남동생이 이렇게 말했다고 했다. 사실 인터뷰 내내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정은지'인지 '성시원'인지 구별이 어려웠다. 한 장면을 설명할 때, 그 안에 대사를 고스란히 따라 하며 말하는 정은지, 그녀의 첫 연기 도전인 성시원은 마치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처럼 20살이 된 그녀의 살아온 모든 순간이 실마리였다.
◆ "팬 여러분을 보고 배웠어요"
'응답하라 1997'에서 성시원은 H.O.T의 토니 오빠에게 목숨을 건 소녀다. 일명 '빠순이'인 시원을 준비할 때 정은지는 "자칫 잘못하면 희화화 시킨다는 반응이 나올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찾은 답은 바로 자신의 '팬'이었다. 공개방송현장에서 은지는 팬들을 유심히 봤다. 그래서 그날 팬들의 후기에는 '정은지랑 아이컨택 했다'가 주를 이뤘다고. 이에 유독 인상 깊은 팬을 물었고, 그는 "야외촬영 현장에서 한 팬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은지언니...'하시면서 갑자기 우셨다"라며 "'나를 보고 왜 울까..?'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시원이 딱 그 격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분이 잘 안 잊힌다"라며 팬의 외모까지 디테일하게 묘사했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 은지는 팬들과 마주하며 이른바 '시원이들'을 보고 있었다.
◆ "저한테도 나름 추억 있는 노래들"
'응답하라 1997'의 각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들은 90년대 라디오에서, 워크맨에서, CDP에서 흐르던 노래들이다. 드라마를 통해 다시 재조명된 곡도 있고, 정은지와 서인국이 함께 부른 O.S.T인 쿨의 '올포유(ALL FOR YOU)'나 '우리 사랑 이대로'같은 곡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학창시절 보컬 트레이너를 꿈꾸며 준비한 은지에게 90년대 노래들인 삽입곡들을 아느냐고 묻자 그는 "저한테도 나름 추억 있는 노래도 있었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서울 올라오기 전 음악 하는 애들끼리 모여 밴드공연을 할 때, 한 노래가 아주 좋아서 찾고 싶었는데 제목도 모르고 멜로디만 흥얼거릴 수 있어 안타까웠다"라며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그 노래를 드디어 알았다.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이었다"라고 곡에 얽힌 추억담을 밝혔다. 또 사준의 '메모리즈', 양파 '애송이의 사랑', 이지훈 '왜 하늘은' 등 이번 작품을 하면서 주옥같은 노래들을 더 많이 알게 됐고 듣게 됐다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 "베스트컷? 제 개인적으로 통쾌한 장면이 있었어요"
정은지에게 '응답하라 1997'의 베스트컷을 꼽아달라 하자 갑자기 눈빛이 달라졌다. "윤제랑 6년 만에 재회한 커피숍 장면이 있어요"라며 은지는 해당 장면 속, 시원과 윤제의 모든 대사를 혼자 소화했다. 그 장면의 마지막에 윤제는 자신이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거짓말한 뒤에 들통 나자 "남자친구, 여자친구 할 때 그런 친구"라고 민망해했다. 이에 시원은 "친구? 친구, 지랄하네"라고 '다 안다'는 듯 답했다. 은지는 "이 장면이 윤제가 '친구? 지랄하네'라고 절교선언을 한 6년 전 노래방 장면과 겹쳐진다"라며 "너무 통쾌했다. 시청자분들은 다 알고 보시니까 시원이를 나쁜 애로 본다. 하지만 솔직히 시원이가 무슨 죄가 있나, 진짜 너무 친하게 지내고 가족 같던 친구의 확 달라진 행동에 정말 낯설고 당황스러웠을 거다"라며 속상했던 심정을 고스란히 전했다. "자기 마음만 고백하고, 시원이 마음은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사라져버리고, 시원이가 너무 불쌍했다"라며 정말 억울해하며 말하는 은지에 듣는 이는 고개를 끄덕끄덕 할 수 밖에 없었다.
◆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
O.S.T가 큰 주목을 받았던 만큼 정은지가 앞서 꼽은 명장면 속 배경음악을 고른다면 어떤 곡을 고를지 궁금했다. 은지는 "아이고, 이거 인터넷 찬스 쓰고 싶다. 이거 진짜 너무 잘 얘기하고 싶다"라며 이내 가수의 모습으로 돌아와 눈빛을 반짝였다. 종이와 펜까지 챙겨 들고 후보곡을 정하면서 "다시 사랑하는 그런 느낌이 전해져야 하는데"라며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코의 '행복한 나를'과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쓴 은지는 좀 더 생각해 보고 싶다고 했고, 인터뷰가 끝나고 2일이 지난 뒤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로 하고 싶다고 알려왔다. "친구? 지랄하네"라는 다소 센 대사로 이어지는 윤제와 시원의 6년의 세월이 '네버엔딩 스토리'의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이란 가사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아듀 '응답하라'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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