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스님 3대의혹, "은처자·학력위조·사유재산 은닉"(PD수첩)
기사입력 : 2018.05.02 오전 11:12
설정스님 3대의혹 / 사진: MBC 'PD수첩' 방송 캡처

설정스님 3대의혹 / 사진: MBC 'PD수첩' 방송 캡처


설정스님 3대의혹 제기됐다.


지난 1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조계종의 큰스님인 설정 총무원장의 3대 의혹에 대해 다루었다. 그에게 은처자가 있으며, 학력을 위조한 것은 물론, 사유재산을 은닉했다는 3가지 의혹이다.


이날 방송은 설정스님과 한 여승 사이에서 A씨가 출생됐다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지난 1999년, 설정스님이 총무원장 선거 과정을 치르는 과정에서 한 불교관련 언론사는 설정스님에게 숨겨둔 딸이 있다는 은처자 의혹을 보도했다.


'PD수첩' 측은 사실확인을 위해 A씨의 법정대리인이자 생모 김소정의 주소지를 찾아갔다. A씨 출생 당시 김소정은 수행 중인 여승으로, 출산을 전후해 주소를 두었던 절의 주지가 설정스님이었다. 특히 해당 사찰은 남자스님들만 머무는 절이었음에도 여자스님인 김소정이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태어난 이후 설정스님의 큰형의 자녀로 호적에 올랐고, 이후 친척 집을 전전하던 중 1999년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년 뒤 김소정이 진정서를 취하했다.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중 다른 사람의 유도로 설정스님을 곤란하게 만들어 참회한다는 내용이었다.


은처자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논란으로 남겨둔 상황 속, 설정스님은 총무원장 자리에 올랐고 현재 A씨는 캐나다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PD수첩' 측은 설정스님이 A씨에게 돈을 송금한 통장계좌 내역 등을 공개하며 은처자 의혹에 확신을 더했다.


설정스님은 이와 관련 "수덕사 주지를 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입앙했고, 그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왔던 것도 사실이다. 제가 입양한 이들이 8~9명 된다"며 "많은 사람을 입양하는 과정에서 한 아이를 이상한 시작으로 봤다. 제기된 의혹 해소를 위해 유전자 검사를 행하겠다"고 말했다.


학력위조 논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설정스님은 서울대 원예학과에 진학, 졸업했다고 자신을 소개해 왔지만 서울대학교 측이 '서울대에 입학 및 졸업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자 그 뒤로 자신이 서울대를 다닌 적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소문에 대해서는 와전이라고 주장했고, 자신이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PD수첩'에 따르면 설정스님은 스스로 자필 이력서에 '서울대 수료'라고 쓴 것은 물론, 자신의 대담집에도 10여 쪽에 걸쳐 서울대 입학과 대학 생활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고, 서울대에서 촬영한 사진 등을 제시했다. 'PD수첩' 측은 많은 불교 신도들이 설정스님이 서울대를 나온 스님이라는 사실을 믿고 따랐음에도 여전히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거액의 사유재산 의혹까지 제기됐다. 설정스님의 형인 대목장 전 씨는 수덕사 인근 2만 평 토지에 13개 동 규모의 한국고건축박물관을 세웠다. 이후 자금난으로 강제경매에 넘어가자 이를 되찾아 와서 가등기한 사람이 설정스님이었다. 이 과정에서 경매자금 50억의 출처와 차액 15억이 어디로 간 것인지 의문을 품었다.


설정스님 측은 "형의 소유인 한국고건축박물관이 부채로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해 가등기만 한 것이다. 조만간 수덕사로 소유권이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PD수첩' 측은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설정스님은 직접 자신이 이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조계종 총무원장 자리에 오르자 해명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편 방송에 앞서 조계종 측은 'PD수첩' 방송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 정상적으로 방송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방송을 금지시켜야 할 정도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언론은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 방송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 엄격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된 MBC 'PD수첩'은 전국 기준 5.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글 더스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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