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황석희 인스타그램
번역가 황석희 씨가 가슴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지난 2일 황석희 씨가 자신의 SNS에 "가족 잃은 자를 위한 종결"이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7년 전 아버지는 차를 몰고 정차 후 좌회전을 하려다 좌측 내리막길에서 내려오던 차와 추돌했다"며 "추돌 후 아버지의 차는 세 바퀴나 굴러 전복됐다. 아버지는 현장에서 돌아가셨다. 즉사였다. 조수석에 있던 어머니는 오랫동안 중환자실에 누워 있어야 했다"고 적었다.
이어 황석희 씨는 이 사건으로 가족을 잃었지만, 직진 차량이 우선이라는 원칙 때문에 아버지가 가해자가 됏다는 사실에 분노했다고. 결국 재판을 청구한 황석희 씨는 2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상대방과 교통부의 과실을 일부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법정 공방 와중에 아버지의 혈흔이 묻은 차량도 폐차하지 못했다며 "피가 잔뜩 말라붙어 종잇장처럼 구겨진 그 차를 폐차도 하지 않고 지옥처럼 2년이나 붙들고 있었다. 도저히 폐차할 수가 없었다. 그 족쇄 같던 차를 종결을 받은 후에야 간신히 폐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황석희 씨는 애석하게 가족을 잃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우리의 애도는 무용한 것은 아니겠으나 유가족에게 그리 닿지는 않는다"라며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납득할 수 있는 종결이다. 지그은 책임자들이 유가족에게 앞다투어 애도와 위로를 건넬 때가 아니라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종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소신을 전했다.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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