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진구 / NEW 제공


"처음엔 이 작품 고사했죠. 책으로는 캐릭터나 스토리가 크게 와 닿지는 않았어요.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야 출연을 결심했죠. 절 정말 잘 감으시더군요, 하하!"

배우 진구가 영화 <원라인>(감독 양경모)을 통해 대출 사기계의 1인자 '장 과장'으로 분한다. 28일 오전, 서울 삼청동 부근 카페에서 만난 진구는 "어제 와인으로 기분 좋게 혼술을 했어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설레기도 하고, 기분도 좋구요. '원라인'을 촬영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감독님의 별도 주문 없이 현장에서 절 방목시키 듯 자유롭게 뛰어 놀아 보라고 한 거예요. 잘 나온거 같아 기대가 됩니다.(웃음)"

진구는 이날 라운드 인터뷰에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 이후, 또 하나의 '서 상사' 앓이에 대해 "영화 속 멜로라인이 없어 아쉬운 건 없었죠. '원라인'을 본 주변 분들이 마치 '타짜'의 고니와 평경장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고 칭찬을 해줬죠. 그걸로 충분히 만족합니다."라고 말했다.

촬영장에서 진구는 그런 임시완과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다고 자랑했다. 그는 "가짜 돈이 한 천억 쯤 되나? 그 돈 앞에서 서로 웃는 얼굴로 사진도 좀 찍어봤는 데, 실제로 그런 돈이 있다면 전 어마어마하게 사업을 하거나 하지는 않을 거 같아요. 단지, 제가 좋아하는 취미생활은 만족하겠죠. 피규어 모으는 게 일상이 되었는데, 작년 생일엔 소속사 대표님이 전설의 농구선수인 마이클 조던을, 매니저는 무려 75주년 한정판인 이소룡을 사줬죠. 이 보다 더 만족스러운 삶은 당장은 없을 듯 합니다."

이어 '원라인' 속 장 과장 민대리와 대적하는, 돈과 명예욕이 가득찬 박실장(박병은 분)을 본 진구는 "돈은 없는 대로 아끼고, 있는 대로 쓰는 것이지만, 명예는 그렇지 않죠. 적어도 한 가정의 아빠로서, 배우로서 살아간다면 돈 보다는 자랑스러운 배우, 좋은 아빠로 남고 싶어요."라고 그의 솔직한 인생 모토를 밝히며 "'태후'가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활동에 대해 전혀 불안하거나 초조한 적은 없었죠. 제 주변엔 늘 저보다 착하고 바보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거든요. 소속사 대표를 비롯해 매니저들도 다 친구 같은 사이고, 가끔 후배 배우들이 와 오디션이나 작품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은 것만 보더라도 내가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란걸 느낄 때가 많거든요.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봅니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 그 직업이 천직이라고 말한 진구는 "식상하겠지만,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심지어 제 자식이 저와 같은 길을 걷는다해도 응원하겠어요.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신인시절 좌절감을 맛보거나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보고 떨어져 상실감을 갖더라도 결국 그걸 견뎌서 아빠처럼 꾸준히 배우의 삶을 살아간다면 그거처럼 매력있는 직업이 또 있을까요?"라고.

진구는 같은 날 개봉하는 외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을 두고 "경쟁? 제 영화가 더 잘 되어야죠."라며 "'프리즌'은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영화 전성기 시절을 두고 '방화'라고들 했죠? 그런 시기가 다시한번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웃음)" 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면 관객과의 약속을 두고 고민하던 그에게 제국의 아이들 출신인 임시완에게 댄스를, 취미를 벗삼아 홍대 공연 무대까지 올랐던 경험으로 노래를 불러 달라는 요청을 하니 "감독님도 무대인사를 돌면서 저희 둘에게 고민을 해보라며 부축이던데..고민은 되지만, 그때 가서 도전해 볼랍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진구는 "늘 제게 잘 맞는 옷(작품)을 앞으로도 입고 싶어요. 그 뒤엔 항상 고마운 분들이 많죠. 지금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손석우 형이 그러더군요. '내가 매니저를 그만 두려고 했는데, 진구 네가 '태후'로 잘 되니 조금 더 연장해도 될 거 같다. 내 매니저 생활의 끝은 여기가 아닌가 보다'라고 하더군요. 사실, 데뷔부터 지금까지 줄 곧 껌딱지처럼 붙어 있던 매니저이지기도 하고, 그런 분이 곁에 있다면 종신계약을 해도 상관 없고, 제 목숨도 내 놓을 정도의 의리는 이미 넘어선 거 같거든요. 그런 변치 않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계속요."

한편 진구, 임시완, 박병은, 이동휘, 김선영이 출연하는 영화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치는 짜릿한 예측불허 범죄 오락 영화이다. 3월 29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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