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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아카데미 수상소감 속 두 감독 이야기…故김기영X정이삭
배우 윤여정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특별한 종적을 남겼다. 데뷔작이었던 영화 '화녀'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출발한 그가, 75살의 나이에 영화 '미나리'로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배우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미국 LA에서 개최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LA총영사관저에서 현지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윤여정은 오스카 트로피를 안은 뒤 수상 소감에서 두 명의 감독을 언급했다. 한 명의 감독은 영화 '미나리'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이었고, 다른 한 명은 영화 '화녀'를 연출한 故 김기영 감독이었다. 윤여정은 "60살이 넘어서야 감독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수상 소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김기영 감독을 만난 건, 21살 때 쯤이었다. 제가 정말 죄송한 건, 제가 그 분께 감사의 마음을 가진 것이 50대 때 부터였다.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겐 너무 힘든 감독이었고, 싫었다.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너무 죄송하고, 지금까지 후회한다. 늘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사람이 늙었는데 저렇게 철이 없냐고 이야기를 하는데, 늙었다고 다 아는건 아닌가보다"라며 자신이 깨달은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님은 너무 어려서 만났고, 정이삭 감독님은 늙어서 만났다. 아들보다 어린 사람인데, 제가 존경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감독들을 수십명을 컨트롤 하면서 힘들어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이삭 감독은) 차분하게 아무도 모욕주지 않고, 업신여기지 않고, 존중하면서 한다. 내 친구들이 영화하면서 감독 흉 안 본건 처음이라고 하더라. 코리안 아메리칸이지 않나. 희망을 봤다. 한국사람의 종자로 미국 교육을 받아서 굉장히 세련된 한국인이 나온 거구나 생각했다. 그 세련됨을 보는 것이 좋았다"라며 정이삭 감독에 대한 애정을 여과없이 전했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님에게 못한 걸 정이삭 감독님에게 하는 것 같다. 제가 지금 75살인데, 그래도 철이 안나는 것 같다"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윤여정은 26일(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로서 최초의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