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문지윤 부친 손편지 공개, "깊은 애도와 조의 표해준 분들께 감사"(전문)
기사입력 : 2020.03.23 오후 1:32
문지윤 부친 손편지 /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문지윤 부친 손편지 / 사진: 사진공동취재단


故 문지윤의 아버지가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23일 가족이엔티 측이 "故 문지윤 배우가 지난 20일 발인을 잘 마치고 영면했다"며 "어제(22일) 문지윤 군의 부친께서 지윤이를 애도해주시고 조의를 표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편지를 주셨다. 한분한분 찾아 뵐 수 없는 상황이라 이렇게라도 감사를 전하셨다"며 문지윤 부친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故 문지윤의 아버지는 "급작스럽게 아들을 하늘로 보낸지 벌써 3일째가 되었다. 아비인 저도 아직까지 믿기지 않고 가슴이 아리고 먹먹하다. 하지만 지윤이가 소천하고 장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분께서 함께 아파해주시고 함께 울어주시고 같이 고생해 주셨기에 힘을 내 본다"고 적었다.

이어 "(지윤이가) 불과 몇주 전 15년 만에 CF를 찍게 돼 기뻐하며 저에게 긴긴 수다를 늘어놓았었는데,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며 "본인 스스로를 다잡고 열심히 배우를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던 아들이 갑작스럽게 목이 아프다며 이틀을 고열에 시달렷고, 병원 입원 후 치료를 받다가 삼일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코로나19의 상황과 심각성으로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려 했지만, 바쁘시고 힘든 상황에서도 지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러 한 걸음에 달려와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로 인해 지윤이 가는 길 마지막까지 외롭지 않게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해주신 팬분들과 시청자분들, 함께 울어주고 슬퍼해주신 감독, 작가, 스태프, 제작진, 그리고 지윤이과 함께 했던 연기했던 배우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마시고 지윤이와 웃으며 보냈던 좋은 기억, 보잘것없지만 심성 하나만큼은 참 착하고 연기만 생각했던 배우 문지윤으로 오래 간직해 주셨으면 하는 아비의 간절한 마음이다. 앞으로도 좋은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문지윤은 지난 2002년 MBC 드라마 '로망스'로 데뷔한 후 드라마 '쾌걸춘향', '선덕여왕', '치즈인더트랩', '역도요정 김복주', '황금정원', 영화 '나의 PS 파트너', '불한당' 등에서 열연했다.

◆ 故 문지윤 부친 '감사의 손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故 배우 문지윤의 아버지 문광석입니다.

급작스럽게 아들을 하늘로 보낸 지 벌써 3일째가 되었네요. 아비인 저도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고 가슴이 아리고 먹먹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지윤이가 소천하고 장례 기간 동안 정말 많은 분께서 함께 아파해주시고 함께 울어주시고 같이 고생해주셨기에 힘을 내어 봅니다. 정말 많은 분들께 너무나 감사해서 이렇게 글로나마 저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지윤이는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다며 집에서 거리가 먼 곳에 있는 연기학원을 걸어서 오가며 길거리에서 발음과 발성 연습을 하고 오디션에 필요한 대사나 몸짓을 연습하는 연기의 꿈이 간절했던 아이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19년 동안 많은 작품을 연기하였고. 작품에 캐스팅이 되면 함께 일하는 감독, 작가, 스텝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또 쉬는 날에도 연기자들이 모여 만든 진혼의 농구팀에서 형, 동생들과 신나게 농구하고 집에 돌아오면 어린아이처럼 기쁘게 부모에게 수다를 늘어놓고는 하였습니다. 집 밖을 나가지 않거나 혼자 있는 시간에는 독학으로 터득한 그림을 그리며 지윤이만의 세상을 그려나가곤 했고, 불과 몇 주 전에는 15년 만에 CF를 찍게 되었다며 기뻐하며 제주도로 촬영가 너무 행복하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CF 감독님께 자신의 연기를 인정받고 있음에 큰 행복을 느꼈다며 저에게 긴긴 수다를 늘어놓았는데 마지막 작품이 되었네요.

더욱 본인 스스로를 다잡고 열심히 배우를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던 아들이 갑작스럽게 집에서 목이 아프다며 이틀을 고열에 시달렸고, 병원 입원 후 치료를 받다 삼 일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지윤이를 잃고 장례를 치러야 함에도, 현 시국의 안타까운 코로나19의 상황과 심각성으로 걱정과 우려되어 저는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려 하였지만, 코로나의 위험과 바쁘시고 힘드신 상황속에서도 지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러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너무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로 인해 지윤이 가는 길 마지막까지 외롭지 않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먼저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해주신 지윤이를 오랫동안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팬분들과 시청자 여러분들과 또 함께 울어주시고 슬퍼해 주신 감독, 작가, 스태프, 수많은 제작진, 그리고 지윤이와 연기하고 같이 땀 흘렸던 모든 배우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 동료로 형으로 친구로 함께 건강과 우정을 나눴던 지윤이가 너무나도 좋아했던 진혼 농구단에도 지윤이를 보살펴 주셨음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지윤이가 보잘것없지만 하나님께 가는 길을 더욱 빛나게 해주신 수많은 방송사와 언론사 및 기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가족과 친척분들께 감사드리고, 마지막으로 지윤이의 운명과 함께 모든 장례를 끝까지 함께해주신 지윤이의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친구 박찬석, 옥전일, 조대웅, 홍승영, 김선우, 이정호, 이대호, 채송아, 고윤미와 절친 배우 임성언, 천영술, 이승현께도 감사드리며, 지윤이의 15년 지기 친형.동생처럼 지내온 소속사 ㈜가족이엔티 양병용대표, 이승희 이사, 김민수, 채봉주 매니저와 그동안 지윤이와 함께 일하며 우정을 나눴던 수많은 매니저분들과 소속사 관계자, 스태프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감사한 분이 너무 많아 생각하다보니 또 한 번 눈물이 납니다.

지윤이가 살아있을 때 옆에두고 좋아하던 것들을 소천길에 함께 떠나보냈습니다. 좋아하던 자동차에 좋아했던 대본, 좋아하던 음악, 그리고 커피와 밀크티를 함께 보냈으니 외롭지 않게 즐거운 마음으로 먼 길 여행을 하고 이제 하나님께 잘 도착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마시고 지윤이와 웃으며 좋았던 기억, 보잘 것 없지만 심성 하나만큼은 참 착하고 연기만 생각했던 배우 문지윤으로 오래 간직해 주셨으면 하는 아비의 간절한 마음입니다.

저와 아내가 감사한 마음을 한 분 한 분 찾아뵐 수도 없는 상황과 현실이니 큰 이해를 부탁드리며 대신하려 합니다. 이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하시는 일마다 건승하시고, 평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저희에게 직접 연락을 주셔도 좋고, 지윤이의 영원한 소속사 가족이엔티를 통해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저희 지윤이가 받은 너무 큰 사랑과 감사를 저희도 꼭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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