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야알못'도 OK! 사람 사는 이야기"…'스토브리그', 야구는 거들 뿐
기사입력 : 2019.12.13 오후 5:14
'스토브리그'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스토브리그'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야구'는 거들 뿐이다. 야구를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야구 선수들이 아닌, 이들의 뒤에서 활약을 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에 '야구 지식'이 없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스토브리그'의 이야기다.


13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는 SBS 새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정동윤 감독을 비롯해 배우 남궁민, 박은빈, 오정세, 조병규가 참석했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돌직구 오피스 드라마'. 선수만큼 주목받지는 않지만, 그라운드 뒤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 '프런트'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낼 전망이다. 정동윤 감독은 "야구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야구만 다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서 받아들이게 됐다"라며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가 드라마에 잘 녹아있어서 심금을 울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야구'를 극의 배경으로 설정했을까. 프로야구는 많은 팬이 있는 만큼, 화제를 모으기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잘못된 설정이나 오류 등이 포착될 경우 지적당하기 쉽다. 실제 예고편에서 등장한 일부 장면이나 캐릭터의 설정에 대한 부분이 몇몇 야구 사이트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동윤 감독은 "야구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야구 팀에 프런트가 있고, 그 안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지만, 이들은 야구 경기 뒤에서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해서 팀의 승리를 이끌어내려고 한다"라며 "야구 프런트 조직 내에 정말 많은 사람이 있고, 이들이 문제를 헤쳐나가고, 좋은 조직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연출에 있어서 SK와이번스 구단의 협조를 받고 있다. 정동윤 감독은 "각각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고, 저 또한, 초반에 야구 경기 나오는 장면을 현실감 있게 찍어보고 싶어서 실제 야구 중계 촬영팀의 협조도 얻었다"라며 "물론 실제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정교하지 않은 것이 있을 수 있겠지만, 최선의 노력을 했다. 야구 용어 같은 자료는 조언을 얻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께 조언을 얻어서 거짓말이 아닌 진짜 자료를 노출시키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스토브리그'는 야구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야구 경기와 선수에 대해 다루는 것이 아니고,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이야기가 담기는 '오피스 드라마'다. 여기에 불가피하게 어딘가 존재하는 꼴찌들이 기죽지 않는 판타지를 꿈꾸며 이야기를 쓰는, '휴먼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다.


남궁민은 만년 하위권 구단에 새로 부임한 일등 제조기 신임단장 '백승수'로 분한다. 그는 '강해야 한다'는 말이 머릿속 세포마다 박혀있는 사람으로, 그의 손을 거친 팀은 환골탈태 과정을 거친 끝에 우승을 했다. 남궁민은 "대본을 받았을 때 짜임새가 좋고 단숨에 읽혔다"라며 "저도 사실 야구를 룰 정도만 알고 잘 알지는 못하지만, 작가님께서 오래 준비하신 걸로 알고 있어서 믿고 연기를 할 수 있다"라고 신뢰를 전했다.


다만 캐릭터의 결에 있어서 전작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남궁민은 "'김과장' 이후로 어떤 한 인물이 비리를 척결하는 그런 역할을 주로 한 것 같다"라며 "나이제는 복수를 위해 그랬다면, 이 사람(백승수)의 경우 사람들과 가까이 하면 상처를 주기 때문에 거리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겉으로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연기의 톤이 다를 것 같다. 디테일한 차이를 주려고 노력했다. 나이제의 경우 감정을 얼굴에 드러냈는데, 이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단절한다"라고 비교해, 그가 연기할 '백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은빈은 국내 프로야구단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자 최연소 운영팀장 '이세영'으로 분한다. 취약해져가는 모기업의 후원과 드림즈 선수단의 패패의식을 보며, 자신 또한 패배가 익숙해지는 것이 두렵다.


그간 다양한 직업군을 소화해 온 박은빈은 "새로운 직종에 도전할 기회가 많아서 흐미롭고 재미도 있고, 알아가는 과정은 어렵지만, 얻는게 많은 값진 경험이다"라며 "사실 국내 프로야구단에 실제로도 여자 운영팀장이 없었다고 들어서 부담이 됐는데, 이건 드라마고, 만약 제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훗날 누군가는 꿈을 꿀 수도 있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열심히 하고자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조병규는 드림즈 운영팀의 직원 '한재희'를 맡는다. 부유한 집안 탓에 '낙하산'으로 불리지만, 선배 '이세영' 걱정으로 드림즈에 머물며 점점 열정과 에너지를 쏟는다. 비중있는 역할을 맡은 만큼 "좋은 부담감을 갖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라는 각오를 밝힌 조병규는 "은빈 누나랑 촬영이 겹쳐서 많이 의지한다. 제가 산 만큼 누나가 연기했는데, 어떻게 하든 잘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주로 질타를 당하는 모습이 많은데도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라고 말해 박은빈과의 호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정세는 드림즈 구단주의 조카 '권경민'을 맡는다. 만년 하위권 구단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실질적인 구단주로, 위기를 초래하는 '빌런' 캐릭터로 활약한다. 오정세는 "드림즈가 우승을 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이다. 어떻게 걸림돌이 될까 고민했다"라면서 앞서 피켓을 거꾸로 든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오정세는 스스로 야구를 잘 모른다면서 "야구를 몰라도 재미있게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꿈과 희망, 위로를 주는 드라마라고 느꼈다"라며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저는 축구도 잘 모르는데, 최근에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우승팀으로 만드는 것을 보면서 꼭 경기를을 모르더라도, 그 자체로도 감동과 위로가 느껴지는 그런 것들이 있다. 야구 팀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 걸림돌이 있지만, 이를 이겨내고 우승팀으로 갔을 때의 기쁨 같은 것을 같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야구 지식 없이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완벽한 서사'를 예고하는 SBS 새 금토드라다 '스토브리그'는 오늘(13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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