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하지원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로맨틱코미디 영화 <목숨 건 연애>로 스크린에 컴백한 배우 하지원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2월 14일 개봉해 절찬 상영중인 이 작품을 통해 하지원은 허당 추리 소설가 ‘한제인’ 역을 맡았다. “한제인과 크게 닮은 점은 모르겠다. 전 뭔가 잘 흘리고 다닌다. 아침에 항상 나올 때 듣는 말이 있다. ‘핸드폰 챙겼어?’라고.(웃음) 한제인과 닮은 점이 있다면, 액션(?)이 조금 되니까 벽타기, 숨기 등은 쉽더라. 실제로 가족들 놀리기 위해 잘 숨는다. 그런 장난끼는 항상 지니고 있는 듯 하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원은 이 작품을 통해 “생각보다 많이 망가졌다”고 시사회 후 소감을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속 추리 소설을 수년간 마감하지 못한 한제인이 밀려오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시달려 방귀를 뀌는 장면들이 여러 차례 나와 웃음을 유발케 한 것. “촬영 당시엔 몰랐는데, 음향이 들어가니 민망하더라. 완성본을 보니 방귀 소리가 귀엽게 바뀌어 다행이었다.”라고.

“코미디 장르가 가장 어렵다”는 하지원은 자신의 여러 캐릭터 중 가장 말랑말랑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이 분야라며 “현장에서 부담을 느끼면 즐기지 못했을 거다. 감독님과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다. 제가 현장에서 캐릭터에 대해 다양하게 표현해주면 감독님, 스태프들이 좋아해 주셨다.”라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녀는 극 중 삼각관계를 이루는 천정명, 진백님과의 호흡도 자랑했다. “진백림과 탱고 장면에서는 절 많이 들어 민망했다. 내가 겉보기 보다 무겁다.(웃음) 또, 외국배우라고 의사소통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해외진출(!)로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 놓았기에, 영어 공부를 많이 했다.(웃음) 가벼운 대화는 늘 가능했고, 그가 한국어로 대화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특히, 함께 촬영한 장면이 끝날 때마다 ‘괜찮아, 괜찮아?’라고 한국말로 걱정도 해줬고, 참기름에 찍어 먹는 삼겹살이 너무 맛있다며 음식사진을 찍어 보여주기도 했다. 제가 가르쳐 준 한국말은 ‘말도 안돼’였다.”고 말했다. 천정명과는 어땠냐고 물었다. 이에 하지원은 “정명씨가 맡은 ‘설록환’이란 남사친은 없었다.”라고 밝히며, “차가운 남자 보다는 따뜻한 남자가 더 좋다. 록환처럼 잘해주는 남자도 좋지만, 절 위해 직업까지 바꾸는 남자라면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솔직한 이성관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원은 지금까지 경험해 온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에 대해 강동원과 호흡한 이명세 감독의 영화 <형사>를 꼽았다. “그 작품을 통해 ‘배우란 이렇게 하는 사람이구나’하는 걸 배웠다. 전 배우인데, 감독님께서는 조명에 대한 장치설명과 더불어 빛과 어둠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도 하나하나 말씀해 주셨다. 마치 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이랄까. 인상 깊었던 글이나 책도 틈틈이 읽어 주셔서 영화가 예술이란 걸 일깨워 준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라고 즐겁게 회상했다.

그렇게 배우활동을 꾸준히 했던 하지원의 현장 마인드는 “일단 해보겠습니다!”였다. 고소공포증이 있어도 [다모] 속 와이어 액션을 능숙하게 소화,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하지원은 악역 연기에 대해서는 “관객을 설득할 수 있는 악역이라면 충분히 도전할 것”이라는 열정을 내비쳤다.

대중은 그런 노력파 배우 하지원에 대해 ‘멜로퀸’, ‘역션퀸’이란 수식어를 붙인다. 이에 대해 그녀는 “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으며 “퀸처럼 완벽에 가까울 수 있도록 장르 가리지 않고 열심히 임하겠다. 아직까지 제 스스로에 대해 만족해 본 적이 없다.”고 끊임없는 연기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영화 <목숨 건 연애>도 잘 되길 바란다며 “이러한 인터뷰도 절 스스로 돌아보게 해주는 순간들이다. 그게 제가 앞으로 달려갈 수 있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고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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