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슬플 때 사랑한다'의 격정 멜로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특히 '페이스오프' 소재를 차용, 박하나와 박한별이 연기할 '흔치 않은 2인 1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는 MBC 새 토요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극본 송정림, 연출 최이섭·유범상) 제작발표회가 열려 지현우, 박한별, 류수영, 왕빛나, 박하나가 참석했다.
'슬플 때 사랑한다'는 쫓기는 여자, 쫓는 남자, 그리고 여자를 숨겨준 남자까지 세 남녀가 등장, 진짜 사랑은 힘든 시대에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격정 멜로 드라마. 비밀스러운 욕망을 가진 사람들의 예측할 수 없는 관계와 쫓고 쫓기는 위태로운 추격전이 관전 포인트다.
극 중 '쫓기는 여자' 윤마리는 박하나와 박한별이 연기한다. 그는 촉망받던 미술학도에서 재벌가의 안주인이 되는 인물로, 자신을 괴롭혀 온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인욱(류수영)과의 결혼을 선택하지만 이는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었다. 이에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을 숨기게 된다.
출산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게 된 박한별은 전작과 극과 극 분위기의 캐릭터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박한별은 "전작은 감정이 없어야 했는데, 이번 작품은 한 감정만 있는 신이 없고, 너무 많은 감정을 필요로 한다. 전작과 180도 다른 캐릭터"라며 "흔치 않은 2인 1역이다. 동시에 촬영한 것이 아니고 초반 박하나가 한 부분을 이어야 했기 때문에 같은 인물처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앞 부분 대본을 많이 읽고, 편집본도 보면서, 결이 튀지 않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박하나는 "사실 감정의 상태가 많이 다르다. 저는 고통과 상처가 깊은 상태만 있다면, 박한별은 여러 감정을 연기한다. 박한별에게 박하나가 보이겠지라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똑같이 연기를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이지만, 한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부분에 집중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류수영은 윤마리를 '쫓는 남자' 강인욱으로 분한다. 그는 건하그룹의 후계자로, 세련된 매너와 완벽한 비주얼, 패션 감각까지 갖춘 완벽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마리에게 집착하며 새장의 새처럼 소유하고 싶어한다.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려는 마리를 보며 매 순간 절망하고 분노하게 된다. 감쪽같이 사라진 마리를 찾아 짐승처럼 세상을 뒤진다.
다소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설정이 있어 극 초반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캐릭터. 이에 류수영은 "극에 정당성을 요구하는 것은 배우에게도 어려운 일인 것 같다"며 "작품의 큰 줄기는 한 사람이 아픔 속에서 다시 태어나고,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강인욱은 상처를 주는 바늘이고 칼과 같은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 "저도 강인욱을 100% 알 수는 없지만, 이러한 캐릭터를 보시면서 여러 생각이 들 것 같다. 어떠한 식으로든 새로운 자극이 생긴다면, 나아가서 치유가 될 수 있지않을까 감히 생각한다"며 "사실 좀 어렵다. 아직 드라마가 중간이고, 결말까지 가면 캐릭터에 대해 더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현우는 강인욱에게서 윤마리를 '숨겨주는' 서정원을 맡는다. 서정원은 타인의 상처와 고통을 진정시켜주고, 치유해주는 나무 같은 에너지를 가진 인물이지만, 아내와의 불행한 결혼 생활로 상처를 입는다. 계속해서 인내했지만, 결국 아내를 잃은 그의 앞에 마리가 나타난다.
지현우는 "작품 속 주인공들은 한 번 사랑에 실패했던 인물이다. 다시 한 번 사랑이 왔을 때 그 사랑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인데, 실제 그러한 단계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저희 드라마를 보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기에 서정원을 짝사랑하는 주해라 역의 왕빛나가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그는 쫓기는 여자, 쫓는 남자, 그리고 '숨겨진 남자'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캐릭터로, 왕빛나는 "제 역할이 배우들의 비밀을 알고 있고, 모든 문제들을 잘 해결하려고 하는 해결사 느낌도 있다.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제 대사를 들으면 '걔가 그랬구나'하고 이해하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얽히고 설키게 되는 '슬플 때 사랑한다'는 정통 멜로 드라마를 표방하며, 서사가 강한 러브스토리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박하나는 "아프도록 좋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사랑인데, 저희 드라마는 그걸 보여준다. 사랑의 농도가 진하다 못해 고체가 되어버린 것 같다. 진득진득한 사랑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을 더했다.
이어 류수영은 "우리 드라마에는 일상이 없다. 일상 나열에 시간을 쏟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전개가 빠르고 격한 멜로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차별점을 밝혔다. 왕빛나 역시 "연기하는 저희는 힘들지만, 보시는 분들은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MBC 새 토요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는 오는 23일(토) 밤 9시 5분 첫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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