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이 사이다 드라마가 될 것을 예고했다.

23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김과장'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재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남궁민, 남상미, 이준호, 정혜성, 김원해가 참석했다.

'김과장'은 부정부패에 관대한 나라에 살고 있고, 부정부패에 대한 감조차 무뎌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부정을 당연시하는 관용이 국가, 그리고 인간을 망치고 있음을 '김과장'이라는 인물을 통해 고발하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그리고자 한다.

이재훈 감독은 "오피스 활극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오피스를 무대로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웃고 울고 떠드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며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크게 변화가 되지 않는 것들이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 같았다. 하지만 '김과장'은 캐스팅이 너무 잘 됐다. 이런 배우들과 또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캐스팅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극중 남궁민은 비상한 두뇌, 돈에 대한 천부적 감각을 지닌 삥땅&해먹기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 역할을 맡는다. 깡과 근성이 뛰어나지만, 가슴 깊은 곳에는 약자에 대한 연민과 배려가 존재해 절대 없는 사람의 등은 치지 않는 것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

남궁민은 전작에 이어 비슷한 캐릭터를 맡게 된 것에 대해 "연기적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는 방송을 보시면서 시청자들이 판단해주셨으면 좋겠고, 외적으로는 염색을 했다는 것과 저도 모르게 말이 빨라졌다는 부분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상미는 학창시절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했던 TQ그룹 경리과 대리 윤하경 역할을 맡는다. 능력을 인정받고 회사생활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 내 부정에도 눈을 감을 만큼 조직생활에 순응한다. 이랬던 그가 삥땅전문인 김성룡 과장을 만나 갈등을 겪게 된다.

특히 이번 작품은 남상미의 출산 후 첫 복귀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남상미는 '김과장'을 선택한 이유로 "1년은 가족에게 충실한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돌이 지나자마자 대본을 받았다. 제가 발랄하고 씩씩한 역을 많이 했는데도, 많은 분들이 여성여성하게만 봐줘서 이런 역할을 다시 해보고 싶었고, 제가 마지막으로 합류하게 됐는데, 배우들을 대입해 대본을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과장'이 여타 드라마와 다른 점이라면, 원론적이고 딱딱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그리는 것이 아닌, 직설과 은유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사회에 대해 풍자해 사이다를 선사할 것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특히 현 시국과 닿아있는 부분이 많아 더욱 많은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재훈 감독은 "지금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벌써 몇 번이나 청문회를 국민들이 봐왔고, 세금을 '삥땅'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나와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들을 보며 국민들이 분노와 의심을 느꼈다. 한축에는 TQ로 표현하고 싶은 기업의 역할도 있다"며 시국과의 연관성에 운을 뗐다.

이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대통령이 나라의 주인이 아닌 것처럼 기업 오너가 회사의 주인이 아니다. 사원들 하나하나가 피 땀 흘려 노력을 해서 이익을 내는 것이다. 군림하는 오너들의 회사가 아닌 것처럼, 저희가 소시민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것은 그런 이유다. 기업들의 비리를 다룰 것이고, 거기서 서율을 포함한 오너들이 이익을 위해 사원들을 핍박하고 부당한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김과장과 경리부 팀원들이 어떻게 맞서 싸우는지, 청문회에서 느끼지 못한 대리만족을 드라마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속내를 전하며 '사이다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 '김과장'은 오는 25일(수) 밤 10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