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뷰] '안녕 베일리', '사랑이 필요할 때를 아는' 반려견으로 산다는 것
기사입력 : 2019.09.03 오후 5:00
'안녕 베일리' 메인 포스터 / 사진: CGV아트하우스 제공

'안녕 베일리' 메인 포스터 / 사진: CGV아트하우스 제공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던 '프로환생견' 베일리가 본격 견생 2막을 시작한다. '안녕 베일리'(감독 게일 맨쿠소)는 새로운 목표 '씨제이를 지켜라'를 갖고 다시금 환생 여정을 떠나는 베일리의 이야기다. '베일리 어게인(2018)'이 베일리의 첫 번째 목표이자 반려인 이든과의 애틋한 재회를 다뤘다면, '안녕 베일리'는 베일리의 여정과 함께 새 목표 씨제이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전편에서 베일리 덕에 사랑을 이룬 '이든'(데니스 퀘이드)과 '한나'(마그 헬젠버거). 미시간주의 한적한 농장에서 살던 두 사람은 아들의 사망 후 며느리 '글로리아'(베티 길핀), 손녀 '씨제이'와 함께 3대 가족을 꾸린다. 이후 쌓여가는 오해로 이든과 다툰 글로리아가 씨제이와 함께 집을 떠나고, 이든은 '보스독'으로서의 삶 끝자락에 있는 베일리에게 '날 행복하게 해줬듯이 다음 생엔 씨제이를 지켜달라'고 부탁한다.


'안녕 베일리' 스틸 / 사진: CGV아트하우스 제공

'안녕 베일리' 스틸 / 사진: CGV아트하우스 제공


'안녕 베일리'는 씨제이를 찾아 나서는 베일리의 다섯 번째 견생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다시 태어날 때마다 모습은 다르지만 소울은 하나인 베일리는 여느 강아지처럼 형제들과 어미의 젖을 나눠 먹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성장한다. 그러면서도 본능적으로 씨제이를 향한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그는 견생을 걸고 목표를 위해 직진한다.

작품의 중심 스토리는 베일리의 여정과 씨제이의 성장으로 전개된다. 글로리아와 이든의 갈등으로 고향 집을 떠나게 된 씨제이는 딸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글로리아 밑에서 사랑이 고픈 아이로 성장한다.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가진 씨제이(캐서린 프레스콧)는 '시작'에 겁을 내고, 자신을 찾아온 베일리와 절친 트렌트에게 용기와 위로를 얻는다.


씨제이의 든든한 조력자 '트렌트'는 친근한 매력의 헨리(본명 헨리 라우)가 연기했다. '안녕 베일리'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그는 극 중 '긍정'을 담당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기본적으로 천재에다 훈남인 '사기 캐릭터' 트렌트는 힘든 상황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사랑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주연을 맡은 헨리는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는 우려와 달리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트렌트가 중국계 미국인이자 수재라는 설정이 실제 헨리와 흡사해 괴리감이 적기도 했지만, 지난 언론시사회에서 "동양인들에게 기회가 적은 할리우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열심히 했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던 헨리가 극 중 깜짝 놀랄만한 투혼을 발휘한 것. 그의 색다른 변신도 '안녕 베일리'를 보는 소소한 재미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베일리의 목소리를 연기한 '조시 게드'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전편에 이어 또다시 베일리를 맡은 조시 게드는 때로는 개구쟁이처럼, 때로는 진중하게,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감정을 목소리 하나로 표현했다. 그는 "내 반려동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상상력에 해답을 던지듯 베일리를 완벽히 의인화해내며 '천의 목소리'다운 활약을 펼쳤다.


작품에선 생김새는 달라도 영혼은 베일리인 모든 강아지들이 씨제이의 성장과 반비례하는 체격으로 그려진다. 예컨대 아기 씨제이와 함께 있던 베일리는 대형견종인 버니즈 마운틴 독이었으며, 어른 씨제이의 곁을 지키는 베일리는 작은 요크셔테리어였다. 두 캐릭터의 상반된 외형은 베일리의 사랑을 먹고 성장한 씨제이와 반대로, 그에게 모든 것을 주는 베일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자처하는 반려동물의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처럼 베일리의 여정은 오로지 '사랑' 하나로 전 세대를 한데 묶는다. 아기 씨제이부터 어른 씨제이, 노인이 된 이든과 한나까지. 베일리는 수차례의 환생을 거쳐 반려인의 생애를 함께했다. 그리고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보여줬다. 누구든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가치를 알려준 특별한 반려견의 이야기, '안녕 베일리'는 오는 9월 5일(목) 개봉한다.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9분.


글 이우정 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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