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데이즈'에서 민서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윤여정 / 사진 : CJ ENM
영화 '도그데이즈'의 개봉을 앞둔 배우 윤여정이 사람에게 받았던 상처를 고백했다.
지난 26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배우 윤여정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윤여정은 영화 '도그데이즈'에서 민서 역을 맡아 세계적으로 성공한 건축가이지만, 해외에 사는 자식과 떨어져 반려견과 단 둘이 살아가는 고독한 일상까지 모두 소화했다.
윤여정은 '도그데이즈'에 출연한 이유로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에서부터 이어진 김덕민 감독과의 인연을 전했다. 그는 "김덕민 감독님 때문에 했어요"라며 "제가 너무 오래한 배우이기 때문에 시나리오도 좋고, 명망있는 감독에 돈도 많이 주는 작품은 이제 저에게 안 들어와요"라고 반전의 한 마디로 현장을 웃음짓게 했다.
이어 "언젠가부터 혼자 결심을 했어요. 이번에 감독을 본다면, 시나리오랑 돈은 안 봐요. 시나리오를 본다면, 돈이랑 감독은 안 봐요. 이번에는 감독님만 보고 한 거예요. 우리는 오래 전에 만났는데, 그때 김덕민 감독님은 조감독일 때라서 무관이었고, 저도 현장에서 취급을 못 받았어요. 둘이 전우애가 생겨서 19년 조감독 생활 끝에 입봉하는 김덕민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고자 결심했습니다. 그럴 때는 감독님 외에 아무것도 안 봤어요"라고 덧붙였다.
민서는 성공한 건축가이지만 동시에 외롭게 살아가는 모습도 담고 있었다. 특히 잃어버린 반려견 완다를 찾기 위해 도움을 주는 라이더 진우(탕준상)에게 쓴소리를 듣게 되기도 한다. 윤여정은 "진우도 맞는 말 한거예요. 당신은 뭐냐고. 다 맞는 말이에요. 이따금 남이 하는 말이 진짜일 때가 있더라고요"라며 해당 장면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도그데이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윤여정 역시 여전히 상처를 받을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요즘 늙으니까 노여움이 많아져요"라며 "'이 아이는 괜찮은 애구나'라고 믿고 일을 주고 했는데, 내 뒷통수를 치려고 할 때는 정말 싫더라고. '아직도 내가 이렇게 배신을 겪어야하나, 이게 끝이 안 나는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무슨 도인이예요?"라고 마음을 전했다.
반면 살아오면서 가장 감사했던 사람으로 "김수현 작가님"을 꼽기도 했다. 김수현 작가는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 '사랑이 뭐길래', 내남자의 여자' 등의 작품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윤여정은 "제가 이혼 후 복귀했을 때, 저를 못 쓰게 했어요. 그런게 있나봐. '이혼한 여자는 쓰지 마세요'라고 방을 붙이는 건 아니지만, 암묵적으로 약속한 룰이요"라고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수현 작가가 가장 잘 나가는 작가일 때 저에게 '너는 재능이 있으니까 나의 도움 없이도 자립할 수 있다, 그런데 내 작품을 하면 너의 빛이 내 덕이 되기 때문에 도움을 주지 않을거다'라고 약속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이혼 후 복귀했을 때 2년이 지나도 아무도 안 써주더라고요. 그때 김수현 작가가 그 약속을 깨고 '촌스러운 놈들'하면서 저를 써줬죠. 그 사람이 제일 고맙죠"라고 여전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여정은 지난 1985년 김수현 작가가 각본을 쓴 영화 '어미'라는 작품으로 복귀한 바 있다.
한편, 윤여정을 비롯해 유해진, 김서형, 탕준상 등이 열연한 영화 '도그데이즈'는 오는 2월 7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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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데이즈' 스틸컷 / 사진 : CJ ENM
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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