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제부터 '꿈'을 꿨을까"…'아스달 연대기'가 던지는 '신선한' 질문(종합)
기사입력 : 2019.05.28 오후 5:59
'아스달연대기'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아스달연대기'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과거를 그리는 작품이지만, 새롭고 신선하다. 이에 기대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잘 될까?' 싶은 의아한 마음도 생긴다. 대한민국 최초로 '태고 판타지'를 예고한 '아스달 연대기'의 이야기다.


28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는 tvN 새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극본 김영현·박상연, 연출 김원석) 제작발표회가 열려 극본을 담당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를 비롯해 배우 장동건, 송중기, 김지원, 김옥빈이 참석했다. 보통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감독이 자리하기 마련이지만, 김원석 감독은 후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짧은 인사만을 건네고 돌아갔다. 최근 불거진 스태프 혹사와 관련된 논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아직 국가가 생기기 이전의 시대에 판타지적 설정을 첨가해, 처음으로 '나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각기 다른 영웅의 모습을 통해 그린다. 박상연 작가는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면, 엄청난 힘을 가진 장동건과 김옥빈이 있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송중기와 김옥빈이 있는데, 이처럼 힘이 없는 두 사람이 성장해서 권력과 맞서는 것이 드라마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송중기는 사람과 뇌안탈 사이에서 태어난 '이그트(종족)'로, 함께 살아온 와한족들이 아스달에 끌려가자, 그들을 구하기 위해 거대 문명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은섬' 을 맡았다. 그는 탄야(김지원)가 속한 와한족 사이에서 살아왔지만 남다른 용모, 능력, 성격으로 이방인이 될 수 밖에 없던 인물이다. 베일에 싸인 비밀을 간직하고 있으며, 이후 '아스달의 권력자' 타곤(장동건)과 대립하게 된다.


송중기는 이번 작품으로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앞서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그와 '뿌리깊은 나무'로 인연을 맺었으며, 김원석 감독과는 '성균관 스캔들'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작가와 감독에 대한 신뢰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힌 송중기는 "다시 한 번 좋은 호흡을 맞출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라며 "원시적인 느낌이 신선했고, 마음에 들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자되는 작품인 만큼, 배우들의 부담 역시 크다. 특히 극의 설명에 '은섬의 고군분투'라고 소개되어 있을 정도로, 송중기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 "동건 형님이 부담을 많이 줄여주신다. 이 작품을 같이 하기 전부터 친하게 지냈지만, 작품을 하면서 거의 매일 본 것 같다. 현장에 계신 것만으로도 든든하다"고 감사를 전했다. 또 김지원과 김옥빈에 대해서는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굉장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지원은 와한족의 씨족 어머니 후계자로, 푸른 객성(초신성)의 기운을 안고 태어난, '예언의 아이' 탄야 역을 맡는다. 그는 활과 화살이 발명되지 않은 이아르크 땅에서도 어른의 몫을 충분히 해내는 와환족의 전사지만, 아직 '꿈'을 만나지 못했고, 씨족어머니 대대로 내려오는 '정령춤'을 제대로 외우지 못해 혼나기 일쑤다. 어느날, 아스달의 대칸부대가 와한족 마을에 도착, '아스달'로 끌려가게 되고, '푸른 객성의 아이'로서 와한족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간 주로 현대극에 도전해왔던 김지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 캐릭터 분석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저한테도 도전이었다. 이게 태고의 이야기이다 보니까,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는 시대다. 그 시대에 생존한 사람들은 동물이나 짐승의 습격에도 살아난 사람들인 만큼, 각각의 재능이 있던 것 같다. 지금의 우리 보다는 강인한 사람들이었을 것 같았다"라며 "그게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인 것 같다. 태고로 돌아가서 순수하고 강렬한 마음을 가진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예언의 아이'로서, '꿈'을 만나지 못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박상연 작가는 "사랑이 탄생하지 않은 시대고, 사람은 꿈을 꾸지 못하는 시대"라며 "우리가 언제부터 꿈을 꿨을까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여기에 '예언의 아이'인 김지원에게 시청률을 예측해달라는 부탁을 하자 "제가 아직 꿈을 만나지 못한 캐릭터다. 아직 수행 중이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지만, 많이 봐주셔서 높은 시청률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장동건은 아스달 부족연맹장인 산웅(김의성)의 첫째 아들 '타곤'을 연기한다. 타곤은 천재적인 전략가이자, 최고 무력 집단인 대칸부대의 수장으로, 10대의 어린 나이에 '뇌안탈(사람과 모습은 흡사하지지만 다른 종족)과의 대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몇 년 전에 두 작가님께서 '아사달'이라는 작품을 준비한다고 들어서 정통사극인가 예상했었는데, 캐스팅 섭외가 들어오고 보니 판타지였다"라고 캐스팅 당시를 회상한 장동건은 "두 작가님의 작품을 굉장히 좋아했고, 신뢰했기 때문에 섭외를 받았을 때 설렜다. 제가 맡게 될 타곤의 캐릭터가 굉장히 입체적이면서도 선과 악을 구분 짓기 어려운 미묘한 매력이 있어 배우로서 욕심이 생겼다"고 이번 작품에 출연한 계기를 전했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시대를 연기해야 한다. 이에 대한 어려움은 없는지 묻자, 장동건은 "경험해보지 않았던 시대에 대한 이야기라서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이지만, 등장한 지역 같은 경우 지도로 완성되어 있다. 배우와 스태프들은 그 지도를 보면서 촬영했다. 용어들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종족 이름이나, 사랑이라는 것도 다른 단어로 표현된다. 생소하지만, 그럴듯하다. 그런 것들이 있어 방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익숙해져서 머릿속에 그려지면 어렵지 않다. 등장하는 캐릭터, 종족, 부족들에 대한 이야기도 한 번 인지하고 나면 굉장한 몰입감이 있다"고 자신했다.


