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leedaedeok@jp.chosun.com


“소와 함께… 고민하다 승범, 그냥 밀어드려!”
“호흡 잘 맞고, 마음 통한 배우가 이선균?”
“잭블랙처럼, 숨은 코미디 장르 너무 좋아~”

“명품배우는 웃기잖아요? 연기파배우 소릴 듣고 싶어요” – 공효진

오는 11월 4일 공개될 임순례 감독 신작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의 배우 공효진을 지난 주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부산 해운대 인근에서 만났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농촌생활에 불만을 가진 선호(김영필 분)가 소를 팔기 위해 떠나는 도중 옛 애인(공효진 분)을 만나 함께 여행을 떠나는 로드무비이다.

(공효진 이하 효진)“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불교에 대한 깨달음을 담아 (작품을) 어렵게 풀고 나간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감독님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한 후, 전 그저 남녀간의 로맨스를 담았다고 생각하니 작업이 훨씬 수월해졌죠”

공효진이 차기작으로 이 작품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임순례 감독이다. 임감독은 전작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주옥 같은 작품들을 연출했다. 그가 택한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역시 오랜 고심 끝에 연극배우 출신 신예 김영필을 과감히 발탁해 극의 신선함을 더했고, 통통 튀는 매력의 소유자 배우 공효진을 캐스팅해 극의 상업성 또한 놓치지 않으려 했다.

남자친구인 배우 류승범씨도 임순례 감독과 작업했는데, 특별한 조언이 있었나요?

(효진)“제가 소 보다 덜 나와서요.(웃음) 영화는 완벽하게 남자주인공 이야기에요. 그 다음 소고, 마지막이 저에요. 스토리가 너무 매력이 있다고 판단해 먼저 일을 하기로 결정했죠. 감독님 또한 고심끝에 원하는 남자배우를 찾았어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저나 회사나 고민이 많았죠. 그 동안 상업영화만 출연했었는데… 어느 날 승범씨와 만나 작품 이야기를 했더니 ‘네가 감독님에 대한 신뢰로 결정을 해야 한다면, 한 번 밀어드려!’라고 말하더군요. ‘분명 얻어가는 게 있을거야’ 라고요”

이번 작품에서도 멜로 연기를 선사하던데요. 평소 본인이 생각하는 연애란 무엇인가요?

(효진)“음…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장 용서받기 쉽고, 반면 용서받기 어려운 것인 거 같아요.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많은 종류의 사랑과 그 속에서의 상황들이 있잖아요. 사랑을 하기 시작하면 사랑이란 감정은 쉽게 막지 못하죠. 사람이 이성적일 수 있을 때 가장 사람이 실수를 안 하는 듯 해요. 제어하기 힘든 게 사랑이고 또, 가장 무섭고 위험한 것이 사랑인 것 같아요”

그 동안 가장 잘 맞았던 남자 배우는요?

(효진)“연기하면서 ‘정말 세다!’ 라고 느꼈던 사람은 양동근씨, 류승범씨에요. 또, 호흡이 잘 맞고 마음이 통한 배우는 드라마 <파스타>의 선균씨죠(웃음)”

평소 장르영화를 좋아한다는 공효진,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요?

(효진)“평소 ‘잭블랙’이 출연한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는데… <나쵸리브레>의 그가 입은 하늘색 터틀넥, 그리고 배바지를 입고 수녀원에 눈에 띄어 보기 위해 안간 힘을 쓰는 그의 모습이 정말 기억이 남았어요. 전 눈에 확 들어오는 코미디보단 숨어있는 코미디 정말 좋거든요. 홍상수 감독님의 <하하하!>도 재밌었어요. 평소 제 스스로가 느끼는 코미디는 뭔가 다른 듯 해요. 그렇다고 그 역할을 내가 잘 소화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은 아니에요. 굳이 욕심을 내자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셉션>에 등장한 멜(마리온 꼬띨라르 분) 역할처럼 극중 존재의 가치를 알게 해주는 매력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가끔 망가지는 역할도 마다 않는 공효진. 공주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나요?

(효진)“후훗! 항상 그 생각이 들어요.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는 나? 다시 태어나면 저 어여쁜 여자처럼 태어나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과거 <미쓰 홍당무>(감독 : 이경미) 출연 당시, 내가 해 내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영화가 개봉 후 극장에 걸린 내 모습을 바라보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누군가가 내게 잘했다고 칭찬해줄 수 있는 보상심리가 강했던 작품이었죠. 개봉 당시, 영화를 봤던 일부 누리꾼들이 게시판에 올린 악성 댓글을 보며, ‘나 양미숙인데, 나한테 직접 전화해!’라고 따지며 슬피 울기도 했었어요. 평소 술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새빨개지는 체질이라 밝은 분위기에서 술 먹기가 싫었거든요? <..홍당무>를 끝내 놓으니 창피함이 없어졌어요. 사람이 뭔가 하나를 놓게 되면 자유로워지는 걸 깨닭게 해 준 소중한 작품이었어요”

본인의 인생관이나 철학이 있다면요? 또, 친한 배우들은 누구…?

(효진)“진실은 언젠가는 통한다라는 생각을 늘 하죠. 친한 배우들이라… 그리 사교적이지는 못해하지만...(웃음) 수정, 배두나 언니도 그렇고, 민희나 민아나… 그다지 친구들이 많지 않은 친구들끼리 친하죠. 과거 10년 전 교복을 입고 모였던 친구들이고… 죄다 친한 사이에요. 그 외에는 배우로써 만나는 사이는 많지만… 늘 부족하거든요. 또, (친구들) 모임은 주도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연락을 다해요. 다들 모난 성격들이라서요, 호호!”

평소 (패셔니스타로써) ‘멋지다’라는 말 많이 듣죠?

(효진)“동성애 팬들을 형성하는 데 강력한 힘이 되죠. 늘 꽃같이 예쁘기만 한 모습보다 패션 감각도 연기자로써도 눈에 띄는 내적인 욕심이 있어요. 촌스러운 것 보다는 멋있는 게 낫잖아요? 근데, 제게도 단점이 있어요. 마른 체형이라 드레스는 잘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정말 슬프게도 이번 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김민희와 함께 ‘워스트 드레서’로 뽑혀 우울해요, 흑!”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효진)“계속 멋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 때가 되면 결혼도 할 것이고, 부모도 될 것이고... 새로운 모습 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분야에 있어서는 당당한 모습이고 싶어요. 제게도 워너비가 있죠. 바로 연기파배우! 명품배우란 말 보다는 연기야 말 할 것도 없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효진’s 보너스 인터뷰
(1) 김민희와 ‘워스트 드레서’로 뽑힌 솔직한 소감은?
: 내가 낫다. 왜? 민희는 부산국제영화제 첫 방문에 이와 같은 훈장(?)을 안았다.
(2) 친구들 중 누가 가장 애교가 있나?
: 당연 신민아다. 평소에도 자기 스케쥴을 알려주며 안심(!)을 시킨다.
(3) 상대 남자배우 중 진정 호흡이 잘 맞는 배우가 이선균인가?
: 그래도 가장 잘 맞는 건… 류승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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