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비가 첫 공판에 참석, 각종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12일 사귀던 여성을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 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바비의 공판이 열렸다. 이날 정바비는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하며 "상대방의 동의를 얻었다"라고 주장했다.

정바비는 2019년 7월 30일 가수 지망생이던 여성 A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바비가 자신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했다는 피해를 호소한 뒤, 2020년 4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의 유족의 고발을 접수한 경찰은 정씨의 불법촬영 혐의는 기소의견, 강간치상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정바비는 또 다른 여성인 B씨를 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바비가 2020년 7월 25일 B 씨를 폭행하고, 2020년 7월부터 9월 사이에 수차례 불법촬영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었다. 이후 유족의 항고로 B씨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서부지검이 A씨 사건을 재수사한 뒤 기소했다.

다음 공판 날짜가 3월 23일 오후 3시로 정해진 가운데, 이날 재판부는 정바비에게 "재판이 끝났으니까 물어본다. 피고인은 작곡자라 했는데 K팝 작곡가냐, 어떤 작곡가냐"라며 "우리가 아는 곡 중 대표곡이 있냐"는 등 황당한 질문을 건넨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면서 "나도 음악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물어봤다. 좋은 곡을 많이 만들라"고 말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A씨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재판부가 성범죄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에게 '좋은 곡 많이 만들라'고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라며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더라도, 공소 사실과 관계없는 질문을 던진 것은 이례적이고 황당하다.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