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여러분'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이들 중 한 사람만 변신해도 충분한 관심을 받을 텐데, 주역으로 나서는 세 배우(최시원, 이유영, 김민정) 모두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국민 여러분!'이 색다른 드라마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현)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김정현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시원, 이유영, 김민정, 태인호, 김의성이 참석했다.
'국민 여러분!'은 얼떨결에 경찰과 결혼한 사기꾼이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벌어지는 코믹 범죄극으로, 김정현 감독은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많이 있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민 여러분!'은 세상 모든 '을'들을 위한 통쾌한 한 방을 예고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을'의 모습을 담은 주인공이 끝까지 시청자와 눈높이를 같이 하며, 우리를 아프게 하는 '갑'을 혼내주는 '이이제이'식 힐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김정현 감독은 "현실이 더 드라마 같아서 이런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성에 차지 않았던 것 같다"며 "'국민 여러분!'은 사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이고, 사기꾼이 국회의원이 된다는 설정이 만화 같기는 하다. 하지만 부나 권력을 지닌 사람이 잘못된 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때, '내가 해도 저것보다 잘하겠다'는 말을 하는데, 그런 의미의 드라마"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사회를 풍자한 기존의 다른 드라마들과 '차별점'이 있냐고 묻자 "주인공을 사기꾼으로 설정해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나 영역이 커졌다. 자유롭게 현실을 풍자하기에 좋은 여건인 것 같다. 지나친 판타지를 보여주고 싶지 않고, 현실 인식을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중간 톤을 잡으려고 배우, 작가들과 함께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극 중 최시원은 아버지부터 할아버지까지 '사기'를 가업으로 삼고 있는 집안의 삼대 독자 '양정국'을 맡았다. '경찰만 안 만나면 최고의 직업'이라는 아버지의 말을 따라 이른 나이에 사기계에 입문한다. 하지만 운명 같은 사랑이라고 느껴 결혼까지 하게 된 김미영(이유영)의 직업이 알고보니 경찰이었고, 3년 전 사기의 복수를 하겠다는 사채업자 박후자(김민정)까지 나타나며 인생이 꼬인다.
특히 '변혁의 사랑' 이후 약 2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하게 된 것과 관련, 최시원은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정말 같이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들과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게 된 만큼,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고 유쾌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만 기존 최시원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맡게 됐다. 평소 젠틀한 유머 감각을 과시하는 이미지와 달리 '을'들을 대변하는 '사기꾼'이 된다는 것. 또한, 전작에서 맡은 캐릭터에서 보여준 연기와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을 지적받기도 했다. 최시원은 "작가님의 글에 많은 것이 나와 있어서 대본대로 열심히 연기하면 될 것 같다"며 "많은 분이 생각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것에 중점을 뒀다. 코믹 요소에 신경을 쓴 것은 적고, 상황에 맞게 집중을 했기 때문에 기존 연기와 다른 느낌일 것 같다"고 답했다.
이유영이 맡은 김미영은 과거 껌 좀 씹던 일진 출신으로, 어릴 적 만난 김경애(길해연) 형사에게 감회를 받고 코피 나는 공부 끝에 형사가 된 인물이다. 형사라는 이유로 '전 남자친구'에게 차였기 때문에, 양정국(최시원)에게는 형사라는 사실을 숨기고 연애를 한다. 그리고 운명이라고 느낀 두 사람은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고, 솔직한, 누가 봐도 멋있는 여성의 모습"이라며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한 이유영은 "대본이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고 작품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그간 차분하고 진중한 이미지를 보여줬던 것과 다른 결의 캐릭터에 도전하게 됐다. 이유영은 "김미영을 둘러싼 상황은 웃기고, 행동도 웃기지만, 나서서 코믹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서 큰 부담은 없었다"며 "단막극에서 밝은 연기를 했었는데 스스로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었다"며 밝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민정은 사채업의 전설 '박상필(김종구)'의 넷째 딸 박후자로 분한다. 무일푼 고물상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사채업의 대부가 된 아버지가 새파랗게 젊은 남자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복수를 결심한다.
특히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김민정은 다소 거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살벌한 카리스마를 보여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 김민정은 "그건 약과다. 박후자가 얼마큼 맛깔나게 갑질을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촬영하면서 제가 꽤 맛깔나게 하는 것 같다. 저도 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있어서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민정은 "박후자 캐릭터에 끌렸다. 만약 제가 40대가 되어서 이런 캐릭터를 하면 부담스럽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우리나라 드라마 여성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사채업자라서 무거운 캐릭터일 것 같지만, 그렇게 풀고 싶지 않아서 감독님, 작가님과 의논을 많이 했는데, 저랑 지향하는 방향성이 같아서 바로 선택을 한 것 같다. 주체적인 여성에 끌리고, 그렇게 되고 싶다"고 역할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태인호가 합류, 김미영을 회개시킨 경찰 김경애의 아들이자, 정치계에 갓 입문한 정치 신인 '한상진'을 연기한다. 김의성은 허위 사실 유포로 당선 무효가 된 전직 3선 국회의원 김주명을 연기한다. 두 사람 모두 '정치'라는 매개체로 사채업자 '박후자(김민정)'와 엮이게 된다.
특히 평소 정치적 발언을 많이 하는 것으로도 화제를 모은 김의성은 "제 정치 성향과는 드라마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다"며 "만약 사기꾼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선거에 나간다면 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었다. 이 드라마의 성향에 대해 '무슨 무슨 이야기'라고 단정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 재미를 위해 시청자들이 보면서 판단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사기꾼 남편과 경찰 부인의 아찔하면서도 극적인 결혼 생활을 그리면서도, 일상적인 공감대를 놓치지 않는 드라마, 범죄물 장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도 코믹하면서 정감 넘치는 드라마를 예고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은 오늘(1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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