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D-1 '엑시트'vs'사자', 韓 여름 텐트폴 영화 중 누가 웃을까
기사입력 : 2019.07.30 오후 5:27
각 영화 메인 포스터 / 사진: 메가박스,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제공

각 영화 메인 포스터 / 사진: 메가박스,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제공


뜨거워지는 날씨만큼이나, 여름 극장가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바야흐로 극장가에 성수기가 찾아온 것. 이에 각 배급사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텐트폴 영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본격적인 흥행 경쟁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과연 어떤 영화가 최후에 웃음을 짓는 승자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 '뼈 아픈' 역사 왜곡 논란…영화 '나랏말싸미'

영화 '나랏말싸미' 캐릭터 포스터 / 사진: 메가박스 제공

영화 '나랏말싸미' 캐릭터 포스터 / 사진: 메가박스 제공


한국 영화 중 여름 텐트폴 시작을 알린 것은 메가박스에서 배급,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나랏말싸미'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와 관련한 내용을 다루는 영화로, '믿고 보는 배우'이자 '흥행 보증 수표' 통하는 송강호가 '세종대왕' 역을 맡았다고 해 기대감을 높였으며, 여기에 박해일이 가세해 두 사람의 '연기 열전'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나랏말싸미'는 개봉을 앞두고,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세종대왕의 훌륭한 업적으로 칭송받는, 한글 창제 과정을 왜곡했다는 것.


영화 '나랏말싸미'는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의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세종대왕이 아닌, 신미 스님이 한글 창제의 주체인 것처럼 표현한다. 조철현 감독은 실제 "신미 스님이 한글 창제를 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라며 "영화에 가설 중 하나라고 자막을 넣었지만, 넣고 싶지 않았다"라는 등의 발언으로 해당 가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류다. 신미 스님의 한글 창제설을 주장한 이들이 내세운 증거 중 명확한 것은 하나도 없었고, 결국 제대로 된 가설로도 인정받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영화 '나랏말싸미'는 개봉 당일에는 15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바로 다음 날부터 '라이온 킹'에 정상을 내주었고, 이후에도 역사 왜곡 논란이 계속 이야기되고 있는 만큼, 저조한 관객 동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조철현 감독은 지난 29일 "세종대왕을 폄훼한 것이 아니다"라며 "신미를 훈민정음 창제 주역으로 조명한 것이 아니고, 영화적 인물로 채택한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세종대왕, 그중에서도 한글 창제와 관련한 역사를 왜곡했다는 낙인이 박힌 만큼,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 '엑시트'는 어떻게 '텐트폴 영화'가 됐을까
영화 '엑시트' 캐릭터 포스터 /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엑시트' 캐릭터 포스터 /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CJ엔터테인먼트에서 약 130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 성수기 극장가에 자신감 있게 내세운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상황을 그린 재난 탈출 액션 영화로, 그간 우리가 봤던 재난 영화와는 결이 다른 분위기로 기대감을 높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엑시트' 개봉을 앞두고, 몇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먼저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받는 작품은 대개 배우나 감독의 유명세에 달린 경우가 많다. 조정석과 임윤아, 두 사람 모두 좋은 배우이자, 호감 배우는 맞지만, '흥행'이 걸린 문제에서 두 사람이 주연으로 나서는 것은 조금 약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임윤아는 이번 작품이 첫 스크린 주연이다. 그렇다면 감독이 여러 번 흥행에 성공한 '믿고 보는' 감독일까. 그것도 아니다. '엑시트'는 이상근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단편 영화를 통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경력이 있지만, 장편 영화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신예인 상황. 그럼에도 이러한 투자를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작품 자체에 힘이 있다는 뜻이다. 이에 '엑시트' 속 이야기가 더욱더 궁금해진다.


