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이상윤 인터뷰 /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이상윤이 '원더우먼'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지난 6일 SBS 금토드라마 '원더우먼'이 종영했다. 극 중 후계자 자리를 빼앗긴 뒤 홀로서기에 성공한 '한승욱' 역을 맡은 이상윤은 "행복한 현장이었다"라며 "반응이 좋은 것을 느끼면서 끝나서 되게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유쾌하고 재미있던 현장 사람들과 인사를 해야한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라고 작품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특히 '원더우먼'은 첫회 시청률 8.2%로 시작했고, 같은날 편성된 '검은태양'은 7.2% 시청률로 시작됐다. MBC의 경우 첫 금토드라마 편성이었고, '원더우먼'은 '펜트하우스' 후속 자리로 시작된 상황이었다. 경쟁작에 대한 의식은 없었을까.
이상윤은 "아무래도 경쟁작이다 보니까 '검은태양'이 워낙 공을 들인 멋진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긴장을 했었다. 모든 작품이 잘 되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저희가 안 되면 속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처음에 시청률이 비슷하게 나왔을 때는, 우리가 쳐지지만 않게 같이 가면 괜찮다는 생각을 했고, 나중에 시청률이 올라갔을 때는 분위기가 좋아졌죠. 의식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다"라고 답했다. 아래는 일문일답으로 구성한 이상윤 인터뷰 전문.
Q. '원더우먼' 인기를 체감했는지?
사실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얘기는 평소에도 많이 해주시니까 그전과 다르다는 것을 많이는 못 느꼈는데, 부모님 지인들이나 작품에 빠져계신 분이 많고, 감독님의 사모님이 난리났다는 그런 얘기를 많이 전해듣기는 했다.
Q. '원더우먼' 인기 비결은?
다들 아실 것 같다. 사이다죠. 거침없는 면을 가장 좋아했던 것 같다. 모두가 하고 싶은 말을 캐릭터를 통해 해주니까. 대본이 시원했고, 에너지가 맛깔났죠. 여기에 훌륭한 배우들이 맛있게 잘 살려주신 것이 잘 먹혔다. 또 찍을 때는 되게 간결하게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편집본을 보니까 이런 생각으로 이렇게 찍으셨구나 싶었던 것이 많았다. 연출도 잘해주셨다.
Q. '원더우먼'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고군분투하는 조연주를 잘 백업하고 서포트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승욱만의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했는데, 승욱의 이야기가 사실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같이 가는 편이었다. 조연주, 강미나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보니까 여기에서는 내가 이 사람의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것에 집중했다.
Q. 처음에 야상 패션이 화제를 모았다. 의상이 그렇게 화제를 모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대본에 나온대로 의상을 입었는데, 사실 안 좋게 봐주신 분들도 많았다. 승욱이라는 인물의 재력에 안 맞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 감독님께서 좀 더 멋스러운 어른 남성, 그런 느낌을 원하셨던 것 같다. 야상 느낌 보다는, 사파리 재킷 같은 것을 잘 입을 스타일이었다. (연주의) 그 대사 이후에는 스타일이 바뀌었고, 다음부터는 신경써서 입었죠.
Q. 극 중 조연주와 '환상케미'로 멜로장인 수식어까지 얻었는데, 이하늬와 호흡은?
조력자로서의 모습과 승욱과 연주의 멜로에 있어서 모두 호흡이 좋았다. 배려도 많았고, 에너지도 좋았다. 유쾌한 분위기였고, 처음부터 어렵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친해진 다음에는 의견 교환도 하면서 새로운 것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다.
Q. 문명특급을 보면 이하늬의 에너지를 감당 못하는 모습이던데?
감당을 못했다기 보다는, 저 친구는 저렇구나 생각을 많이 했다. 문명특급에서는 '이하늬가 둘이네' 이런 생각을 했다. 오디오가 비는 곳이 없어서 언제 끼어들어야 할지 모르겠는 그런 느낌이었다. 둘이 잘하니까 욕심내고 싶지 않아서 물을 마셨는데, 그걸 보고 제가 고통받는 모습이라고 하더라. 그냥 재미있어서 보고 있었다. 저랑 다른 성향의 사람이 둘이나 있어서 신기하게 봤다. 밝은 에너지 덕분에 촬영장에서는 항상 도움을 받았는데, 그 친구가 오글거리는 것을 못 참는다. 처음에 멜로 신을 촬영할 때는 참더니 막판으로 갈수록 이게 너무 친해지니까 제가 그런 대사를 하는 것에 웃음이 터졌던 적이 많다.
