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과거 영조'의 이야기가 '지금의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동시대에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해치'가 전할 이야기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극본 김이영, 연출 이용석) 제작발표회가 열려 이용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일우, 고아라, 권율, 박훈, 정문성이 참석했다.
'해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금 이금(정일우)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권율),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고아라),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박훈)과 함께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이산', '동이', '마의' 등 '사극 흥행불패'를 이어온 김이영 작가과 '일지매', '대풍수' 등을 연출한 바 있는 이용석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이용석 감독은 '해치'에 대해 "사극답지 않은 세련됨과 동시대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해치'는 지금껏 부각되지 않은 조선 제 21대 왕 영조, 연잉군 이금의 청년기와 그의 드라마틱한 등극기를 다루는 것은 물론, 드라마 최초로 '사헌부'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뤄 흥미를 유발한다. 사헌부를 둘러싼 권력 투쟁과 개혁 과정을 청년 영조의 등극기와 맞물려 심도 있게 재해석해 다양한 인간 군상의 욕망과 신념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예정.
역사적인 소재를 다루는 사극인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용석 감독은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명(여지役)만 빼고 모두 실존 인물"이라며 "역사서 속 여러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저희가 궁금증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이야기에 담았다. '해치'를 보고 영조 시절을 공부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상황이고, 이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영조 시대의 또 다른 이야기가 드라마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극 중 정일우는 왕이 되어서는 안 되는 문제적 왕세제 연잉군 이금 역을 맡는다. 그는 19대 왕 숙종과 무수리 사이에서 태어난 반천반귀 왕자로, 타고난 천재성과 명석한 두뇌를 갖췄지만, 어디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비운의 인물. '노론의 실세' 민진헌(이경영)에게 조선의 꼭두각시 왕이 되라는 파격 제안을 받고, 가장 혼란스러운 정권 교체의 중심에 서게 된다.
정일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청년 영조'의 모습을 그리게 된다. 주로 영조의 노년 시절이나 그의 아들인 사도세자, 혹은 손자인 정조의 이야기가 작품에서 주로 다뤄져 왔던 만큼, 정일우가 연기할 연잉군 이금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정일우는 "이순재 선생님, 송강호 선배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하신 영조는 거의 다 찾아봤고, '사도'에서 송강호 선배님 연기 뿐 아니라, 유아인 형이 연기하셨던 '사도' 캐릭터도 참고했다"며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톤'이다. 무겁게 저음으로 깔고 가는 것 보다 젊은 영조를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 사헌부 다모 여지는 고아라가 연기한다. 그는 외모, 무술, 수사 등 다방면에서 능통한 인재 중의 인재로, 일찍이 여자의 삶을 포기해 세상사에 무던하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집요한 근성과 결기로 뭉친 인물로, 연잉군 이금을 만나며 인생 최대의 변곡점을 맞는다.
고아라는 "작가님께서 제 모습 그대로 여지를 표현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지 배역의 진심이 드러날 때나 관계에 있어 저를 많이 담으려고 생각했다"며 "여지와 닮은 부분도 굉장히 많아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가님께서도 처음부터 제 생각을 하셨다고 이야기를 해주셔서 애착이 많이 간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고아라는 여지 캐릭터에 대해 "굉장히 힘이 센 캐릭터다. 호신술이나 힘을 강하게 내는 것에 포인트를 두고 액션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하며 "칼을 사용하는 액션이 특히 재미있는데,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그 부분을 잘 봐주시면 좋겠다"는 관전 포인트를 덧붙였다.
연잉군 이금을 돕는 조선 최고 열정甲 고시생 박문수 역은 권율이 맡는다. 출세는 꿈조차 꿀 수 없는 어려운 형편에도 선비의 기개를 꿋꿋하게 지켜온 박문수는 우연히 만난 이금과 절대 되돌릴 수 없는 운명적 공조를 시작하게 된다.
권율은 "박문수 캐릭터는 영조가 왕임에도 불구하고, 상소를 올리는 것이 아닌, 임금에게 가감 없이 말을 할 수 있었다는 고증이 있다"며 "이러한 고증을 보며, 속된 말로 '왕에게 개길 수 있는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일까?' 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박문수 캐릭터는 극의 템포를 올리는 역할이지만, 처해있는 상황은 무겁고 슬프다. 이러한 발란스를 맞추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맡은 박문수는 연잉군 이금을 왕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이에 연잉군 이금 역을 맡은 정일우와 남다른 브로맨스를 선사할 예정. 권율은 "박문수가 '킹메이킹'을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정일우와 많은 대화를 하고 시간도 많이 보낸다. 일우 씨가 군복무를 하다 왔기 대문에 체력이나 상황적으로 힘든 것들이 있을텐데 티를 안 내고 캐릭터를 받아들이려는 모습에서 후배지만 좋은 귀감이 된다"고 칭찬해 훈훈함을 더했다.
한편 정일우, 고아라, 권율 등이 출연하는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는 오늘(11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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