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8.1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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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배우 장동건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장동건을 만났다. 처음 <브이아이피>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중국에서 체류했던 장동건. 그의 아내인 배우 고소영에게 전화통화로 이런 캐릭터가 있다라고 설명하자, “재밌겠다, 좋겠다.”라고 짧게 응원을 해줬다며 “서로에 대한 연기 모니터링은 어색해서 잘 해주지 않는다. 거실에서, 안방에서 따로 본다.”고 웃으며 말했다.
장동건 하면 대한민국에선 누구나 다 인정하는 ‘잘생김’이다. 어딜 가나 잘생겼단 소리에 매번 똑같이 겸손해하며 대답하는 제 모습에 질려 그걸 이제 까놓고 인정하는 컨셉으로 가겠다는 의지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평소 성격 탓도 있고, 전작들이 대부분 무거우니까. 진지함 속에 농담이라도 던지면 누가 될까봐. 사실 꾹 참고 있었다”라고 털어 놓은 그는 “코미디 장르가 들어온다 해도 잘할 거란 생각이 든다. ‘신사의 품격’도 지금 하면 훨씬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당시엔 마음의 준비가 덜 되어 쭈뼛거렸던 상태에서 슛이 들어 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때 그는 작품활동을 떠나 연기가 재미없고 의욕일 떨어졌던 슬럼프가 있었다고 하더라. “영화 보는 것도 의욕이 떨어질 때가 있었다. 결국 그 극복방법은 일로 푸는 것이라고 생각해, 최근 촬영한 ‘7년의 밤’ 이후론 많이 좋아졌다. 그게 갱년기가 아니었으면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 장동건, “과거 착한 이미지 벗고자 ‘센 캐’ 선택..이젠 코믹도 가능”](https://pickcon.co.kr/site/data/img_dir/2017/08/17/2017081702676_1.jpg)
흥행 부담. 출연작에 대한 평가 등은 예전보다 많이 무뎌졌다는 25년차 배우 장동건. “’브이아이피’의 분량이 적어 불만을 토로하는 과거 장동건이 아니다”라고 웃으며 “사실, 어릴 적에 친구들과 바이블처럼 본 영화가 ‘대부’나 ‘스카페이스’, 주윤발이 나온 ‘홍콩영화’다. 그런 감성을 자극하는 욕구가 강했던 시기에 ‘쎈 캐릭터’를 추구했었고, 주변에서 늘 착하게 생겼다고 하니까. 그걸 작품을 통해 엎어버리고 싶은 열정이 강했던 거 같다. 지금은 그런 넘치는 에너지를 쏟는 대신 캐릭터가 주는 디테일함에 더 욕심이 생긴다. 제가 그 옷에 맞다면, 언제든 코미디란 장르도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지금도 절친인 한재석, 주진모도 있지만 가장 부러운 사람은 선배 박중훈이라고 말한 장동건. “왜냐. 선배 아이가 사고 없이 훌륭하게 자라 대학 입학을 거쳐 얼마 전 군입대를 했더라. 내 아들은 이제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인데..”하고 즐겁게 한 숨을 몰아 쉬며 “가장 두려운 건 제 갱년기와 아들 중2병이 겹칠까 봐.(웃음) 제 아이들이 엄마 아빠 따라 배우가 된다고 한 들 반대는 안 하겠지만..당장 그런다고 한다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을 해 볼 것.”이라며 대한민국 평범한 가장의 모습도 숨김없이 보여주었다.
장동건이 열연한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브이아이피)가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이종석)로 지목된다.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김명민), 복수하려는 자(박희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영화다. 8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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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화 '브이아이피'의 박재혁 역을 맡은 배우 장동건 스틸 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