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tvN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홈페이지
조금만, 과몰입해서 시작해보자. 아마도 아이유의 인생캐가 이 기사를 본다면 "마지막 한 걸음이 끝날 때까지 너는 기억할게"(장만월)라고 할지도 모르고, 혹은 "그런 걸 왜 물어봐요?"(이지안)라며 쏘아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 모든 캐릭터는 '아이유'였다.
사진 : tvN '나의 아저씨' 홈페이지
1위는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에게 돌아갔다. 이지안은 67.4%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1위를 차지했다. 이지안은 여섯 살에 병든 할머니 봉애(손숙)과 단둘이 남겨진 인물로, 부모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이동훈(이선균)의 삶을 엿듣고 그를 이해하게 된다. 희망이라는 단어보다 절망이라는 단어에, 따뜻함 보다는 냉소와 불신이라는 단어에 늘 가까이 살았던 이지안은 아이유 그 자체가 되어 보는 이들의 마음에 닿았다. 그리고 그 공감은 극 중 삼형제 뿐만 아니라 힘들다고 하지도 못한 채,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두를 따뜻하게 품으며 위로와 힐링을 전달했다. 사람이 사람에게 힘이 되기도 하는구나. 판타지 같은 간결한 그 문장이 '나의 아저씨'를 본 각자의 피부에 닿았다. 그래서일까. 이병헌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 많은 이들이 여전히 인생작으로 꼽고 있다.사진 : tvN '호텔 델루나' 홈페이지
2위는 30.2%의 득표율로 '호텔 델루나'의 장만월이 차지했다. '호텔 델루나'는 아이유가 '나의 아저씨' 이후 "밝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선택한 작품이었다. 장만월은 호텔 델루나의 사장으로 달처럼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영생을 살며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아이유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이유는 장만월을 통해 고구려, 조선, 경성시대, 현대 등 모든 시대를 오가며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왔다. 이지안이 깊은 마음을 건드렸다면, 장만월은 '아이유는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나'라는 깊은 감탄을 불러일으키며 "장만월 그 자체"라는 호평을 얻었다. 장만월은 사랑으로 인해 더 깊어졌고, 아이유는 그런 장만월로 인해 더 많은 빛을 내게 됐다. 많은 이들에게 아직도 가득찬 달같은 캐릭터로 남아있는 이유가 아닐까.사진 : KBS2 '예쁜남자', '프로듀사', SBS '달의연인-보보경심려'
KBS 예능국 사람들의 순도 100% 리얼 예능 드라마를 표방한 '프로듀사' 속 신디는 가수가 아닌 배우 아이유를 돋보이게 한 캐릭터였다. '드림하이' 속 필숙(2011)으로 데뷔한 아이유는 '최고다 이순신' 속 이순신(2013)으로 처음 주연으로 극을 이끌었고, 이후 '예쁜 남자' 속 김보통(2013)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가수 신디는 유독 아이유에게 착 하고 붙는 모습이었다. 백승찬 PD 역의 김수현과의 러브라인 역시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 주관적이지만 꼭 넣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다.
기타 의견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왜 우리 해수는 없는 거죠?"라는 말로 말문을 턱 막히게 했다. 그렇다. '나의 아저씨' 전, 아이유는 '달의 연인-보보경심려'(2016) 해수 역을 맡아 시공간을 초월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준기, 강하늘 등 현재까지도 남다른 의리를 과시하고 있는 배우들과 한 작품에서 만나 배우로 성장했으니 아이유에게 의미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기타 의견으로는 해수를 비롯해 '예쁜 남자' 김보통의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의견은 "어떻게 하나를 꼽아요"였다.
영화 '드림'으로 인터뷰에 응한 배우 아이유 / 사진 : EDAM엔터테인먼트
'드림'으로 인터뷰 할 당시, 아이유는 자신의 30대 활동에 대해 "정해두고 싶지 않아요. 유동적으로 그때그때 생각을 담아내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아마도 그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이유의 또다른 인생캐를 만들어주지 않을까. 더불어 아이유가 인터뷰 중 살짝 언급한 차기작 '폭싹 속았수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극 중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이 역을 맡은 아이유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확실한 건, 정말 기대된다는 점이다.
"대본 마지막화까지 읽고 정말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재미있게, 치열하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관찰력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작가님과 함께한 첫 작업인데, 캐스팅된 배우들의 특징이나 이미지가 캐릭터에 많이 녹아있어요. 모두다 아는 대외적인 이미지가 아니라요, 조금 더 관찰해야 알 수 있는 속내까지요. '저한테 이런 부분이 있는지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할 정도로요. 저의 어떤 부분을 들킨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는데, 이 모습을 카메라 앞에서 보여드리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라고요. 제가 임한 어떤 역할보다 저와 닮아있는 역할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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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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