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스폰서 폭로 / 사진: 지수, 구지성, 백다은 SNS 캡처
백다은(前 달샤벳 비키)이 SNS를 통해 스폰서 제의를 폭로했다. 앞서 많은 연예인이 스폰서 제안에 대해 폭로하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이에 대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방송을 통해 다뤄지기까지 했지만, 여전히 연예인들을 향한 '검은 손'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백다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기적인 스폰서 의향 있으시면 연락 부탁합니다"라고 적힌 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은 사진을 게재하며 "없어, 이런 것 좀 보내지 마. 나 열심히 살고 알아서 잘 살아요"라는 글을 남기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SNS를 통해 접근하는 연예계 스폰서 제의가 폭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백다은에 앞서 2016년 타히티 멤버였던 지수가 스폰서 제의를 폭로하며 화제를 모았고, 지난 7월에는 레이싱걸 출신 방송인 구지성이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스폰서 제의가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은 타히티(2018년 해체) 전 멤버 지수의 사례다. 지수는 2016년 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폰서를 연결해주는 브로커로부터 받은 다이렉트 메시지를 공개하며 "이런 다이렉트 굉장히 불쾌합니다. 사진마다 댓글로 확인하라고 하시고, 여러 번 이런 메시지를 보내시는데 하지 마세요. 기분이 안 좋네요"라는 글을 남겼다.
지수가 공개한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면 "고급 페이 알바로 틈틈이 일하실 생각이 있으세요? 시간, 조건, 페이 다 맞춰드립니다. 평균 한 타임에 60~20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저는 멤버십 운영되는 모임에서 고용된 스폰 브로커인데 멤버 중 손님 한 분께서 지수 씨의 팬이라서 한 타임당 페이 200~3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지수의 폭로를 통해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모임이 있다는 것, 브로커를 고용해서 스폰서를 구한다는 내용 등이 밝혀지며, 스폰서의 형태가 실체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소속사 측은 지수의 이러한 폭로에 "사이버수사대에 수사 의뢰를 하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결국 범인을 잡는 것에는 실패했다. 인스타그램이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어 사용자를 추적하는 것에 한계가 많았으며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아이디와 이메일로 쉽게 가입할 수 있고, 아이디를 수시로 바꿀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SNS를 통해서 접근하는 스폰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유다.
지수의 폭로 이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한 내부자가 폭로한 '시크릿 리스트'를 통해 연예인 스폰서의 실체를 추적하기도 했다. 대단히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스폰서의 형태는 많은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당시 한 스폰서 관계자는 "타히티 지수가 폭로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자료를 공개하면 감당이 안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수의 폭로 이후 잊혀 가던 연예계 스폰서 문제가 지난 7월 다시 불거졌다. 모델 출신 방송인 구지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폰서 제의를 받은 사실을 폭로하며, "이분 말고도 보낸 분들 다 보고 있죠? 이런 거 또 오면 이제 바로 아이디 공개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구지성이 공개한 다이렉트 메시지는 '브로커'를 통해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 아니고, 직접 스폰서 제안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에는 "안녕하세요, 43살 재일교포 사업가입니다. 혹시 장기적으로 지원 가능한 스폰서 의향이 있으시다면 한국에 갈 때마다 뵙고 지원 가능합니다.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구지성은 이후 "많은 분께서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좋지 못한 일로 소란을 피운 것 같아 죄송하다"며 "5년째 좋은 만남을 이루고 있는 분이 있고,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다. 쪽지를 보내신 분의 내용이 장난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저와 미래를 생각하는 분에게도 상처가 된다"고 심경을 전했다.
다만 구지성은 해당 폭로로 인해 일부 누리꾼들에 의해 악성 댓글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20대도 아니고, 30대 중반이 왜 저러냐는 글을 봤다. 30대 중반인 저도 이렇게 상처를 받는다. 저를 돈으로 사겠다는 말 한마디 자체가 속상했다. 다른 분들에게도 수치심을 느낄 쪽지를 여러 번 받았다. 조신하지 못한 저의 이미지 탓이라 생각하며 반성하겠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구지성은 "레이싱 모델 출신 맞다. 조금 가벼워 보이는 이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제 인생을 가볍게 여긴 적은 없다"며 "공개를 했던 이유는 이런 식의 희롱 발언을 인터넷상에서 가볍게 보내는 분들에게 경고하고 싶었다. 공공연하게 '연예인들은 다 그런다더라'라는 식의 무성한 소문이 거짓이라고 밝히고 싶었다. 거짓 댓글과 제가 자랑하려고 올렸다는 그런 식의 해석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로부터 두 달도 되지 않은 지금, 백다은의 폭로가 이어지며 끝나지 않은 연예계 스폰서 제안의 실태를 보여줬다. 하지만 여전히 마땅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내용을 스폰서 제안이 아닌 '단순한' 스팸 문자로 치부하면서 백다은의 폭로에 대해 '관종(관심종자의 줄임말; 관심에 목마른 사람)'이라는 등의 댓글을 남기는 등 가볍게 넘기는 모습이다. 하지만 스폰서 문제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혹여 백다은이 받은 메시지가 스팸일지라도, 이러한 일이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자체가 문제라는 것에 대해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2009년 아이비는 미니홈피를 통해 스폰서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고, 미스코리아 출신 트레이너 정아름은 2010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스코리아 당선 이후 스폰서 제의를 받았다"고 밝혀 충격을 선사한 바 있다.
글 더스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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