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M,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때 '클래식 샘플링=흥행'이라는 공식이 통할 때도 있었지만, 최근 K-POP 곡들 중에서는 클래식 샘플링을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러한 K-POP 시장에서 오랜만에 클래식 곡을 샘플링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사례가 있다. 지난 봄에 컴백한 레드벨벳이 그 주인공이다. 여기에 블랙핑크 역시 클래식 샘플링 곡으로 컴백을 예고, 어떤 곡이 탄생할 것인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 우아하게 완성된 레드벨벳표 'G선상의 아리아', 'Feel My Rhythm'
레드벨벳은 지난 3월 21일 미니앨범 'The ReVe Festival 2022 - Feel My Rhythm'(더 리브 페스티벌 2022 – 필 마이 리듬)을 발매, 타이틀곡 'Feel My Rhythm'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해당 곡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Air On The G String)'를 샘플링, 섬세하고 우아한 스트링 선율과 강렬한 트랩 비트, 환상적인 보컬 매력의 조화가 돋보이는 팝 댄스곡으로 완성했다.
레드벨벳은 클래식 곡을 샘플링한 만큼, 우아한 콘셉트를 앞세웠다. 발레리나로 변신한 모습부터 마치 명화처럼 연출된 포토 및 영상이 공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것에 대해 웬디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봄과 아주 잘 어울린다"라고 자신했으며, 슬기 역시 "이번 앨범 방향성과 잘 맞아 샘플링하게 됐다. 듣자마자 '아는 노래인데'라며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실제 이들의 자신감처럼 'Feel My Rhythm'은 음원, 음반 차트에서 모두 선방했다.
◆ 걸크러시 매력이 기대되는 블랙핑크표 '라 캄파넬라', 'Shut Down'
블랙핑크는 오는 16일 오후 1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두 번째 정규 앨범 'BORN PINK'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에는 선공개되며 흥행 돌풍을 이끈 'Pink Venom'과 타이틀곡 'Shut Down'을 포함한 총 8개 트랙이 담긴다. 특히 타이틀로 선정된 'Shut Down'은 파가니니의 클래식 넘버 '라 캄페날라'를 감각적으로 샘플링해 강렬한 중독성을 예고한다.
특히 힙합과 클래식의 만남이라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블랙핑크가 앞세운 콘셉트 포토 및 영상들 역시 걸크러시한 분위기로 연출, 특유의 카리스마를 과시해 '믿고 보는 매력'을 기대하게 만든다.
리사는 "녹음실에서 데모곡을 들었는데, 도입부가 흐를 때 멤버들 모두 아무 말도 못하고 쳐다만 봤다. 서로의 눈빛을 통해 '이건 타이틀곡!'이라고 말하고 있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으며, 제니는 "클래식과 트렌디한 힙합 비트의 조화가 인상적이고 새로우면서도 중독성이 강한 매력이 있다"라며 "그동안 블랙핑크가 꾸준히 선보여온 카리스마를 다음 단계로 가져간 곡"이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 클래식 샘플링 곡으로 컴백했던 가수, 누가 있을까
사진: 쏘스뮤직,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2017년 여자친구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샘플링한 '여름비'로 컴백했다. '여름비'는 때론 변덕스럽지만 아름다웠던 여름비에 사랑을 빗대어 투명하게 빛나는 소녀들의 여름과 사랑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당시 여자친구 소속사였던 쏘스뮤직은 "클래식과 여자친구 특유의 정서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샘플링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같은해 발매된 악동뮤지션 '오랜 날 오랜 밤' 역시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으로 시작돼 감성을 자극한다.
이 밖에도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을 샘플링한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 신화의 'T.O.P'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정경'), H.O.T.의 'Outside Castle' (모차르트 교향곡 25번), 박지윤의 '달빛의 노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동방신기 '트라이앵글'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씨야의 '사랑의 인사' (엘가 '사랑의 인사'), 아이비 '유혹의 소나타' (베토벤 '엘리제를 위하여'), 휘성 '사랑은 맛있다♡' (베토벤 '비창') 등의 히트곡이 있다. 또 신혜성의 '첫사람'은 레드벨벳과 같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곡인 만큼, 비교해 듣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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