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美아카데미 수상…폭소로 연 '브래드피트' 찾는 소감 전문
기사입력 : 2021.04.26 오전 11:17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 사진 : TV 조선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방송 이미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 사진 : TV 조선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방송 이미지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의 제작자이자 배우 브래드 피트와 만남을 언급하며 현장을 유쾌하게 하며 소감을 전하기 시작했다.

오늘(26일, 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영화 '미나리'가 6개 부분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윤여정은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윤여정은 5명의 여배우와 경합했다.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가 함께 후보에 올랐다.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브래드 피트는 "윤여정"의 이름을 호명했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 '미나리'의 제작자다.

윤여정은 소감을 전했다. 그는 "브래드피트 선생님, 드디어 만나뵙게 돼 영광입니다. 저희가 영화 찍을 때 어디계셨나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짓게 했다. 이어 자신에게 표를 던져 준 아카데미 멤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또한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을 비롯해 영화 '미나리'를 함께한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덧붙였다.

이어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언급하며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 배우와 경쟁하겠나"며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에게 특별한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두 아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두 아들이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고 센스있는 어록을 추가했다. 이어 윤여정의 영화 데뷔작 '화녀'를 찍은 故김기영 감독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덧붙였다.

한편,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2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과 유니언 스테이션, 쇼핑센터 할리우드 앤드 하이랜드, 유럽 현지 특설 무대에서 이원 생중계된다. 매년 돌비극장에서 개최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이같은 방식이 적용됐다. 국내에서는 26일 오전 8시 50분부터 TV조선이 생중계한다. 이하 소감 전문.

◆ 윤여정 美 아카데미 소감 전문.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 만났네요.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계셨던 거예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에요.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또는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어요. 저는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 TV 프로그램 같았는데 제가 직접 왔다니 믿기지 않네요. 잠시만요,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 좀 할게요. 저에게 투표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에게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원더풀한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스티븐 연, 정이삭,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저는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정이삭이 우리의 캡틴이었고 저의 감독이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또 감사드릴 분이...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을 연기했잖아요. 우리끼리 경쟁할 순 없습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여러분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네요. 그리고 아마도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대접하는 방법일 수도 있죠. 아무튼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저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그리고 저는 이 상을 저의 첫 번째 감독님, 김기영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셨고 제 데뷔작을 함께 했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거예요. 정말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글 에디터 조명현 /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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