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 이정후가 도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8월의 시작을 뜨겁게 달구었다. 아버지 여홍철, 이종범에 이어 '레전드'를 만들고 있는 두 사람이다.
지난 1일 여서정은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도마 은메달을 획득한 아빠 여홍철의 뒤를 이어 '부녀 메달리스트'가 됐다.
같은날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그 중심에는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가 있었다. 이날 이정후는 2대 3으로 지고있던 상황에서 1타점 2루타를 때리며 동점을 만들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 MBC '세바퀴' 방송 캡처, KBS 스포츠 유튜브 채널 캡처, SBS 야구 중계 캡처, 기아타이거즈 제공, 올림픽 공식 트위터
여홍철, 여서정 부녀와 이종범, 이정후 부자의 과거 언급이 지금 다시 회자되는 이유다.
여홍철은 2010년 방송된 '여유만만'에서 딸 여서정이 2020년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을 바랐다. 그 말대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서정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여홍철은 '세바퀴'에 출연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서정이에게 체조를 시킨 것은 아니라고 했고, 당시 11살이던 여서정은 "(체조를) 그만두려고 할머니께도 말했었는데, 부모님께는 말하지 못했었다"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한층 단단해진 모습으로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이종범의 경우 이정후가 야구하는 것을 반대했었다. 이종범은 과거 인터뷰에서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힘들었고, 내가 화려한 선수생활을 한 만큼, 정후가 멘탈적으로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해 다른 종목을 많이 시켰다"라며 "프로에서 성공하기까지 매우 불안했다"라는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정후는 데뷔 첫 해 신인왕을 수상하며 프로선수로서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국가대표로 발탁돼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여홍철의 딸' 여서정,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라는 수식어 만큼이나,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철, '이정후의 아버지' 이종범이라는 수식어 역시 자연스러워졌다. "나를 뛰어넘어달라"는 이종범의 바람과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는 여서정의 다짐이 이뤄질 수 있을지 두 사람의 행보에 응원을 보내본다.
글 픽콘 / pickcon_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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