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연극계 아이돌이 국민사위 지나 '전재준'이 되기까지[신스틸러]
기사입력 : 2023.03.25 오후 12:01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조선구마사', '더 글로리' 스틸 / 사진: KBS 방송 캡처, tvN, SBS, 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조선구마사', '더 글로리' 스틸 / 사진: KBS 방송 캡처, tvN, SBS, 넷플릭스 제공


최근 가장 핫한 남자 배우를 꼽자면 박성훈을 빼놓을 수 없다. 연기 경력만 15년에 다작 배우인 그가, '더 글로리' 속 섹시 빌런으로 활약하면서 드디어 꽃을 피웠다.

박성훈은 조금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외고에 진학해 공부에 전념하다 배우의 꿈이 생겨 가던 길을 멈추고 연기영화과에 입학했다. 법대, 의대 출신 수재들이 많은 집안에서 자란 박성훈을 가족들은 '돌연변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남들이 보기엔 늦은 시작 같지만, 박성훈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단역으로 시작해 꽤나 긴 무명을 지나오면서도 연기의 재미에 푹 빠졌다. 연극 무대와 매체 연기를 가리지 않고 오간 덕분에 팬층도 넓어졌다.
드라마 '더 글로리', 영화 '상류사회', 드라마 '저스티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영화 '상류사회', KBS2, tvN 제공

드라마 '더 글로리', 영화 '상류사회', 드라마 '저스티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스틸/ 사진: 넷플릭스, 영화 '상류사회', KBS2, tvN 제공

그런 그가 '더 글로리' 속 전재준 역으로 대표작을 새로 썼다. 야생적이고 천박하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섹시미, 그리고 애틋한 부성애까지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를 특유의 매력으로 소화했다. 김은숙 작가가 요구한 "섹시하되 느끼하지 않은" 캐릭터를 15년 연기 경험으로 살려낸 박성훈. 한 계단씩 성장 해온 박성훈의 포텐이 드디어 터진 셈이다. 작품이 흥행한 덕분에 박성훈은 TV-OTT 통합 출연자 화제성 조사에서 톱10에 진입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K드라마 팬들의 눈도장을 톡톡히 찍을 수 있었다.

박성훈이 안하무인 금수저 '전재준' 역을 잘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전작들에서 거친 매력의 재벌 캐릭터를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영화 '상류사회'(2018)에서는 안하무인 재벌 2세 제이슨 역을 맡아 적당히 재수 없고 적당히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였고, 드라마 '저스티스'(2019)와 '싸이코패스 다이어리'(2019, 이하 '싸패다')에서는 악랄한 연기까지 해냈다. 특히 저스티스 속 '탁수호' 역이 소시오패스 같은 인물이라면, '싸패다' 속 '서인우'를 통해서는 순도 100%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해 소름끼치는 악마로 분하기도 했다.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출사표' 스틸 / 사진: KBS 방송 캡처, KBS 제공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출사표' 스틸 / 사진: KBS 방송 캡처, KBS 제공

박성훈은 해맑게 웃으면 순정 만화 속 소년 같기도 하다. 덕분에 아직도 박성훈을 '장고래'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을 터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2018)에서 '장고래' 역을 소화한 그는 제대로 된 연애 경험이 없는 치과의사로 등장, 특유의 멍뭉미까지 더해 안방극장을 매료했다. 박성훈은 극 중 지고지순한 사랑꾼 캐릭터를 선보이며 '국민사위' 수식어까지 얻었다.

드라마 '출사표'(2020)에서는 원칙주의자 까칠남으로 변신해 K직장인의 현실적인 연기와 더불어 츤데레적인 매력으로 2030시청자 눈길을 끌었다. 특히 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이 있는 인물을 맡아 모성애까지 자극, 멜로 캐릭터로서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영화 '곤지암', 드라마 '질투의 화신', '조선구마사' 스틸 / 사진: SBS 방송 캡처, 영화 '곤지암', SBS 제공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영화 '곤지암', 드라마 '질투의 화신', '조선구마사' 스틸 / 사진: SBS 방송 캡처, 영화 '곤지암', SBS 제공

박성훈은 사극 경험도 많다. 데뷔작이 무려 '쌍화점'(2008)이다. 이듬해 영화 '전우치'(2009)에서는 전우치 분신 중 한 명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두 작품에선 비중이 거의 없었지만,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에선 짧은 등장에도 노출신까지 소화해 이목을 끌었다. '육룡이 나르샤'(2015)에서는 길태미의 아들이자 성균관 유생 '길유'로 분해 부전자전 표독한 모습을 선보여 '제23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에서 신인상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 '천문'(2019)에선 세자 '이향'을 맡아 세종 역의 한석규와 부자 케미를 자랑하며 사극에서도 각각 다른 톤의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박성훈은 2021년 '조선구마사'를 통해 사극 주연으로서 나설 예정이었지만 작품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2회차 만에 폐지되면서 연기 인생 오점으로 남기도 했다.

이외에도 MBC 108부작 아침드라마 '잘났어 정말'(2013)에서 비운의 가족사를 가진 인물로 등장, '질투의 화신'(2016)에서는 코믹적 요소를 가미한 도회적인 비서 역할로 알록달록 매력을 보여줬다. 특히 영화 '곤지암'(2018)에서는 공포 체험 카메라맨 '성훈' 역으로 현실적인 공포 연기까지 소화, 충무로 기대주로 꼽히기도 했다.
사진: 픽콘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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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은 연극 사랑도 지극하다. 사실 그는 연극계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다. 2011년 '밍크고래는 소화불량'이다로 무대 연기를 시작한 그는 '옥탑방 고양이', '히스토리 보이즈' 등 입소문 난 연극에서 활약했다. 연극 '프라이드'를 통해서 동성애 캐릭터를, '올모스트 메인'에서는 1인 다역 연기를 선보이며 '연극계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최근 박성훈은 연극 무대보다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다. '더 글로리' 이후 선보일 차기작도 줄줄이 앞두고 있다. 그는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넷플릭스 '선산'에서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며, 디즈니+ '남남', ENA '유괴의 날', 김수현의 복귀작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tvN 새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도 합류해 연내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올 한 해는 '박성훈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만 '더 글로리'에 이어 '선산', '남남', '유괴의 날', '눈물의 여왕' 다섯 개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는 그가 매 작품 어떤 매력으로 팔색조 연기력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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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박성훈 , 더글로리 , 전재준 , 하나뿐인내편 , 장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