서쪽에서 청동기술을 전해온 해족 족장의 딸이자, 권력을 갈망하는 욕망의 정치가 '태알하'는 김옥빈이 연기한다. 그는 아스달에 정착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부족으로, 강자가 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일찍이 깨닫고, 권력의 정점에 오르고자 타곤에게 접근하는 인물. 하지만 그에게 대적할 강력한 적은 의외의 곳에서 출연하게 된다. 


김옥빈 역시 '유나의 거리'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게 된 것으로, 그는 "이 드라마의 어떤 배경이나 캐릭터들, 새롭게 창조된 것에 끌렸다. 이런 배경으로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영광이고, 작가님과 감독님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히며 "쉽게 제작할 수 없는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고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서 설렜다"는 마음을 전했다.


김옥빈은 이번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며 "여러 부족들과 만나서 연기를 하면서 재미있다는 느낌"이라며 "그 시대는 어떤 공통된 하나의 법과 관념이 통용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부족들마다 분장도, 지배 체계도,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과 사상도 다르다. 또 원초적인 욕망의 시대라서 나의 필요로 남의 것을 뺏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인물끼리 부딪히는 그런 것들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현장에 있다 보면 절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전해 각각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처럼 기대작으로 떠오른 새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서사의 큰 변화를 중심으로 세 파트로 구성하여 방영될 예정이다. 오는 6월 1일(토) 밤 9시 첫 방송을 시작으로 'PART 1 예언의 아이들', 'PART 2 뒤집히는 하늘, 일어나는 땅'이 각 6회씩 12회 분량으로 방송된다.


이후 하반기 내에 'PART 3 아스, 그 모든 전설의 서곡'을 방영, PART 1과 PART 2의 서사 및 세계관, 캐릭터에 대한 관심, 이해도를 최대한 높인 후 방영되는 만큼, 더 큰 극적 재미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영현 작가는 "세 부분이 명확하게 갈라지는 지점이 있다. 각각의 결말을 보면 왜 나뉘었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파트3의 경우 저희에게도 모험이지만, 앞 부분의 내용을 이해하면 훨씬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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