Q. 케미가 좋았는데 러브라인 중심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아쉬움은 없는지?
저희끼리도 현장에서 '갑자기 툭 멜로'라서 뭐지 했었다. 이하늬 씨 같은 경우는 워낙 돌아다니면서 신이 많았다. 각 신마다 고민도 많았을 거라서 (멜로에 대한) 시간이 많이 부족했을 것 같고, 저는 김창완 선생님과도 많이 붙었다. 어떻게든 잠깐이라도 그런 눈빛이라도 더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것도 없으면 정말 '갑툭멜'이 되니까. 이게 차곡차곡 로코나 멜로 정서의 작품처럼 예쁜 신이 쌓였다면 좋았겠지만, 이 작품의 주는 그게 아니니까 그걸 따라야 맞는 것 같다.
Q. 제작발표회 당시 '개그 틈새시장'을 노린다고 했는데, 도전이 성공했는지?
개그 허용을 안 해주셨다. 승욱이는 그러면 안 된다고, 멋있어야 한다고 했다. 뒤로 갈수록 봐주셨는데 팔이 부러지는 신에서 감독님이 괜찮게 느끼셨는지 대본에서 추가 신을 주기도 했다. 유준이가 연주를 알아보고 집에 갔을 때 에필로그에서 '팔 다쳐서 (저희) 집에 좀 와주세요 하는 애드리브가 추가 신으로 생겼다.
Q. 이하늬 배우의 코믹 연기를 직관한 소감?
영화 '극한직업'을 재미있게 봤는데, 거기에서는 모든 분들이 잘 하셨다. 그 팀워크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리딩 때부터 보는데 정말 현장에서 날라다녔다. '원더우먼'이었다. 이래서 그동안 코믹한 연기를 했던 것이 잘 됐구나 생각이 들었고, 많이 배웠다. 저렇게, 저런 에너지로 하는구나, 저래서 재미있구나 참고를 많이 했다. 그 친구처럼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꼭 해보겠다.
Q. 시청자로서 재미있게 봤던 '원더우먼' 회차는?
14회를 재미있게 봤다. 전개도 빠르고, 확확 바뀌는 것이 많았다. 강미나가 어디 있는지 밝혀졌는데, 모르는 상태에서 봤을 때는 더 짜릿하셨을 것 같다.
Q. 이번에 연기가 좋아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최근 연극에 도전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는지?
분명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뭔가 당장 좋아졌다기 보다도 연기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 이런 것들이 제 안에서 달라진 것 같다. 접근이 달라진 것 같다. 전에는 무언가 표현을 해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입었을 때 편해야 볼 때도 편한 느낌이라는 생각이다. 연극을 하면서 선생님들, 연출님들께 그런 부분을 많이 듣고, 하면서도 느꼈다. 대본을 보는 것도 하나를 가지고 세, 네 달을 하게 되니까 경험이 달라진다. 접근 방식에서도 훨씬 더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보게 된다.
Q. 이번 작품이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
전체적인 이미지에서 서포터였다. 인생 캐릭터로 봐주시면 감사할 뿐이다. 처음에 연극을 끝낸 뒤, 거기에서 받은 에너지와 좋은 기운을 현장에 접목하면 어떨까 궁금해서 들어온 작품이었다. 워낙 절대 분량 자체가 승욱이는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목이 마르기도 했지만, 굉장히 뭔가 부담없이 재미있게 한 작품이 된 것 같다.
Q. 앞으로 계획은?
올해 말부터 연습이 들어가서 내년 초에 올라갈 연극을 계획 중이다. 작년에 했던 '라스트 세션'을 다시 하게 됐다. 그 준비를 할 것 같다. 신구 선배님께서 '똑같이 할 거면 안 하는게 낫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끊임없이 새로운 걸 해야 한다. 결국에는 똑같아진다고도 하셨는데, 그렇다고 노력을 안 하면 안 되잖아요. 전보다 나은,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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