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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터뷰] '간신→디바' 이유영 "연기를 안하면 미칠 것 같았던 시간"
배우 이유영은 뜨겁다. 데뷔작인 '봄'에서도 그랬고, 영화 '간신' 속 설중매도 너무나 뜨거운 인물이었다. 이유영 자신도 그렇다. 연기에 대한 욕심과 욕망이 너무나 뜨겁다. 이제는 그 욕망에 자신이 다치지 않도록 지키려고 한다. 만 서른이 된 이유영의 변화의 지점이 영화 '디바'에 담겼다.
영화 '디바'는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이빙 퀸 이영(신민아)과 그런 이영을 바라만 봐야 하는 수진(이유영)은 친구다. 수진이 은퇴를 생각하며 다이빙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바라볼 때, 이영은 자신과 함께 싱크로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 마지막 제안이 이뤄지던 밤, 의문의 교통사고가 난다. 이영은 기억을 잃은채 깨어나고, 수진은 사라진다.
Q. 수진은 다이빙 선수였다. '디바'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몫이 많았을 것 같다.
"다이빙 배우는 것에 의지가 불타올랐는데요. 선수처럼 하기란 쉽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한단계 조금씩 좀 더 높은 곳에서 뛸 수 있고, 손으로 입수를 할 수 있고, 실력이 성장해나가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1미터에서 뛰는 것도 무서웠는데, 5미터에서 뛸때 그 순간은 기분이 좋았고 실력이 성장하는게 보이니까 두려움도 없어지고 좋더라고요. 지상훈련할 때 물에 가고 싶었어요. 물을 좋아해서, 수영장에가면 너무 즐거웠어요. 배우들과 다같이 다이빙 훈련을 받는게 즐거웠던 것 같아요."
Q. 다이빙을 하면서 쓰지 않았던 근육들을 많이 움직여야 했다.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수중촬영 하면서 '물이 무서울 수 있구나'를 처음 느껴봤어요. 수중에서 촬영하다가 연기를 좀 더 하고 싶은 욕심에 숨을 좀 더 참다가, 깊은 깊이에서 바로 올라오지 못해서 패닉상태가 됐어요.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코랑 눈이랑 귀가 다 아픈 공포감을 느꼈어요. 예전보다 물이 조금 더 무서워진 것 같아요."
Q. 부상은 없었나.
"초반에 나오는데 와이어로 공중회전을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걸 연습할 때마다 반복했었어요. 그때 갈비뼈가 아프다고는 생각했는데 근육통인줄 알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살짝 금이 간 것 같아요. 촬영날이 되니, 촬영날 잘해야한다는 생각에 욕심을 냈어요. 와이어에 내려오면서 갈비뼈가 걸리면서 부러졌어요. 촬영 중단이 됐는데, 그때도 저는 근육통인줄 알고 진통제 먹고 얼음찜질하면서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다 너무 아파서 응급실 갔어요. 그래서 한달쉬고 다시 촬영을 했습니다."
Q. 수진이는 복잡한 인물이다. 어떻게 다가갔는지 궁금하다.
"비슷한 경험은 아니지만, 저도 상처, 큰상처 트라우마가 될만한 경험은 있는 것 같고. 배우도 그렇고 경쟁사회에서 살고있잖아요. 저는 수진의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처음읽었기 때문에 이영보다 수진에게 몰입이 됐어요. 수진이가 죽어라 노력하는데 이영의 한마디가 상처로 다가올 때가 있었어요. 배려 아닌 배려처럼 느껴졌을 때. 그걸 위로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건 수진의 트라우마? 열등감? 그런 것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수진에게는 마음이 충분히 이입이 돼 수진의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던 것 같아요."
Q. '간신' 때 설중매도 그랬고, 욕망에 사로잡히는 복잡한 심리의 인물이다. 배우 이유영이 캐릭터를 그리는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
"제가 설중매를 연기할때는 제가 설중매에 안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민규동 감독님께서는 그래서 제가 이미지가 센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설중매를 연기했을때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일거라고 하셨어요. 복잡한 감정을 가진 인물을 어떻게 연기하냐기보다는 저에게, 복잡한 사연을 가진 인물이 다가오는 것 같아요. 학교 다닐때나 영화를 찍을 떄 가만히 있어도 사연이 있을 것 같은 얼굴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제가 가진 이미지인 것 같아요. 설중매는 지금보다 욕심과 욕망이 컸어요. 제가 가진 욕망과 욕심을 극으로 끌어올리려고 독하게 마음을 품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지금 배우 이유영은 흘러간 시간처럼, 변화하고 있는가.
"너무 과한 욕심과 욕망이 저에게 좋을게 없더라고요. 그냥 흘러가는대로. 마음이 예전보다 많이 차분해졌고요. 어느정도 내려놓은 부분도 있고요. 저에게 오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들 안에서 수진처럼, 제 역할을 그냥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에요.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는 이영이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망? 좀 더 폭이 넓고 극으로 끌어가 수 있는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을 이어갈 수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 같아요."
Q. 만 서른의 나이가 됐다. 현재 배우가 아닌 인간 이유영은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하게 되나.
"제가 욕심과 욕망이 이영과 수진처럼 정말 많은 사람이었거든요. 그렇게 살다보니 나를 돌아보지 못하고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유가 너무 없었던 거죠. 시간은 정말 빨리 가는구나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내 삶이 좀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욕심도 적당해야하고, 욕망도 적당히 있어야 한다고요. 사실 연기 이외의 시간이 예전에는 없었거든요. 연기하는 순간만 좋았고, 연기를 안하면 미칠 것 같았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연기 이외의 시간도 건강하게 보내려고 해요. 운동도 시작했고, 제 삶에서 소소하게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