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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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커터'는 성범죄자를 다룬 영화가 아니다"
"내 이상형? 만나면 편안함 느낄 수 있었으면.."
"멜로, 액션 등 장르 넘나드는 배우되고 파"
영화 <커터>(감독 정희성)의 주인공 김시후를 만났다. 서른 나이를 코 앞에 둔 그가 선택한 '윤재'라는 캐릭터는 "감정표현이 서투르고, 감출 게 많고, 속으로 끙끙 앓는 고등학생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윤재 보다는 '세준'(최태준) 역할이 탐났어요. 평소 제 성격이 그것과 가까웠거든요. 전 겉으로 표현을 잘해요. 그러니 오죽 답답했겠어요?(웃음) 감독님이 굳이 그 역할을 맡기신 건, 나름 이유가 있었다고 받아 들였고, 촬영하면서 고민도 많았지만 결국 이렇게 해냈네요, 하하!"
그간 16편이 넘는 드라마와 영화에 꾸준히 출연했던 김시후의 필모그래피를 봐도 연기에 자신 없었던 건 아니었기에, 감독이 선뜻 제안한 '윤재'란 캐릭터를 통해 배우 김시후의 프레임 안팎으로의 성장통을 지켜보고 싶었을지도. "시사회 직후, 시원하게 잘 봤다고 칭찬해주는 지인들이 드물더라고요. 너무나도 직설적인 요즘 10대들의 생각과 표현 등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중론이었죠. 그렇게 따지면 저도 기성세대 아닌가요?(웃음) 오히려 감독님의 디테일한 연출 때문에 눈치채지 못한 거 같아요. 이 영화의 초점은 뉴스에서나 쉽게 볼 법한 성범죄만을 다룬 것이 아닌, 10대들의 생각을 어른들의 이해와 관심으로 보살펴달라는 일종의 호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인터뷰] '커터' 김시후, "이른 데뷔, 나쁜 경험도 못 해봐"](https://pickcon.co.kr/site/data/img_dir/2016/03/22/2016032201860_1.jpg)
김시후는 촬영장에서는 늘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럴싸한 흥행배우들의 블록버스터 대작도 아닌, 청소년을 테마로 다룬 상업영화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과 환경에서 끝장을 내야만 했던 순간순간이 부담스러워 동료배우들과의 어울림도 없이 촬영에 매진할 수 없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오해 받아아죠.(웃음) 아마 태준씨랑 가영씨도 절 원망한 적이 있었을 걸요? 후회는 되더라고요. 그때 조금 더 친해졌을 걸 하고 말이죠."
실제 학창시절 그의 모습이 궁금했다. "친구들을 사랑했죠. 방과 후 늘 학교운동장에서 구기운동도 자주했고요. 그 시절 다들 경험해보는 작고 나쁜(?) 경험들도 애매하게 해봤죠. 왜냐구요? 고등학교 입학하자마자 데뷔를 하게 된거에요. 그 당시 선생님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부단히 연기활동을 하게 되었고, 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죠."
영화 <한공주>를 보면서 비슷한 느낌의 감정선을 찾아갔다는 김시후. 부족한 부분은 함께 공연한 은영 역의 문가영에게 세세한 조언을 구했단다. "저도 요즘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궁금했거든요. 외모로는 워낙 외소한 편이라, 고등학생 느낌은 절로 났죠.(웃음) 앞으론 학생 보다는 끈적한 멜로남이 되고 싶어요. 상대역을 생각한다면..밝고 유쾌함을 지녔지만 내면은 어둠을 지니고 있는 신비로운 여성?"
![[인터뷰] '커터' 김시후, "이른 데뷔, 나쁜 경험도 못 해봐"](https://pickcon.co.kr/site/data/img_dir/2016/03/22/2016032201860_2.jpg)
김시후의 실제 이상형은 "만났을때 편한 사람이 좋다"고 말했다. "연기하면서 공백기가 잦아 들때는 곁에서 의지하고 싶은 그런 여자가 좋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 말이죠."
운동 뿐만 아니라, 익스트림 스포츠에도 두려움이 없다고 밝힌 김시후는 기회가 된다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영화 <포인트 브레이크>의 주인공들처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오자키8 미션의 주인공이 되고 싶단다. "멜로 다음엔 액션이죠. 배우에게 있어 도전은 늘 갈망하고 꿈꾸는 것이니까요."
오는 3월 30일 개봉하는 영화 <커터>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술에 취한 여성들을 노리는 위험한 생각에 점점 빠져드는 윤재(김시후)와 세준(최태준)이 은영(문가영)에게 들통난 후, 이 모든 것을 숨기기 위해 더욱 충격적인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범죄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