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유세에 초상권-저작권 무단 도용된 스타들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어베인뮤직, JTBC 제공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애꿎은 스타들이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총선에 참가한 후보들이 특정 스타 및 작품들의 초상권 등을 무단 사용하면서 해당 연예인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불거진 것. 선거철에 괜한 불똥을 맞은 스타들은 SNS와 소속사를 통해 억울한 심정을 드러내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김서형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JTBC 제공
이번 21대 총선의 초상권 무단 도용 첫 피해자는 김서형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홍보물에 드라마 'SKY캐슬' 속 김서형의 모습과 극 중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의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대사가 담겼다. 해당 사실이 온라인으로 퍼져나가자 김서형은 포털 사이트 연관검색어에 '김서형 정당'이 뜨는 등 본의 아닌 곤혹을 치르게 됐다.
이에 지난 4일 마다픽쳐스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배우의 초상권이 특정 정당의 홍보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당사의 동의 없이는 배우의 어떠한 이미지도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실 수 없으며, 초상권 무단 도용의 문제가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소속사는 "김서형이 어떠한 정당 홍보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김서형의 정치적 성향과 이번 사건이 무관함을 강조했다.
마미손, 저작권 도용 피해 / 사진: 오준석 선거 캠프, 어베인뮤직 제공
지난달 말 미국 촬영을 마치고 입국한 래퍼 마미손은 자가 격리 중 자신의 저작물이 정치적 홍보에 사용된 것을 확인하고 조치에 나섰다. 오준석 민중당 서울 동대문구갑 후보가 홍보 현수막에 마미손의 시그니처 마스트를 쓴 인물과 함께 '소년점프' 가사를 개사한 문구를 카피로 사용한 것. 이에 마미손 측은 "당사 동의 없는 아티스트의 어떠한 이미지와 저작물도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마미손은 어떠한 정당의 홍보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 무단 도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펭수, 저작권 무단 도용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선관위 공익광고 캡처
정치권 도용에 곤혹을 치른 건 스타들뿐만이 아니다. EBS '자이언트 펭TV' 캐릭터 펭수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속 주인공 '박새로이'도 무단 도용 피해를 입었다.
특히, 2030세대에서 큰 인기를 얻은 펭수는 이번 선거 유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캐릭터다. 후보들이 펭수의 유행어를 따라 하거나 펭수와 비슷한 인형 탈을 쓰고 현장 유세에 나오는 등 선거 홍보에 펭수를 이용하고 있는 것. 펭수가 현재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독려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바, 콘텐츠 저작권을 가진 EBS는 "사전에 합의된 적 없는 사용"이라며 "펭수가 선거 운동에 쓰이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단언했다.
'이태원 클라쓰' 박새로이, 무단 패러디 피해 / 사진: 홍준표 인스타그램, 웹툰 '이태원 클라쓰' 페이지, JTBC 제공
'이태원 클라쓰' 박새로이는 선거판의 홍새로이가 됐다. 대구 수성을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지난 5일 SNS에 박새로이를 패러디한 홍보물을 게재했고, 이 사실이 퍼지자 7일 원작자 조광진 작가는 "저작권자인 나는 '이태원 클라쓰'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도 띠지 않기를 바란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웹툰이 연재된 카카오페이지 역시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홍 후보 측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무분별한 초상권·저작권 도용에 누리꾼은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를 정치권에 끌어들이지 마라", "자기들 마음대로 초상권 침해를 해도 되는 거냐", "아무거나 막 갖다 써도 되는 줄 아는가", "펭수는 건드리지 말자", "저작권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닐 텐데", "무단 사용이었다니 (후보자들의)무지가 놀랍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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