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JTBC '엄마, 단둘이 여행갈래?' 캡처
이효리가 엄마와 대화 중 남편 이상순과의 결혼을 선택한 이유를 언급했다. 모녀의 대화 속에는 지난 날의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며 한발 서로를 향했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JTBC '엄마, 단둘이 여행갈래?'에서 이효리 모녀가 경주 여행 모습이 담겼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하루 여행을 마치고 저녁을 함께 먹으며 편안하게 대화를 시작했다.
이효리의 엄마는 가난했던 지난 날을 떠올렸다. 그는 "엄마랑 아빠랑 결혼기념일이라고 너네들 다 재워놓고 사당동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이 집은 너무 비싸', '이 집은 맛없어'하면서 돌아다니다 그냥 집에 와서 밥을 먹었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효리는 "그래도 크리스마스 때 머리 맡에 과자 박스가 있었다. 없이 살았는데 그런 건 했다"라며 엄마가 만들어 준 추억을 꺼냈다. 이에 이효리의 엄마는 "엄마가 아빠랑 평화롭게 잘 살았으면 너희들에게 자상하게 했을텐데. 어렸을때 사랑을 못받고 자라서 너네들은 사랑을 듬뿍 주고 키우려고 했는데, 막상 아빠를 만나고보니 360도로 다르더라. 그럴 여유가 없고, 그럴 틈을 주지를 않았다"라고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볶음밥을 마지막까지 긁어먹는 모습에 엄마는 "잘 먹네?"라고 감탄했다. 이효리는 "나 이런거 좋아해. 항상 어디가면 메인 음식보다 끝나고 볶아주는 볶음밥을 좋아한다. 집에 가면 마음이 편치 않아서 잘 안먹히는 것 같다. 나는 엄마, 아빠랑 같이 있으면 지금도 긴장이 되는 것 같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봐. 하도 일이 벌어지니까. 둘이 따로따로 있으면 괜찮은데, 같이 있으면"라고 여전히 엄마와 아빠의 싸움에 불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엄마는 "그런 점에서는 너희들에게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 이효리는 "엄마가 사과할게 뭐있냐, 아빠를 늘 시작을 먼저 하는데. 그래서 남편을 순한 사람으로 골랐나봐. 절대 나랑 안 싸울 것 같은 사람. 싸우는게 너무 싫어서"라고 이상순과의 결혼 이유를 언급했다.
엄마는 "왜 또 대화가 그쪽으로 흘러갔냐"라고 이야기했다. 이효리는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과거 아니냐"라고 답했다. 엄마는 "지금도 엄마는 부정하고 싶다. 그랬어도, '안싸우고 살았다'라고" 이야기하며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효리는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다. 삭제. 너무 싸웠다"라고 힘들었던 어린시절의 기억을 돌이켰다.
이효리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속내를 밝혔다. 그는 "나도 상처가 있었고, 엄마도 있고. 그런 상처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꾸자꾸 부딪히고, 자꾸자꾸 살갑게 만나서 계속 마음의 상처를 확인하고,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엄마가 많이 힘든 걸 볼 때, 내가 어리고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무력감 같은 걸 너무 많이 느꼈다. 너무 사랑하는 엄마가 힘들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시간이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평생 가슴에 남아있고, 그래서 더 잘해야됐는데, 반대로 이상하게 그것때문에 더 엄마를 피하게 되는, 안 보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서. 그게 미안함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무기력한 내 모습을 다시 확인하는게 두려워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그런 마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그런 마음들이 엄마와 내 사랑을 확인하는데 방해가되지 않도록 용감하게 그런 마음들을 물리쳐보고 싶어요"라고 덧붙이며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하는 시간 속에 채워갈 서로에 대한 사랑을 기대케했다.
한편, JTBC '엄마, 단둘이 여행갈래?'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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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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