특히 '엑시트'에서는 기존 재난 영화들과 달리, 대형 쓰레기봉투, 지하철에 비치된 방독면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을 활용한 '짠내 폭발' 탈출기를 예고한다. 여기에 주인공으로 나서는 이들 역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에 가까운 인물 설정이다. 이에 우리에게 더욱더 가깝게 느껴지며, 많은 관객의 공감을 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재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매력을 예고하는 것 역시 궁금증을 자극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이처럼 궁금증을 자극하는 점이 많은 영화 '엑시트'는 '자신만만 시사회'를 콘셉트로, 개봉 전부터 시사회 이벤트를 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자신감에 걸맞은 호평을 얻고 있기에 입소문과 함께 흥행이 기대되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 영화 '사자', 韓 유니버스 구축할 수 있을까
영화 '사자' 런칭 포스터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사자' 런칭 포스터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만약 장르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을까. 오컬트 분위기에 미스터리, 판타지, 여기에 액션까지 곁들여진 영화 '사자'의 이야기다. 31일 개봉을 확정한 '사자'는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배급, 약 147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작품이다. '청년 경찰'을 통해 호평을 얻은 바 있는 김주환 감독이 연출로 나섰으며, 안성기와 박서준이 호흡을 맞추며, 여기에 우도환이 가세했다. 특히 '청년 경찰'로 인연을 맺은 박서준과 김주환 감독의 재회작이기도 한 만큼, 흥행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악의 편에 설 것인가 악에 맞설 것인가"라는 글귀가 새겨진 영화 '사자'는 포스터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예고한다. 어느 날 이유를 알 수 없는 상처가 생긴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마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우도환은 악마의 힘을 빌려 상대방에서 해를 입히는 '지신'을 연기한다.


격투기 선수로 나서는 박서준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 연기를 비롯한 안성기와 브로맨스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기대 포인트 중 하나지만, 영화 '사자'가 가장 기대되는 포인트는 마블과 같은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김주환 감독은 앞서 제작보고회 등에서 '사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한국 영화에서도 유니버스 영화에서 구현할 기술은 모두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하다. 쉽게 말해서 히어로"라며 "우리 영화를 통해 그러한 캐릭터들이 잘 구축된 것 같다. 이러한 것이 이어지려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사자' 이후 뻗어 나갈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고, 특히 안성기를 '닉 퓨리'와 같은 존재로 비교하기도 했다. 이에 '사자'가 흥행에 성공,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는 다음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시기가 좋다? 내용이 더 좋은 영화 '봉오동 전투'
영화 '봉오동 전투' 캐릭터 포스터 / 사진: 쇼박스 제공

영화 '봉오동 전투' 캐릭터 포스터 / 사진: 쇼박스 제공


오는 8월 7일, 광복절을 한 주 앞두고 개봉을 확정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쇼박스에서 배급, 제작비만 155억 원 이상이 투입된 대작이다. '믿고 보는 배우' 유해진, 조우진, 류준열의 조합으로도 기대를 모으지만, 최근 반일 감정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인 만큼, '항일 영화'인 '봉오동 전투'가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추측하는 이들이 많다. 게다가 언론시사회 및 블라인드 시사회 등을 통해 공개된 평가 역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여름 가장 막강한 흥행 강자로 떠오르게 됐다.


"모두의 싸움, 모두의 승리"를 그리는 영화 '봉오동 전투'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 그대로, 봉오동 전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 것.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7일 중국 지린성 왕칭현 봉오동에서 홍범도, 최진동, 안무 등이 이끈 대한북로독군부의 한국 독립군 연합 부대가 일본군 제 19사단의 월강추격대대를 무찌르고 크게 승리한 전투다. 물론 해당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일제강점기가 종결된 것도, 한국의 수난이 멈춘 것도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힘들었던 그 시기, 우리에게 분명히 있었던 '승리의 역사'를 조명했다는 것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


특히 '봉오동 전투'는 역사 왜곡이나, 신파를 통해 억지 감동을 자아내는 것 등을 경계했기에 더욱 담백하고 간결하게 우리의 마음에 와닿을 것으로 보인다.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은 "역사 왜곡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정말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 할 수 있는 고증은 거의 다 했지만, 사료가 많지 않아서 그러한 부분들은 시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왜곡이 없게끔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비어있는 부분을 아시는 분이 계신다면, 역사학자든, 전투에 참여하셨던 분의 후손분들이든, 더 드러나서 봉오동 전투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에 영화 '봉오동 전투'가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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