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남들은 쉽게 부르는 내 노래, 감정 차이일 뿐"(인터뷰)

국내 최정상의 여성보컬리스트 거미가 지난 4년간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섰다.

신곡 '사랑했으니..됐어'로 각종 음원차트 상승세를 유지하며 여전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거미. "듣기 좋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라는 그녀의 긍정적인 바람은 앨범 발매 시기가 다소 늦더라도 서운함 보다는 오히려 최선을 다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여유로움을 보였다.

어느 덧 서른 중반 나이. YG 시절 추억을 되새기며 "마치 친정을 떠난 느낌"이 든다던 거미는 가수 보다는 배우가 많은 지금의 회사(씨제스엔터테인먼트)로 거취를 옮길 때만 해도 주변 지인들의 걱정이 많았다고. "최민식 선배님께서 항상 절 굉장히 위대한 가수라고 극찬을 해주시죠. 모든 예술은 음악과 관계가 있다고 말씀하시며 가수는 존경 받아야 마땅하다고 추켜 세워주시는 든든한 선배님이 있기에 절로 용기가 났어요. 결코 후회하지 않은 이적이라고 생각해요"

'가수 거미'라는 이름에 대해 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던 그는 "대중과 예술인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러한 음악을 해야한다"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제 음악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어 늘 미안하죠. 노래방에서 친한 지인들이 제 노랠 부를 때 너무나 쉽게 부르거든요.(웃음) 어머니도 이번 노래도 좀 어렵다라는 평가예요. 아무래도 '감정' 차이인가 봐요. 제 표현법에 있어 문제이기도 하고, 그 부분이 늘 아쉽고 안타깝지만 고민되지는 않아요"라고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은 잊지 않으려고 했다.

최근 쟁쟁한 대형 선배가수들의 잇따른 컴백은 거미에게도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웠던 모양이다. 거미는 "이선희 선배님은 자신의 쇼케이스에 절 직접 초대해 주셨어요. 과거 노래가 아닌, 지금의 트렌드에 맞는 보다 발전된 음악을 들려주셔서 제 스스로도 깊이 반성을 많이 했어요. 이은미 선배님 또한 제 대학시절 강의하러 나오셨거든요. 우연히 함께 식사를 했는데 쉽게 다가설 수 없는 분이라는 걸 단번에 깨주셨어요. 저랑 많이 비슷하시더라고요. 매우 인간적이고 감성이 아주 예민하세요, 하하!"

아이유 또한 데뷔 시절 오디션에서 거미의 노래를 선곡해 기분이 좋았다는 거미는 "점점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찾아가는 훌륭한 후배"라며 이와 동시에 에일리를 그 다음 칭찬 주자로 내세웠다. "(에일리는) 그 나이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무대 위 테크닉과 자신감이 최고죠"

음원사이트가 많아져 가수들의 싱글앨범 발매가 잦아드는 요즘, 거미는 혼자 소장하는 한이 있더라도 조만간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작사가로도 재능을 인정 받았던 그는 "싱어송라이터가 목표는 아니지만, 앞으로도 곡은 계속 쓰고 싶어요. 제 삶 속에 묻어나는 생각과 진심을 노래로 표현하는 거, 너무 즐거운 일이잖아요?(웃음)"

'연기자 거미' 욕심도 내더라. "도전해 보고 싶기는 해요. 지금의 회사에선 배우들이 많아 부담스럽지만..소망으로 끝날 수 도 있고요.(웃음)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출연한 장진영씨처럼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캐릭터가 좋아요. 노래든 연기든 그 순간의 진심을 담아 표현하는 게 같잖아요? 그 동안의 외모 컴플렉스에 시달려 시도 조차 못해봤지만.."이라며 또 다른 거미의 변신에 대해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7월에 어쿠스틱 콘서트를 해요. 단촐한 구성의 밴드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려고 계획 중이죠. 특별한 무대가 있다면, 음..YG 소속 당시 패밀리콘서트에서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 무대를 공개한 적이 있었어요. 가능할지 허락은 받아야겠지만 저와 어울리는 음악으로 새롭게 표현하고 싶은 갈망이 커요"라고 말했다.

인터뷰 마무리 무렵, 거미는 자신에 대한 한 가지 진실과 오해에 대해 밝혔다. "앨범 나올따마다 성형하고 나온다고 하던데요, 평소 듣고 보지도 못했던 성형기술을 논하며 의심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예전엔 그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지금은 내가 그렇게 예뻐졌나?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