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요섭 솔로 콘서트 白 개최 / 사진: 어라운드어스 제공
하얀색을 생각하면 백색의 도화지가 생각난다던 양요섭. 그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도화지를 자신만의 다양한 음악적 색깔, 그리고 관객의 참여를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지난 16~17일 양일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는 하이라이트 양요섭의 첫 솔로 콘서트 '2018 YANG YOSEOP SOLO CONCERT 白'이 개최됐다. 이번 콘서트 티켓은 오픈 10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양요섭은 이러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일 라디오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밤 11시부터 새벽까지 콘서트 연습을 하며 지난 한 달을 보냈다.
양요섭 솔로 콘서트 白 개최 / 사진: 어라운드어스 제공
양요섭은 오묘한 빛의 프레임 속에서 하얀 의자에 앉은 채 등장했다. 비스트로서 발매한 마지막 앨범인 'Highlight' 수록곡 'Butterfly'의 반주가 시작되자 팬들의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어진 피아노 버전의 '시작'에서도 팬들은 양요섭의 목소리에 녹은 듯 잔잔한 감동을 음미했다. 솔로 콘서트가 행복하고 감격스럽다던 양요섭은 이내 하이라이트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5명이 부르던 노래를 혼자 부르니 입도 바싹바싹 마르고 멤버들이 그립다. 혼자 무언가를 할 때는 늘 멤버들이 도와줬었다. 라디오 첫 방송에서도 멤버들이 달려와줘서 괜찮아졌었다"고 말했다.
멤버와 팬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부르겠다던 다음 곡은 용준형의 '소나기'였다. 양요섭은 권정열의 파트를 소화했고, 무대에는 용준형이 등장했다. 능숙한 케미를 뽐낸 두 사람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 양요섭은 "어제는 스페셜 게스트로 동운 군이 와줬고, 오늘은 준형 군이 와주셨다. 처음에 게스트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멤버들이다"라며 "준형 군에게 정말 고마운 건 오늘 새벽까지 드라마 촬영을 하다가 이 자리에 서줬다. 스케줄 때문에 다시 돌아가야 한다. 다시 한번 감동했다"고 밝혔다.
이에 용준형은 "요섭 군과는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정말 고맙고 감사한 사이다. 저는 고민이나 개인적인 감정의 파도를 요섭이에게 상담하고는 한다. 그럴 때 자기 일처럼 조언해주고 격려해줘서 정말 고맙다. 오늘 기분이 너무 좋다. 피곤한 걸 잊게 해주는 에너지를 여러분이 주고 계시다"며 멤버 양요섭과 팬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용준형은 자신의 솔로 앨범 'GOODBYE 20's'의 수록곡 '뜨뜨미지근'과 타이틀곡 '무슨 말이 필요해'로 관객석을 뜨겁게 달군 뒤 무대에서 내려갔다.
양요섭 솔로 콘서트 白 개최 / 사진: 어라운드어스 제공
현재 양DJ로 활동 중인 그답게 이번 공연에서는 라디오 사연 코너가 준비됐다. 그는 고교 시절 짝사랑남과 수년 만에 재회했으나 연락 두절이 된 사연을 소개하며 '니가 보고 싶어지면' 무대를 선보였다. '니가 행복하다면 나는 괜찮아'라는 가사로 사연의 주인공을 위로했다.
이어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로 새 삶을 시작한 사연을 읽어주며 "이 사연을 보니 저희가 처음 새로 이름을 만들고, 회사를 꾸릴 때가 생각난다. 당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많이 불안하고 걱정됐다. 그때 우리를 붙잡아 준 게 여러분이다. 몸과 마음이 추웠을 때 이 노래를 듣고 큰 위안을 받았었다"며 박효신의 'Li-La'를 무반주로 불렀다. 가장 좋아하고 믿었던 친구들이 등을 돌려 외롭다는 사연에는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로 위로를 전했다.
다음 테마인 '백야'에서는 슬로우템포의 댄스곡 'It's you'가 이어졌다. 노래가 시작되자 팬들은 '걱정마 잘하고 있어'라는 글귀가 담긴 슬로건 이벤트로 양요섭을 감동시켰다. 팬들의 이벤트를 본 양요섭은 울음을 참는 듯 고개를 숙인 채 노래를 하다, 허리를 굽혀 인사하기도 했다. 감격에 겨워 차마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양요섭을 위해 팬들은 한목소리로 노래를 이어갔다.
양요섭 솔로 콘서트 白 개최 / 사진: 어라운드어스 제공
여러 가지 감정이 오간다던 양요섭은 갑자기 진행된 깜짝 이벤트에 다시 한번 울컥했다. 팬들은 양요섭을 위해 '위로'를 제창했고, 이어 팬들이 양요섭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가 스크린에 공개됐다. 양요섭은 "저는 늘 노래를 불러드리는 입장이다. 이렇게 여러분이 노래를 불러주시니 감회가 새롭고 노래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하고 존경한다"며 "이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노래할 수 있게 응원해달라. 여러분을 위해 노래하겠다"고 말하며 '네가 없는 곳'과 '카페인' 무대로 화답했다.
공연의 감동이 식지 않은 채 끝난 무대에 팬들은 앵콜을 제창했다. 팬들의 "앵콜" 소리에 맞춰 응원봉이 빛났다. 관객의 성원에 다시 무대에 등장한 양요섭은 'Look At Me Now' 무대로 팬들의 흥을 돋웠다. 그는 팬들이 원하는 곡을 짧게 불러주는 시간도 마련했다. 팬들의 요청에 따라 '이 밤 너의 곁으로', '미운 사람'을 무반주로 부른 그는 '카페인' 밴드 편곡 버전으로 첫 솔로 콘서트 '白'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마지막 앵콜곡 이후 관객석을 향해 큰절을 한 양요섭은 다시 순백의 베일 속으로 들어가며 무대를 끝맺었다.
양요섭은 120분가량의 무대를 통해 아티스트와 퍼포머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팬 바보'로 유명한 그는 무대에서도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앵콜곡을 마치며 "여러분의 스타, 양요섭이었습니다"라고 작별을 고한 그. 이번 콘서트에서 양요섭은 콘서트 타이틀인 '白'처럼 하얀 도화지 위에 다양한 음악적 색깔과 팬들의 참여로 자신만의 그림을 그렸다. 양일 공연을 통해 그 도화지는 하나의 마스터피스로 완성됐다.
글 더스타 이우정 인턴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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