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기획①] 요리예능의 진화, 라이프스타일을 담다
기사입력 : 2018.06.12 오전 9:00
사진: CJ E&M, SBS 제공

사진: CJ E&M, SBS 제공


주춤할 줄 알았던 '요리 예능'이 여전히 강세다. 토크쇼가 강세였던 시기도 있었고, 육아 예능이 대세였던 시기도 있었다. 요리 예능은 몇 년새 tvN을 비롯한 CJ E&M 채널을 중심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2014년 첫방송된 올리브TV의 '오늘 뭐 먹지?'는 가정식 레시피 쇼를 표방하며 2년 동안 118개의 인기 가정 요리를 선보였다. 개그맨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은 서툴면 서투른대로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줬고, 이를 본 시청자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요리를 따라하고 SNS에 이를 인증했다.


'요리 예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 한 사람은 바로 백종원 더본 대표다. 2015년 방송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백종원은 그해 '집밥 백선생', '한식대첩3', '백종원의 3대천왕'까지 3개의 프로그램에 타이틀롤을 맡았다. '집밥 백선생'은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생활 밀착 예능 프로그램으로, '오늘 뭐 먹지?'와 궤를 같이한다.



'집밥 백선생'은 지난해 겨울 종영한 시즌3까지 방영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기존 요리프로그램은 집에 없는 재료가 필요하다거나, 요리 과정이 복잡해 보는데 그치게 했다면, '집밥 백선생'은 이러한 요리프로그램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 요리 예능의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밥 백선생' 시리즈에서 백종원은 요리를 배우는 연예인 제자들이나 시청자들에게 원재료가 없으면 집에 있는 ○○으로 해도 된다고 대체재를 알려주거나, 복잡하지 않은 과정으로 설명해 다른 요리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뒀다.


스튜디오 요리 예능을 선보였던 백종원은 2016년 방영된 3부작 예능 '먹고 자고 먹고 투닷편'을 시작으로 글로벌 쿡방 먹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백종원의 요리 예능은 여기서 한층 더 진화해 새로운 형태로 전파를 타고 있다.


지난 4월 23일 첫방송된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세계 각 도시의 맛집을 소개하며 음식에 얽힌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다큐 형식인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에서 백종원은 홀로 여행을 떠나 음식을 즐기는 미식가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간다.


백종원은 시청자에게 생소할 수 있는 다른 나라의 음식을 해박한 요리 지식으로 풀어내고, 음식의 맛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섬세하고 맛깔나게 평가하며 시청자들에게 정보 전달과 함께 대리만족을 준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음식'이 주인공인 만큼 선명한 화질과 인상적인 구도,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연출법으로 완성도를 높여 호평받고 있다.


이는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이 해외여행을 떠나고, 홀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부쩍 많아졌다. 젊은층은 맛있는 음식, 한정판(?) 음식을 먹는데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밥값보다 더 비싼 디저트를 먹는 것을 일례로 들 수 있다.


또한, 올 1월 첫선을 보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백종원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죽어가는 골목을 살리고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과정을 담는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다. 이 프로에서 백종원은 3-4개 가게의 음식뿐만 아니라 가게 점검, 종업원의 자세까지 하나의 식당이 온전히 운영되는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살피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완벽한 요리를 선보이는 식당에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느끼면 식당 주인의 여건을 고려해 변화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요리법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이 가장 많이 창업하고, 또 폐업한다는 요식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메뉴 가격, 원가 절감 등의 점검을 통한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기존 요리 예능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처럼 같은 요리, 음식을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이라고 할지라도 시청자들의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요리 예능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글 더스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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