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산' 김한민 감독 "'명량'VS'한산'VS'노량' 애정지수는…"[인터뷰]

  • 에디터 이우정
    • 기사

    입력 : 2022.08.10 16:13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왜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한산도 대첩이 영화 '한산:용의 출연'(이하 '한산')에서 재현됐다. '한산'은 '명량'의 프리퀄이자 새로운 모습의 이순신으로 개봉 전부터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

    이순신 3부작을 펼치고 있는 김한민 감독은 '명량'의 대박에 대한 부담감 보다 '한산' 속 이순신과 거북선, 그리고 전투의 고증에 집중했다. 그렇게, 1592년 한 여름에 벌어진 그날의 전투가 2022년 이 시대 스크린에 생생히 담겼다.

    Q. '한산' 이어 노량:죽음의 바다'(이하 '노량') 촬영도 무사히 마쳤다. 소감이 어떤가.

    '한산' 촬영이 끝난 후 두 달 반 정도 텀을 두고 '노량' 촬영에 들어갔다. '노량'에서는 명나라 군이 등장한다. 명나라에 포선이 있고, 그 배를 만들어 추가시켰다. 확실하게 '한산'은 여름 전투고 또 낮 전투인데, '노량'은 겨울 밤낮 전투가 있다. 이걸 찍으려면 실내로 들어와야겠다 싶었다. 밤과 낮이 순식간에 전환해서 찍을 수 있으려면 물에서 직접 찍는 게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되어야 했다. 그렇게 촬영을 시작했다. 결국은 '명량' 때의 시행착오와 노하우가 '한산'과 '노량'을 찍을 때도 도움이 된 게 사실이다. 배의 운용과 활약, 이런 것을 해보는 성취감도 있었다.
    '한산' 김한민 감독 "'명량'VS'한산'VS'노량' 애정지수는…"[인터뷰]
    Q. 시나리오 작업은 어땠나.

    시나리오를 완성도 있게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명량' 이후에 '한산'과 '노량'을 만드는 게 필요하냐고 물으실 수도 있겠다. 저도 이순신 2~3부를 한다면 영화 자체가 분명하게 각각의 의미를 띠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잘 해야 했다. 초장기 '명량' 촬영할 때는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했고, 이후 시나리오를 디벨롭하는 시간이 걸렸다. 그 와중에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해서 잘 찍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Q. 거북선 고증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거북선 고증도 시간을 많이 투자했지만, 조선군 수군의 진법 운용이나 전쟁에서 수군들이 어떤 식으로 싸워 나가는지 공부를 많이 했다. '한산'을 거쳐 '노량'에 가서 수군의 진법이 완성된다. 어떤 진법으로 어떤 식으로 싸워 나갔는지 그 루틴이 생기게 된 건데, 그게 '노량'에서는 정말 대미를 장식하는 상황이 된다.

    실제 1600년대 초에 등장하는 자료는 이미지가 아니라 설명만 있는 그런 기록이다. 그래서 거북선이 실제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었으며 용두가 어떤 식으로 고정되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층형이다, 삼층형이다, 복층형이다, 각진 형태다' 등등 여러 설이 있었지만, (작품에서는) 실제 전투에서 거북선이 쓰인다고 하면 어떻게 가장 개연성 있게 활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서 구현하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를 조사해 볼수록 헷갈리기는 했다. 고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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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작품과 이순신, 거북선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나.

    '한산'에서는 거북선이 조금 나오지만, 결국은 조선 수군에 큰 힘과 위안이 되지 않나. 후대에는 이순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징성이 된다. 거북선은 하나의 '용의 출연'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어떤 혼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이 응축된 거다. 다 같이 고사도 지내고 하다 보니 배우들이 세트장에 서있는 거북선을 보면 숙연해지는가 보더라. 촬영하면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기억들이 있었다. 그걸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다 같이 느끼더라.

    Q. '한산' 속 이순신으로 박해일을 선택한 이유.

    이순신의 삼부작에서 보면 '명량'에서는 용장, '한산'에서는 지장, '노량'에서는 현장의 이순신이라고 표현을 했다. 특히 '한산'에서 그려진 지장으로서의 이순신의 경우에는 기록적인 것에 충실했고, 또 초기 이순신의 모습을 지략형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 용모가 단아한 선비와도 같았다는 기록도 있다. 말수가 적고, 이런 표현을 봤을 대 박해일이라는 배우가 제격일 것 같았다. 나이대도 지금 정확하게 만으로 마흔여섯. 딱 그때니까 그 시기의 이순신의 모습으로 박해일과 작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해일을 선택한 이유는 심플하다. 저는 젊은 이순신을 표현하고 싶었고, 박해일을 캐스팅하고 나서 상대 배우들이 정해졌다. 역사적으로도 이순신이 당시 만 46세의 장수였고, 박해일의 지금 나이와 비슷할 때다. 와키자카 역시 젊은 장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명량' 속 배우들과 교체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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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캐스팅을 제안했을 때 박해일의 반응은 어땠나.

