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나 "김태리 만나 행운…언니 같은 배우 되고파"[인터뷰]
기사입력 : 2022.04.21 오후 4:48
사진: 킹콩by스타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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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가 열정에 젖어 있는 싱그러운 펜싱 선수 '고유림'으로 안방극장을 매료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고유림은 어려운 집안 사정에도 펜싱을 향한 꿈을 지키고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진 고교생이다. 그가 펜싱을 하는 이유는 곧 가족. 그만큼 가족애가 강한 인물이었기에 극 중 고유림의 서사가 더 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었다.

보나는 그런 캐릭터를 유연한 연기로 소화했다. 극 초반에는 까칠하고 예민한 인물로 그려졌지만, 중후반부를 넘기면서 살짝의 백치미까지 더하며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인생작을 경신한 보나와 화상 인터뷰로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오! 삼광빌라'에 이어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2연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로서 소감과 작품 선택의 기준이 궁금하다.

일단 너무 감사드리죠. 요새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알아봐 주셔서 신기한 것 같고요.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라기보다는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오디션 보려고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너무 재밌고 좋아서 꼭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작품이에요.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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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린 나이부터 선수 생활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실제 보나 씨도 아이돌 데뷔를 위해 어릴 때부터 노력해왔는데 '고유림'과 공감대가 많았나.

공감대가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꿈을 위해 학교생활을 포기하는 부분도 그랬고요. 그거 하나만 생각하고 열심히 달려왔던 모습이 좀 비슷하지 않나 싶은 생각은 했어요.

저와 유림이가 비슷한 점이라고 하면, 꿈을 위해 인생을 바쳤다는 것, 어쩔 수 없이 경쟁을 해야 했다는 것 같아요. 그 어쩔 수 없는 시스템에 무언가의 압박을 받는다는 점도요. 그래서 지금 아이돌 하시는 분들이 더 존경스럽기도 하죠.

Q. 꾸밈없는 고유림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연기적으로나 비주얼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유림이는 주변 인물을 만날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거든요. 거기에 대해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찾아갔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연기를 하면서 울지 말아야 할 신에서 운 경험도 있고요. 감독님, 작가님, 언니, 오빠들이랑 얘기를 정말 많이 하면서 유림이를 찾아갔어요.

외적으로 설정한 부분은 최대한 운동선수처럼 보이려고 했어요. 꾸미지 않은 무채색의 옷이라든지 품이 큰 티셔츠, 질끈 묶은 머리, 패션에 관심이 많은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같은 옷도 많이 돌려 입었고, 운동화도 거의 후반부까지 한 운동화를 신었어요. 다른 점이라면 눈썹을 평소보다 살짝 짙게 그렸거든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화장도 거의 안 하고 립밤만 발랐어요.

Q. 자신이 생각하기에 고유림의 매력은 뭐였나.

초반에 희도랑 대립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유림이가 단단하고 바르고 착한 아이라고 느꼈어요. 중반에는 희도와 화해를 하고 나서 약간 바보 같은 면도 나오고 사랑스러움도 나왔는데, 작가님께서는 그게 유림이의 실체라고 해주셨거든요. 모두가 '금메달리스트'하면 똑 부러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허당기 있는 모습이 실체라고요. 그런 모습도 좋았고 가족들만 생각하는 애틋한 아이인 것도 좋았고, 대본 읽을 때부터 유림이가 너무너무 좋았어요.

Q. 유림이를 연기하며 배웠던 지점이 있나?

유림이가 정말 멋있었던 건 가족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가족을 위한 꿈이었고, 헌신적인 아이인 점이 되게 멋있다고 생각했고요. '나도 누군가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것 같아요. 그런 유림이의 단단함이 너무 좋았고, 저도 많이 단단해진 것 같아요.

저는 유림이와 다르게 가족들이랑은 거의 친구처럼 지내는 스타일이라 엄마한테 투정도 많이 부리고 하거든요. 그래서 유림이가 더 안쓰럽기도 했고 멋져 보이기도 했어요. 저에게는 아직 가족을 지킨다기보다는, 가족이 나를 지켜주는 존재거든요. 저도 가족이 1순위이긴 하지만, 저는 좀 더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요.(웃음)

Q. 청춘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만큼 배우들과의 케미도 아주 좋았다. 현장에서는 어땠나.

처음에 태리 언니랑 주혁 오빠가 한다는 얘기를 들은 상태로 대본을 봤는데, 둘 다 너무 잘 어울리더라고요. 여태 봤던 선배님들의 작품이 떠오르면서 음성지원이 된다고 할까요?(웃음) 너무 재밌고 따뜻한 드라마라 이 작품에서 함께 하게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진짜 태리 언니를 만나서 되게 행운이라고 느끼고 있고, 얻은 것도 많았어요. 엄청 잘 챙겨주시기도 하고, 항상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봐 주시거든요. 정말 마음 편히 따라갈 수 있었던 게 커요. 정말 좋은 선배님이셔서 저도 나중에 이런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계속했고, 언니랑 했던 모든 게 그냥 너무 좋았어요. 언니 눈을 보고 연기하는 것 자체가 좋았고, 그 눈에서 모든 감정이 느껴져서 저렇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현욱이랑 찍을 때는 그냥 유쾌했어요. 나이 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고,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을 정도로 화기애애하게 찍었고요. 다섯 명이서 나오는 신은 다 그랬던 것 같아요. 언니, 오빠들이 잘 이끌어주셨고, 항상 제 얘기를 들어주시고, 불편하게 보이면 감독님한테 대신 말도 해주시고 하면서 되게 배려를 해주셨어요.

