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내요 미스터리'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원조 코미디 맛집'의 귀환이다. 영화 '신라의 달밤'을 시작으로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귀신이 산다', 그리고 2007년 개봉한 '이장과 군수' 등에서 활약을 펼치며 한국 코미디 영화의 부흥기를 이끈 차승원이, 약 12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돌아온다.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제작보고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계벽 감독을 비롯해 배우 차승원, 엄채영, 박해준, 김혜옥, 전혜빈이 참석했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이하 '힘내리')는 완벽한 외모를 갖추고 있지만,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반전매력의 소유자 '철수'(차승원) 앞에, 어른보다 더 어른같은 딸 '샛별'(엄채영)이 나타나며 시작되는, 마른하늘에 '딸' 벼락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코미디. 이계벽 감독은 "맛집의 기본은 좋은 재료"라며 "좋은 배우들과 같이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럭키' 보다 더 발전된 코미디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자신했다.
차승원은 가던 길도 멈추게 하는 심쿵 비주얼과 달리,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순수한 반전매력을 지닌 '철수'를 연기한다. 특히 약 12년 만의 코미디 장르의 영화에 출연, 많은 기대를 받는 상황. 차승원은 코미디에 대해 "늘 좋아했던 장르이자 저에게 힘을 주는 원천"이라며 "전작 '독전'에서도 저는 코미디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 때 살짝 보여줘서 다음 영화는 깊고 넓게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휴먼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추천받게 됐다. 좋아했던 장르라서 그런지, 찍고 나서 부담이 덜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차승원은 그간 많은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흥행시키는 것에 성공했기에, 코미디 장르의 영화감독에게는 '꿈' 같은 배우라고. 이계벽 감독은 차승원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재미있는 모습만 기대했는데, 촬영 때도 그렇고 굉장히 많은 부분을 기대게 된 것 같다"라며 "어떤 장면이든 진지하게 다가가고,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좋은 배우의 모습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의외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계벽 감독은 "동네 아저씨처럼 스타일이 나와야 하는데 어떤 옷을 입어도 그게 안 됐다"라며 "옷 중에 제일 안 좋고, 머리 스타일 중 가장 안 좋은 스타일로 해도 오히려 개성 있는 모습이 나왔다. 정말 멋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차승원은 "가린다고 해서 가려지나요"라며 "이러한 복장을 감독님께서 제안하셨었는데, 머리가 파마가 아니었고 얇은 롤로 계속 말았어야 했다. 머리가 계속 녹는 아픔을 준 영화"라고 평가해 웃음을 자아냈다.
차승원과 남다른 '핏줄 케미'를 보여줄 '샛별' 역은 엄채영이 맡았다. 샛별은 씩씩함 반, 당돌함 반, 어른보다 더 의젓한 소녀 '샛별'은 갑자기 자신의 아빠라며 눈 앞에 나타난 철수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계획에도 없던 '무대책 여행'을 떠나게 된다. 차승원과 부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해 엄채영은 "저희 가족이 되게 좋아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좋았다"라며 "시크할 줄 알았는데, 다정하고 재미있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주연에 나서게 된 엄채영은 차승원의 애드리브를 받아내는 등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고 해서 기대감을 높인다. 엄채영은 "드라마를 찍었을 때는 대본대로 해서 그대로 준비를 했는데, 아빠(차승원)가 애드리브를 했다. 당황스러웠는데, 나도 애드리브를 해도 되나 생각이 들어서 했는데, 감독님께서 좋다고 해주셨다"라고 답했다. 이계벽 감독은 엄채영의 순발력이 엄청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엄채영은 극 중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삭발을 감행하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차승원은 "머리를 밀고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인데도, 불편한 상황에서도 전혀 불평불만 없이 촬영했다. 그런 것을 보며 정말 귀엽기도 했고, 좋았다"고 감탄을 보냈다. 엄채영은 다른 어려움을 겪은 것보다도 더위 때문에 힘들었던 것을 언급하며 "너무 덥다 보니까 땀이 계속 나서 냉찜질을 했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두 사람 외에도 개성 넘치는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신스틸러'로 통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박해준은 자나깨나 형 '철수' 걱정 뿐인 동생 '영수'를 맡았으며, 전혜빈은 철딱서니 없는 남편 '영수'를 꽉 붙잡고 사는 '은희'를 연기한다. 특히 박해준은 이번 작품이 첫 코미디 도전작으로, 이계벽 감독은 "왜 그동안 코미디를 안 하셨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고, 박해준은 "평소에 허당이고 산만한 편인데, 그러한 모습을 잘 담아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럭키'에 이어 이계벽 감독과 다시 인연을 맺게 된 전혜빈은 앞서 화제를 모은 명대사(?)인 "너무 무서워요"를 이번 영화에서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남편 '영수'와는 불꽃 튀는 애정을, 사고뭉치 딸 '민정'(류한비)과도 남다른 케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러한 전혜빈은 작품에 또 다른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데, 극 중 '샛별'로 출연하는 엄채영을 이계벽 감독에게 추천한 것이 바로 전혜빈이었다고.
이계벽 감독은 "전혜빈 씨가 너무 예쁜, 연기 천재인 아이가 있다며 저한테 소개를 시켜줘서 오디션을 보라고 연락을 드리게 됐다"라고 설명했고, 전혜빈은 "이전에 웹드라마에서 제 아역으로 나와서 반했었다. 선하고 예쁜 아이의 순수한 모습이 있다"라며 "워낙 훌륭한 아역들이 많지만, 본연 자체의 느낌이 또 다르다. 감독님과도 잘 맞을 것 같았고, 역할에도 딱일 것 같아서 이 친구를 보라고 추천을 했다. 그래서 이러한 인연이 됐고, 또 훌륭하게 잘 해냈다"고 칭찬했다.
여기에 지극정성 손녀 바보 할머니 '희자'로 분하는 김혜옥, 철수가 다니는 체육관의 관장으로 활약을 보여줄 안길강까지 출연, 개성 강한 영화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김혜옥은 "그간 잔잔한 역할은 많이 했는데, 적극적으로 팀과 호흡을 맞춘 것이 오랜만이라 설렌다"라며 "이렇게 즐거운 동료, 감독님과 함께 되어서 좋다"고 전해, 따뜻한 가족 영화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든다.
다만 철 없는 아빠와 철이 든 아이의 설정은 기존 영화에서 많이 본 듯한 '클리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힘내리'만의 확실한 차별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계벽 감독은 "단순한 딸과 아빠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아직 나오지 않은 장면이 있어 말씀을 정확히 못 드리는데, 중요한 사건이 등장한다. 해당 장면을 보시면 알게 될 것 같다"라고 답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한편,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2019년 추석에 개봉, '명절에는 코미디'라는 흥행 공식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차승원은 "추석에는 코미디다. 제가 돌아왔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돌아온 차승원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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