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소' 김건모·'항소' 강지환·'상고 기각' 블랙넛, 性 문제로 '법정 다툼판'된 연예계
기사입력 : 2019.12.13 오후 5:49
(왼쪽부터) 김건모-강지환-블랙넛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블랙넛 인스타그램

(왼쪽부터) 김건모-강지환-블랙넛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블랙넛 인스타그램


연예계가 법정 다툼으로 연일 시끄럽다. 발단은 모두 성(性)적 문제다. 올 초 성적 모욕 혐의로 법정에 섰던 블랙넛은 최근 유죄를 최종 확정받았고, 강지환은 성폭행 및 성추행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항소심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김건모는 피해 여성을 무고로 맞고소 하면서 긴 법정 싸움을 예고했다.

◆ '성폭행·폭행 의혹' 김건모 "무고로 맞고소"→25주년 전국투어 취소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김건모가 법적 대응에 나선다. 13일 김건모의 소속사 건음기획이 "오늘 강남경찰서에 유튜브 방송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김건모의 명예를 훼손하고 서울중앙지검에 허위사실을 고소한 A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빛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무고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사 측은 "27년간의 연예 활동을 악의적인 의도로 폄훼하고 거짓 사실을 유포하며 많은 분들께 실망을 끼치고 있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고소하게 됐다"며 "거짓 미투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은 김건모의 변호인은 취재진에 "저희가 아직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분이 누군지도 모르고 고소장도 아직 받아보지 못했다"며 "(폭행 혐의는) 김건모가 따로 입장을 밝히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는 "김건모가 과거 유흥업소 여성 A씨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말한 강 변호사는 9일 피해자 A씨를 대신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11일 가세연은 김건모의 폭행 의혹도 제기하며 논란을 더했다. 가세연 측은 김건모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인터뷰와 그녀의 의무기록을 공개했다. 해당 여성은 "김건모가 빈 룸에서 여성 파트너와 싸우고 있었는데, 문을 열고 나와 '시끄럽다'며 제 머리채를 잡고 눕힌 후 주먹으로 눈과 코, 배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사건을 목격했다는 한 유흥업소 매니저와의 인터뷰까지 공개하며 김건모의 폭행 의혹을 추가 폭로했다.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후에도 인천 콘서트 무대에 올랐던 김건모는 결국 오는 24일부터 예정된 데뷔 25주년 전국투어 일정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

◆ 강지환, 집행유예 판결에 불복…검찰과 쌍방 항소로 2심行

12일 여성 외주 스태프 2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1심서 집행유예를 받은 강지환이 항소했다. 앞서 11일에는 검찰이 강지환의 집행유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쌍방 항소로 2심 판단을 받게 됐다.

지난 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최창훈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강지환에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더불어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복지 시설 등에 취업 제한 3년을 명령했다.

앞서 지난 7월 9일, 강지환은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위치한 자택에서 여성 스태프 A, B씨와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당일 오후 10시 50분께 긴급체포 됐다. 이후 12일 법원은 강지환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 구속했다.

이후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던 강지환은 재판부에 반성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9월 2일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사실 관계예 대해 대체로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한다"며 "부끄러운 일이지만, 피고인 스스로 이 사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 한 건의 공소 사실에 대해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1건의 피해자가 당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다는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지만, 제출증거를 보면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들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성범죄 특성상 피해가 온전히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생을 다할 때까지 참회하는 것이 맞다. 피고인이 재판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다짐이 진심이기를 기대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원심 판단 정당"…블랙넛, 상고심에서 유죄 최종 확정

여성 래퍼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블랙넛이 12일 열린 상고심에서도 유죄를 받았다.

앞서 1월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블랙넛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와 함께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블랙넛은 재판부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지난 8월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이후에도 블랙넛 측은 '힙합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용인 가능한 수준이었고, 키디비를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블랙넛의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한편, 지난 2017년 블랙넛은 자신의 자작곡 '투 리얼', '인디고 차일드' 등에서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가사를 썼을 뿐 아니라, 2016년 2월과 9월, 2017년 7월과 9월 총 4차례의 공연에서 키디비를 모욕하는 발언과 퍼포먼스를 해 논란을 샀다. 당시 키디비는 블랙넛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통신매체이용음란)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단순 모욕 혐의만 적용해 블랙넛을 불구속 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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