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엑소(EXO)가 무사히 올겨울 완전체 앨범을 발매할 수 있을까.
지난해 6월 1일 엑소 팬들에게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다. 멤버 변백현, 김민석, 김종대(이하 첸백시) 등 세 사람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는 것. 이들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SM엔터테인먼트가 종래 12~13년이 넘는 장기계약을 아티스트와 체결한 뒤, 이 같은 기간도 모자라 다시금 후속 전속계약서에 날인하게 해 무려 최소 17~18년 이상에 이르는 장기간의 계약 기간을 주장하는 등 부당한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라며 '노예계약'을 주장했다.
이에 SM엔터테인먼트 측은 "기존 전속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을 맞아 아티스트와 새로운 계약 체결을 논의하는 시점에서 상호 대등한 지위로 협상을 이어나간 끝에 첸백시와 새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라며 이들이 전년도 12월 30일 자로 직접 재계약 사인을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반박에 나섰다.
지난 4월 개최한 팬콘서트 /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당시 시점 기준으로 멤버 중 한 명과 재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사실까지 알리며 "자발적인 계약 체결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을 더했다. 실제로 디오는 논의 끝에 결국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1인 기획사를 설립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엑소 완전체 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으로 의리를 보여줬다.
서로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던 중 6월 19일 SM엔터테인먼트와 첸백시 양측은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며 합의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렸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아티스트 3인과 계약 관계를 인정하고 유지하면서 일부 협의 및 수정 과정을 통하여 엑소 활동을 더욱 활발히,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기로 하였다"라며 완전체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졌고, 7월 10일 새 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다.
이후 백현은 지난 1월 첸, 시우민과 손을 잡고 독립 레이블 'INB100'(아이앤비100)을 설립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개별 활동과 첸백시 활동은 신규 레이블을 통해 진행하고 엑소로서의 그룹 활동은 SM엔터테인먼트와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INB100은 끝까지 독립 법인으로 남아있지는 못하게 됐다. 지난 5월 차가원 회장과 MC몽이 손을 잡고 설립한 원헌드레드의 자회사로 합류하게 된 것.
사진: 원헌드레드 제공
그리고 첸백시는 다시 한번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한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 10일 첸백시 소속사 INB100은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6월 합의서의 전제가 된 협상 내용은 무시한 상태에서 첸백시 소속사에게 '아티스트 개인활동 매출의 10%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부당하다고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INB100 측의 주장은 이러하다. 당시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이들에게 음원 빛 음반 등에 대한 유통 수수료율 5.5%를 약속했고, 이를 전제로 합의를 하게 된 상황인데 SM엔터테인먼트가 이러한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로열티 지급만을 요구한다는 사실이었다. 다만 유통 수수료율에 대한 부분은 합의서에 포함되지 않았고, 매출액 10%에 대한 부분은 합의서에 적혀있다는 것이 차이다. 또한 엑소라는 IP를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로열티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은 황당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특히 원헌드레드 차가원 회장은 자신과 백현이 가족보다 가까운 관계라고 주장하며 당시 합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것은 물론, 마지막 합의서 작성까지 함께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SM엔터테인먼트의 부당한 요구에 침묵으로 대응하지않고 전면전을 펼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템퍼링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차가원 회장은 이는 절대 아니라고 부인하며 "백현 씨가 힘든 상황에서 저와 신동현 대표(MC몽)에게 상담을 했을 뿐"이라는 해명을 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약 1년 만에 다시 잡음이 나오게 된 상황이다. 이날 SM엔터테인먼트는 이들의 기자회견 직후 유감을 표하며 "모든 사건의 본질은 당사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MC몽, 차가원 측의 부당한 유인(템퍼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라며 "작년 첸백시와 합의서 체결 당시 템퍼링에 대한 부분을 문제 삼지 않는 대회적 메시지를 통해 엑소를 지키려고 했는데, 기자회견을 접하고 참담한 심경"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첸백시 세 사람이 엑소로서의 권리와 이점은 누리고자 하고, 약속과 의무는 팽개치려 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기존 계약이 유효한 상황에서 독자 법인을 설립해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한 것은 SM엔터테인먼트의 양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같은 그룹 내에 비슷한 선례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개인 법인 매출의 10%를 당사가 지급받는 부분은 당사와 엑소 중국 멤버들과의 전속 계약 분쟁 시에 법원의 중재에 따라 실제로 실행되었던 기준"이라고 밝히며 "실제 합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요율에 대하여 상호 논의되어 체결이 완료되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첸백시가 이처럼 법적으로 유효하게 체결된 계약 자체를 반복하여 무시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본인들의 사익 추구를 위해 전속계약에 이어 합의서까지 무효라는 주장을 매번 되풀이하는 첸백시의 행동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사진: INB100 제공
지난 갈등 당시에는 서로 합의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완전체 앨범이 나올 수 있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당초 SM엔터테인먼트는 올 겨울 발매를 목표로 엑소의 완전체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이날 이데일리 측은 해당 앨범이 무산될 전망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실제로 법적인 대응에 나서게 된다면 완전체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는 "계획 변경에 대한 추가 논의는 아직 없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첸백시 측 역시 "10일 기자회견은 아티스트 개인 명의 활동에 대한 매출액 10%를, 먼저 약정 위반한 SM에게 지급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라며 "엑소 완전체 활동의 지속과는 관계가 없으며, 이후에도 첸백시는 SM과 엑소 완전체 활동을 성실히 할 것을 다시한번 팬분들께 약속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미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무사히 겨울 앨범이 발매될 수 있을까. 팬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먼저 첸백시 측의 입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네티즌들은 "계약이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으면 사인을 안 했으면 된다. 변호사가 말한 것처럼 다 큰 성인들 아니냐", "합의서에 적히지도 않은 약속 지키라고 우기는 거 황당하네", "팬 위하는 척 그만 했으면 좋겠다. 엑소로 활동하는거 보기 싫고 걍 첸백시로 활동하시길", "그렇게 돈 주기 싫으면 위약금을 내고 나가면 되지 않을까", "기자회견으로 SM 저격해놓고 SM이 가진 엑소 활동은 하고싶은건가"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첸백시 측을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애들이 단체 활동 하고 싶다는데 못하면 SM 탓인 것 같다", "SM엔터테인먼트가 첸백시랑 다시 합의해서 무사히 활동하는 것 보고싶다", "구두 합의도 합의인데 SM엔터테인먼트에서 애초부터 말을 꺼내지 말았으면 될 일 아닌가", "애들 계약금도 못 받았다고 하던데 안타깝다", 항상 엑소와 팬만 생각하는 백현이 지지한다"라는 등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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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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