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심각③] 직격탄 맞은 영화계…촬영·개봉 줄줄이 연기
기사입력 : 2020.02.25 오후 5:5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가 확산세를 이어가면서 대중문화계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2일과 23일 양일간 도내 영화관을 찾은 총 관객수는 1만 1천 2백여 명에 불과했다. 특히, 박스오피스 상위 10편의 평균 좌석 판매율이 3.5%에 그치면서 100석당 3~4석만 팔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영화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촬영과 개봉 등 스케줄에 비상이 걸린 국내외 영화계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 '미션 임파서블7'·'교섭'·'피랍'…국내외 영화 촬영에 빨간불
'미션 임파서블7' 촬영 잠정 연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미션 임파서블7' 촬영 잠정 연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글로벌 팬층을 가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 '미션 임파서블7'이 코로나19 탓에 촬영을 연기했다. 24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 측이 "이탈리아 베니스가 군중 모임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을 받아들여 촬여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00명을 넘고, 사망자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당국의 권고에 따르기로 한 것. 제작사는 "이에 제작진,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3주간의 베니스 촬영 계획을 연기하며, 우리는 상황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촬영 연기 소식에 제작진과 배우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촬영 재개 일정은 추후 공지될 예정이라고.
영화 '교섭', '피랍'도 해외 로케이션 일정 차질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영화 '교섭', '피랍'도 해외 로케이션 일정 차질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촬영에 비상이 걸린 건 한국영화도 마찬가지다. 지난 24일에는 현빈, 황정민 주연의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의 해외 로케이션에 문제가 생겼다. 중동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 요르단 촬영을 앞두고 있던 중, 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한국인 입국 금지 통보를 받은 것. 이에 배급사 메가박스 플러스엠 측은 "요르단의 한국인 입국금지 조치 결정에 따라 촬영 일정이 내부 회의 중인 상황"이라며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달 모로코 현지 촬영을 앞둔 하정우, 주지훈 주연의 영화 '피랍'(감독 김성훈) 측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피랍'은 195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외교관 납치 사건을 다룬 영화로, 현재 스태프 일부가 현지에 나가 있으며 배우들은 다음달 중순경 합류할 예정이다. 아직 모로코 정부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의 상황에 따라 영화 촬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배급사 쇼박스 측은 "'피랍'이 3월 말 크랭크린에 들어간다. 아직 시간이 있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영화 '모가디슈'의 조인성, '보고타'의 송중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영화 '모가디슈'의 조인성, '보고타'의 송중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그뿐만 아니라 김윤석과 조인성이 출연하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최근 모로코 촬영을 마쳤고, 현재 콜롬비아 로케이션 중인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감독 김성제)는 한국인 입국금지 이전 촬영에 착수해 한시름 놓은 모습이다.

◆ '기생충:흑백판'·'사냥의 시간'→3월 예정작까지 개봉 연기
개봉 및 일정 연기를 전한 영화계 / 사진: 각 배급사 제공

개봉 및 일정 연기를 전한 영화계 / 사진: 각 배급사 제공

국내 관객의 큰 기대를 모았던 영화들도 개봉을 미루게 됐다. 아카데미 4관왕으로 작품성의 정점을 찍은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흑백판과 베를린 국제영화제 초청작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도 당초 예정된 26일 개봉에서 잠정 연기됐다. 27일 개봉을 앞둔 故 임일진 감독의 다큐멘터리 '알피니스트-어느 카메라맨의 고백'도 "코로나19의 추가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개봉 일정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또한,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은 개봉일 변동 소식이 아닌 언론·배급·일반 시사회 및 인터뷰, 무대인사 취소 소식을 전했다.

이외에도 3월 개봉 예정작인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콜'(감독 이충현)과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독립영화 '나는 보리', 다큐멘터리 '밥정' 등이 일정을 미루면서 당분간 영화계의 개봉일 조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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