    처음에 배우에게 제안을 했는데 의아해하더라. 그래서 '한산'의 이순신은 전작과 달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무장으로서의 모습보다 외유내강형의 선비적인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해일 배우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공감이 가는 지점이 있었고 그렇게 작업을 하게 됐다.

    Q. 한산 속 이순신과 와키자카 두 장수의 대결이 인상 깊은데, 박해일과 변요한을 두 축으로 둔 이유.

    박해일 배우와는 종종 같이 등산을 한다. 사석에서 보면서 이순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연기 톤을 잡아야 할 것인가 그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연기를 안 하는 쪽으로 톤을 잡자'고 이야기가 됐다. 눈빛과 말수를 절제하되 에너지를 잃지 않는 그런 이순신의 모습을 가져가려는 마음이었다.

    마지막에 '발포하라'라는 한 마디를 절제되지만 단호하게 하는 게 중요했다. 그렇게 캐릭터를 잡았을 때 상대의 주적인 와키자카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박해일 배우와 반대적인 측면에서 변요한 배우를 떠올릴 수 있었다. 마치 '한산'의 이순신이 물과 같다면 '와키자카'는 불과 같았다. 물과 불이 만나는 그런 느낌으로 캐릭터를 잡으면 상당히 재밌고 어울리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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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촬영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신이 있다면.

    후반부 해전신이 가장 짜릿했다. 이 작품은 찍는 것보다 사전 시각화 작업이 중요했다. 콘티를 넘어서 동영상으로 만들고, 이후에 프리 비주얼 작업을 통해 일정 구간에 액션적 구간을 움직이는 콘티로 만드는 작업이다. 이번엔 그걸 넘어서서 버추얼프로덕션을 진행했다. 이 사전 시각화 작업이 매우 필요했다. 그런 장면을 미리 구현하지 않고서는 현장에서 찍을 수가 없었다.

    이 모든 작업이 참 쉽지 않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70%의 성공과 30% 실패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우리에겐 의미가 있다. 이런 작업은 국내에선 저희가 처음이다. 덕분에 '한산'이 유려하고 에지(edge)있는 작품으로 나올 수 있었다.

    Q. 전작 '명량'의 흥행이 후속편을 내놓는데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

    '명량'에서의 큰 흥행은 제가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분명히 어떤 사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나의 이순신의 영웅담으로 끝내면, 어쩌면 이순신 장군을 조명하는 일이 흥행 스코어로 가려지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3편에 대한 생각을 갖게 됐고, 그때 각 해전의 특색과 정황 속에서 이순신의 모습을 다뤄보자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3부작으로 계획된 플랜을 가지고 가려는 부분이 있었다. 큰 부담이라기보다는 이순신 3부작으로 이순신과 해전을 지금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에게 조금 더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긍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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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이순신의 이야기를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

    원동력은 단연 이순신 장군이다. '난중일기'를 습관적으로 들여다보는데, 보면 볼수록 이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매력을 넘어서 마력 같은 게 있다. 그분을 더 표현하고 싶다. 사실은 임진왜란 7년 동안의 전쟁을 드라마로도 만들려고 실제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가 이순신과 그 전투상에 집중했다면, 드라마에서는 정치 외교사적인 부분으로 다뤄보고 싶다. 영화가 잘 돼서 드라마를 만든다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 그저 이순신 장군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 드라마화를 해보고 싶은 거다.

    Q. 드라마화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된 건가.

    지금 플랫폼을 논의 중이다. OTT 쪽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그렇게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는 것 같다. 문화주권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영화는 만들어도 별 무리가 없는데, OTT는 글로벌하다 보니까 로컬한 인물과 이야기를 '너네들만의 것 아냐' 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저는 이순신이 지금 글로벌적으로 평가받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분의 활약상이나 사상, 그분이 가진 굉장한 안목과 균형감에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테고, 이제는 그런 매력이 펼쳐져도 되지 않나 싶다. 존경한다더라 하는 차원을 넘어서 제대로 다루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다.
    '한산' 김한민 감독 "'명량'VS'한산'VS'노량' 애정지수는…"[인터뷰]
    Q. 이순신 3부작 촬영을 모두 마쳤다. 그중 두 작품을 선보였는데, 세 작품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을 꼽자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지 않나. '명량'은 애정지수 100%, '한산'은 100.0%, '노량'은 100.00%다. 다 매력이 있다.

    Q. 오랜 시간 이순신 장군에게 집중했는데, 꿈에 나오지는 않던가.

    놀랍게도 장군님이 꿈에 한 번도 안 나오셨다. 저도 놀라울 지경이다. 만약 만날 일이 생긴다면 큰절 세 번 드리고, 제가 (장군님께) 누가 되지 않았는지 묻고는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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