Q. 분위기 메이커를 꼽자면?

거의 이진 오빠(남주혁)였던 것 같아요. 장난기도 많으시고 항상 저희끼리 찍고 있으면 무전기로 장난 치고, 그런 식으로 유쾌하게 지냈어요. 촬영장 모든 분위기가 안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지웅이(최현욱)가 유독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지웅이 몰이할 때도 많고 재밌었어요.

Q. 현장에서 가장 캐릭터와 비슷했던 배우, 가장 달랐던 배우를 꼽자면?

가장 비슷한 배우는 희도 언니(김태리)인 것 같아요. 텐션이 희도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런 솔직 당당하고 일직선적인 모습이 비슷하고, 가장 다른 배우는 주명 언니인 것 같아요. 승완이보다 주명 언니가 훨씬 더 표현도 많고 유쾌하거든요. 승완이는 사실 주변에 관심이 많이 없잖아요. 승완 언니(이주명)는 되게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언니여서 재밌어요.(웃음)

Q. 펜싱 선수 캐릭터를 위해 실제로 펜싱 연습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배우는 과정은 어땠나.

펜싱은 정말 승부욕이 강한 사람에게 적합한 것 같아요. 태리 언니나 저나 승부욕이 되게 강해서 엄청 열심히 했거든요. 그 희열감도 엄청나고요. 힘든 점은 체력 소모가 굉장히 큰 운동이라는 점이에요. 제가 평소에는 운동을 즐겨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처음에 배울 때는 허리랑 무릎이 나가서 도수 치료도 다니고 했어요. 몸이 안 좋아도 경기 하면 악착같이 했고요.(웃음) 엉거주춤하고 다니고 맨날 보호대 차고 있겄지만, 앞으로도 계속 펜싱을 하고 싶은 생각이고, 펜싱을 만나서 좋아요.

Q. 함께 땀 흘린 만큼, 김태리 배우와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을 것 같다.

드라마 촬영하기 전에 펜싱하면서 함께 울고 웃었던 게 촬영하면서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언니 덕분에 촬영장에도 잘 적응할 수 있었고요. 에피소드가 진짜 많은데, 둘 다 승부욕이 세서 뭐든 내기를 하는 편이거든요. 저희가 전주에서 촬영을 하다가 국궁 쏘는 체험을 하는 곳이 있어서 붙었거든요.(웃음) 언니한테 제가 '나 아육대에서 양궁 배웠어. 나 아육대 출신이야' 하기도 했고요. 저희다 대결을 하는데 뒤에서 스태프들이 재밌다고 영상 찍고 그랬던 적도 있어요. 또 제가 볼링을 못 쳐서 언니한테 배웠는데, 제가 핸디캡을 받아도 져서 볼링비 내기도 했고, 저와 다르게 활동적인 언니랑 있다 보니 난생처음 탁구도 쳐봤어요.

Q. 보나에게 청춘이란?

저에게 청춘은 우주소녀 같아요. 제가 아직 인생을 크게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인생의 반 정도 바친 꿈이다 보니 그거로 인해서 미성숙했던 부분이 성숙해졌고, 많이 울고 웃고 하는 일들이 있었거든요. 그 시간들 덕분에 단단해진 것 같아요.

Q. 배우로서 보나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 대중분들께는 많이 낯이 익은 얼굴이 아니다 보니 여러 모습을 봐주시는 게 오히려 지금은 장점 같아요. 이미지가 확확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더라구요. '같은 사람인지 몰랐어' 하는 이런 얘길 듣고는 하는데, 처음에는 '좋은 건가? 안 좋은 건가?' 했는데 이제는 작품 속 캐릭터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좋은 거구나 싶어요.(웃음)

여러 가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조그마한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아직까지는 알아가고 배워가는 단계여서 저도 저만의 강점과 특징을 찾고 싶어요. 그런 강점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Q. 이번 작품으로 배우 입지를 한 번 더 다졌는데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다면?

다음 작품에 고민이 많은데요. 아직은 '어떤 걸 잘 할 수 있을까' 그런 경험치가 많이 부족해서 다양한 캐릭터로 경험치를 쌓고 싶어요. 하고 싶은 장르는 어릴 적부터 판타지 사극을 해보고 싶었는데, 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보나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이번 작품은 제 마인드가 좀 바뀌게 된 작품 같아요. 선배님들 본보기를 보면서 연기에 대한 생각이 되게 깊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을 더 디테일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점차 하게 되는 것 같아서 저에게는 진짜 행운 같은 작품이죠. 잘 하고 싶다는,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앞으로도 잘 해내려고 노력할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개인적인 올해 목표가 있다면?

인터뷰일 기준으로 '퀸덤2' 2차 경연이 끝났고, 3차부터는 합류하거든요. 일단 '퀸덤2' 준비를 하고, 올해 콘서트랑 앨범 계획이 있어서 당분간은 우주소녀로서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차기작도 열심히 고민을 하고 있으니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게요.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운동선수 역할을 하다 보니, 제가 원래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서 운동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 운동을 해보니 몸이 건강해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올해 목표는 피곤하더라도 운동을 꾸준히 해보는 거예요. 그런데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웃음)

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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