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마지막까지 色 달랐다 [드라마PICK]
기사입력 : 2025.07.11 오후 3:40
사진: 넷플릭스 제공

사진: 넷플릭스 제공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콘텐츠 붐, 그 중심에 있는 '오징어게임' 시리즈가 시즌3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021년 베일을 벗은 '오징어게임' 시즌1은 예상 못 한 초대박을 치며 K컬쳐 선구자로 등극했다. 아시아 최초로 미국 에미상 수상의 꿈을 이루며 글로벌 신드롬을 입증했다.

작품은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에 한국적 놀이,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과 연출, 미술, 음악 등 요소요소가 시너지를 일으켜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목숨을 건 게임 속을 꽉 채운 미술적 디테일은 작품 몰입도를 높이는 주요 포인트였다. 동화적인 색감과 디자인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펼쳐지는 놀이가 서바이벌의 잔혹성을 돋보이게 했다.
사진: '오징어게임1' 예고편 캡처, 넷플릭스 제공

사진: '오징어게임1' 예고편 캡처,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게임' 하면 떠오르는 컬러는 단연 핑크와 그린이다. 참가자들이 게임을 하러 가는 미로 같은 계단은 대부분 핑크색이다. 게임 진행과 운영을 맡은 진행 요원들도 전부 핑크색 점프슈트 차림이다. 반면 참가자들은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다. 핑크 공간 속 움직이는 녹색 존재들을 바라볼 때면 체스판 위의 말을 보듯, 감시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분홍색과 녹색의 대비는 황동혁 감독과 채경선 미술감독의 센스에서 결정됐다.

채경선 미술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딸과 함께 그림책을 보면서 동화적이고 우리나라 정서가 깃든 판타지물을 만들고 싶었다"라며 "교과서나 만화책에서 볼 수 있는 색 바랜 핑크와 민트를 주된 컬러로 잡고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컬러로 여겨지는 핑크는 가드들의 검은 가면, 총기와 어우러지며 이질적인 매력을 더했다. 실제로 채 감독은 "유아적이고 연약하며 사랑스러워 보이는 핑크를 감시자들의 의상으로 만들면 공포감이 두 배가 될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오징어게임3', 영화 '똥개', '은밀하게 위대하게' 스틸컷

사진: '오징어게임3', 영화 '똥개', '은밀하게 위대하게' 스틸컷

초록색은 빨간색의 보색이다. 상하의 모두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참가자들의 몸에 피가 튀었을 때, 시각적 효과가 강조돼 그 잔혹성이 도드라진다. 그뿐만 아니라 초록색 트레이닝복은 한국인에겐 익숙한 의상이기도 하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즈음부터 녹색 모자와 의복이 늘면서 녹색 트레이닝복이 학교, 회사 등에서 단체 체육복으로 사용됐다. 황동혁 감독 역시 이 녹색 트레이닝복에 추억이 있다. 지난 2021년 'SBS D포럼' 연사에 나선 황 감독은 "어릴 때 실제 학교에서 입던 체육복 색깔을 가져왔다"라며 녹색 체육복에 대한 추억을 전했다.

단체복으로 사랑받던 녹색 트레이닝복은 시간이 흐르며 백수나 한량 같은 '낙오자'를 상징하는 의상이 됐다. 영화 '똥개'의 정우성,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속 김수현은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 동네 백수 역할을 소화했고,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의 '동네놀이 전파단' 코너에서도 동네 백수 형들이 초록색 체육복을 맞춰 입고 등장했다. 이처럼 촌스럽지만 레트로 매력을 가진 녹색 체육복은 '오징어게임'을 통해 재조명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사진: 넷플릭스 제공

참가자와 대립하는 존재는 핑크가드만이 아니다. 대를 이어 잔혹한 게임을 실행하는 존재, '프론트맨'이 있다. 검은 가면에 코트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까만 프론트맨은 권위와 힘을 상징하는 존재 그 자체로 그려진다. 학창 시절 체육복을 입은 참가자들과 빈틈없는 올 블랙룩을 소화한 프론트맨의 대비는, 마치 게임의 본질을 모른 채 이용되는 이들의 순수한 욕망과 권위적 시선으로 참가자 위에 서 있는 지배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하다.

'오징어게임'은 이런 대비를 통해 사회에서 낙오된 자들의 무력함, 이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경기 보듯 즐기는 권력자의 모습을 치밀하게 대조시켰다.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작품의 메시지를 담아낸 '오징어게임'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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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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